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애리 기자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발생 10일째, 실종자 수색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층부 내부를 뒤덮고 있는 잔해물과 추가 붕괴 위험에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께 타설 작업 중이던 39층 바로 아래 38층부터 23층까지 16개 층이 무너지며 발생했다.

쏟아진 잔해가 지상과 지하층 일부까지 떨어져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초기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붕괴한 건물 한쪽에 세워진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도 위태롭게 건물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추가 사고 발생 요인으로 손꼽혔다. 이를 해체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지난 14일부터 착수돼 마무리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당초 목표에 맞게 21일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완료되면 당국은 주말께에 내부 수색을 위한 안정화 작업에 착수한다.

그러나 이날 피해자 가족 협의회에 따르면 건물 상층부 내부 상태는 콘크리트를 비롯한 각종 자재가 뒤엉켜 쉽게 진입할 수 없을 정도로 혼잡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수색 작업과 이를 걷어내는 작업이 병행돼야 하는 탓에 좀처럼 진척 사항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수색 작업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은 오전 11시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의 문제점과 건설노동자의 현실을 지적하며 “책임 떠넘기기로 솜방망이 처벌에 머물러 건설현장에 사고 방지 대책이랄게 없다”며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가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불법다단계하도급, 속도전에 의한 공기단축, 최저가낙찰제(안전관련 예산 축소, 적은 인원 투입 등), 부실하고 이론적인 안전교육, 노동안전문제에 노동자 참여 없음 등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이들은 “건설노동자들이 여전히 공기단축 속도전 압박과 CCTV를 통한 감시·통제 등 문제점에 노출돼 있음에도, 건설사들은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1호가 되지 않기 위해서 16.9% 달하는 현장들이 가동을 멈추는 식의 꼼수만 부리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매일 하루 2명씩 건설노동자들이 죽어 나가고 있지만, 수많은 건설사가 꼬리 자르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광주 학동 재개발현장 붕괴 참사에 이어 이천 물류창고 화재 역시 대법원에서 원청 건설사 책임은 묻지 않았다”며 “건설현장의 산재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설공사의 발주,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이 우선되도록 건설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발주자, 시공자, 감리자 모두 의무를 부과하고 책임을 규정한 건설안전특별법이 시급히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색에는 구조 인력 190명, 인명구조견 5마리, 내시경 카메라와 매몰자 영상 탐지기, 드론, 집게차, 굴삭기 등 장비 50대가 현장에 투입됐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안재영 기자·강승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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