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문화산업이 떠오르는 시장으로 각공받고 있는 가운데 광주에서 제작한 ‘브레드 이발소’, ‘여끄니’ 등 디지털 콘텐츠 들이 좋은 성과를 나타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은 광주콘텐츠코리아랩 G.WORKSHOP 3회차 지역연계워크숍 교육 현장 모습.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 광주에서 만든 디지털 콘텐츠들이 선전하고 있다. ‘브레드 이발소’, ‘두다다쿵’, ‘마법소녀 디디’, ‘또봇V’, ‘여끄니’ 등 지역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드라마, 웹툰 작품들이 지상파TV와 넷플릭스에 진입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문화콘텐츠 소비가 증가하고,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OTT의 영향력 확장으로 넷플릭스로 대표되던 OTT 시장에는 네이버, 쿠팡 등 플랫폼 기업들도 합류하고 있으며 웹 기반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웹 콘텐츠는 인터넷을 통해 공간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일컫는다. 장르·시간·스토리텔링 등에서 기존 방송과 다른 문법을 적용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영화 ‘신과 함께’의 경우도 웹툰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웹 콘텐츠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초로 한 기획력과 실험적 발상이 요구되기 때문에 젊은 창작자와 소규모 독립 제작사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기존 방송시장의 높은 장벽을 뚫기 어려웠던 로컬 콘텐츠 제작사가 전국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넷플릭스에서 방영 2주 만에 인기 TV쇼 부문 10위를 차지한 화제작 ‘브레드 이발소’는 광주 콘텐츠 기업 몬스터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KBS에 처음 선보여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를 달성했고 현재 KBS 1TV에서 시즌 2가 절찬 방영 중이다. 유튜브 구독자 수만 해도 71만여명에 달하며 틱톡 채널 팔로워도 130만명에 이른다.

지상파방송 진출에 멈추지 않고 글로벌 OTT까지 진출한 ‘브레드 이발소’는 지난 2015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문화콘텐츠 기획창작스튜디오 지원사업’에 선발된 후 2019년 ‘CG활용 프로젝트제작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이 이뤄졌다.

EBS에서 방영된 ‘두다다쿵(제작사 아이스크림스튜디오)’과 KBS에서 방영된 ‘마법소녀 디디(제작사 네온크리에이션)’도 광주를 기반으로 성장 중인 애니메이션 업체에서 만들었다.

또한 KBS와 EBS 등 지상파방송에서 방영됐거나 현재도 시즌제로 방송 중인 ‘강철 소방대 파이어로보’, ‘쥬라기 캅스’ ‘또봇’ 등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제작지원사업을 통해 설립된 스튜디오 버튼의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이곳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출동! 유후 구조대’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작품 제작에 참여해 탄생한 작품으로 지난해부터 세계 120개국에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 콘텐츠가 글로벌 OTT서비스와 국내 지상파방송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품격 있는 문화 일류도시 광주’ 비전을 선포한 광주시 산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광주콘텐츠코리아랩(이하 광주CKL)의 역할이 컸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2002년 설립 이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대표 먹거리 산업인 문화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광주영상문화관 개관, 광주CGI센터, 광주음악창작소, 광주글러벌게임센터, AR/VR제작지원센터, E-스포츠상설경기장 유치에 이르기까지 문화콘텐츠산업의 기반시설 운영과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문화콘텐츠 산업의 꽃인 로컬 창작자들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담당하는 광주CKL은 예비창업자, 새싹기업이 문화콘텐츠산업 생태계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다양한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인력양성과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콘텐츠 창작자들의 놀이터를 모토로 문을 연 광주CKL은 ‘지랩 스킬-업(G.Lab Skill-up)’ 교육과정, 영상 콘텐츠·웹툰·5G·증강현실/가상현실 교육 과정을 운영해 기술기반 창작 활동을 지원해왔다.

또한 ‘지 크리에이터(G.Creator)’와 ‘지 스타트업(G.Startup) 사업화 제작 지원’은 콘텐츠 기업의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5년 동안 광주콘텐츠산업 생태계 기반을 다져온 광주CKL은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지난해에는 광주콘텐츠산업생태계 구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거점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광주CKL의 지원 프로그램은 지역 창작자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콘텐츠로 발돋움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TV와 유튜브를 통해 선보여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었던 웹드라마 ‘스탠바이 큐레이터’는 ‘지 크리에이터’와 ‘지 스타트업’ 지원을 받은 광주 영상스타트업 바닐라씨에서 제작했다.

지방대 출신 독립 큐레이터 성장기를 다뤄 호평을 받은 ‘스탠바이 큐레이터’는 독일의 국제 웹페스트 ‘다이시리알(Die Seriale 2020)’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방송채널에 편성되는 쾌거를 이뤘다. 최근에는 5권의 독립 출판 에세이를 ‘여끄니’라는 웹드라마로 탄생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튜브 ‘손예빈작가 이야기’ 채널에서 볼 수 있는 웹툰 영상 ‘호랑가시나무 언덕’도 2019년 광주CKL 지크리에이터 공모전에 당선되어 영상으로 제작된 콘텐츠이다.

20대 청년 감독인 임수정 대표가 설립한 바닐라씨는 그동안 7편의 웹드라마를 제작했는데 그 중 4편이 광주CKL의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임 감독은 “배급사, 제작사 등 콘텐츠 분야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아 제작 과정에서 실질적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광주CKL에서 크리에이터 간의 협업, 콘텐츠 마케팅, 경영 부문도 지원해 준다면 크리에이터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용석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위드 코로나 시대 비대면 문화의 중심에서 각광받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아이디어와 콘텐츠만 있으면 얼마든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과 지역의 격차가 없다”며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 누구나 지역에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을 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광주콘텐츠코리아랩 외관 전경(왼쪽)과 광주콘텐츠코리아랩 2020 MCN 지원사업 참여로 제작 지원받은 주식회사 바닐라씨 웹드라마 ‘여끄니’ 포스터.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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