말도 많고 적지 않은 논란이 됐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내일부터 적용된다. 실생활과 밀접해서 인지 어딜 가든 김영란법이 회자되고 있다. 올 들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기대와 우려만큼 분명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도 광범위하지만 경제·사회적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당초 입법 취지에 맞게 부정청탁이나 부패가 대폭 줄어 선진사회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는 여론도 여전히 높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경제에 설상가상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다. 김영란법 제정의 취지는 부패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인데, 본래의 취지보다는 경제를 걱정하는 것은 그만큼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착화된 경기불황에 갈수록 확대되는 빈부차 등 경제상황에서 김영란법은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것이 뻔하다.

당장 적용 대상자만도 공직자를 중심으로 400만명으로 추산된다. 헌법기관(입법·사법·행정 등),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공직유관 단체 및 공공기관, 각 급 학교 및 사립학교법인, 언론사 종사자들이다.

상대적으로 소비여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일단 이들이 몸조심에 들어갔다. 걸리면 처벌도 무거운데다 검찰과 경찰에서도 시행초기에는 대대적으로 단속할 것이라는 설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야별 시행령이 구체화되지 않는데다 해석도 제각각이어서 아예 조심하는 게 상책이라는 선입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정 움직임도 큰 동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행을 해보다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면 또 다른 대안이 나오겠지만 일단은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제한 등 이른바 ‘3·5·10’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이제는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영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사실 ‘3·5·10’ 규정이 시대성을 제대로 반영됐지는지 등 문제가 없지 않지만, 입법의 취지는 전혀 일리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공직사회에는 이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돼 시행되는 곳도 있다. 즉 김영란법은 식사 접대가 3만원까지 허용되지만 아예 직무관련자와는 단 수천원짜리 식사도 못하게 규정한 곳도 많다.

역설적으로 정착하는데 일정한 불편과 고통도 따르겠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는 의미다.

또 김영란법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한국 사회는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건전한 상거래에서 벗어나는 허례와 분수에 어긋나는 상부상조의 문화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래서 반기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인식과는 너무 차이가 큰 부패가 만연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고급승용차나 거액의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거나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보고 분개한 여론이 많았던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김영란법을 제대로 운영해 만연한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자 지향점이다. 사실 우리사회는 곳곳에서 부정부패가 심각하다.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게 부패만연 국가로 인식돼 있다. 2015년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7위다. 따라서 법의 강제를 통해서라도 부패한 사회를 척결하는 것은 국민들의 바람이다.

고통 없는 발전은 없다. 김영란법은 미래의 희망을 위한 고육책이다. 부정부패의 악습을 근절하고 보다 투명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어 미래세대에게 새로운 선진사회의 모습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김영란법이 제대로 안착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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