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3(금)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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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문가는 케이 팝(K-Pop)을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의 대중음악’ 또는 ‘댄스음악’이라 정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케이 팝(K-Pop)의 원년은 2005년, ‘보아’, ‘동방신기’ 등이 일본의 오리콘 차트의 상위에 오른 시기다. ‘카라’, ‘소녀시대’ 등이 뒤를 이어 일본 시장을 선점했다. 2011년에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합동으로 공연했는데, 매회 입장권이 매진되기도 했다.”
TV 방송으로 본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는 나도 실감한다. 이들이 노래를 부르면 광장을 꽉 채운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창한다. 그러는 동안 한국어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것이다. 그 결과 7,500만 명에 이르렀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젊은 음악인들 특히 케이 팝(K-Pop) 가수들이 자랑스럽다. 광화문 광장에 계신 세종대왕께서도 파안대소(破顔大笑)하실 것만 같다.
그런데 이를 두고 가짜 뉴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를 계기로 10년이 넘도록 수필가로 작품활동을 이어온 나를 되돌아본다. 내가 만들어낸 문장이 ‘문법에 완벽했을까?’ ‘수사법에 맞게 표현되었을까?’ 반성해본다. 솔직히 부끄럽다. 문장 하나만 예로 든다.
‘밀물처럼 몰려오는 세월에 떠밀려 우리들의 만남에 장소도 이렇게 바꾸어져있다.’
(밀물처럼 몰려오는 세월)
이 대목은 (세월)과 (밀물) 두 사물을 (처럼)이라는 연결어로 결합하여 비유한 문구이다. (몰려오는)은 두 사물의 성질이나 모양이 비슷하다는 직유법의 표현이다.
그런데 (몰려오는)은 (밀물)과 어울리지 않는다. (밀려오는)이 어울린다. 왜 그러는지 낱말의 뜻과 용례를 찾아본다.
(몰려오는) 여럿이 뭉쳐 한쪽으로 밀려오다. 정치인의 연설을 듣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온다. 모이를 던져주면 비둘기 떼가 몰려온다.
(밀려오는) ① 미는 힘에 밀려서 오다. 조수(潮水)가 밀려온다. ② 어떤 현상이나 유행 따위가 거세게 일어나거나 들어오다. 피로가 밀려온다. 서양 문물이 밀려온다.
따라서 (밀물처럼 몰려오는)은 잘못된 문구이다.
더구나 (세월)은 (몰려오는) 것도, (밀려오는) 것도 아니다. 그냥 (흐른다)고 말한다.
또 (세월)은 (밀물)과 다른 점이 있다. 흐르는 (세월)은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밀려오는 (밀물)은 방파제를 쌓아 막을 수 있다. (세월)은 (밀물)처럼 밀려왔다 되돌아가지 않고, 밀려오고 멈추고 그러지도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세월)과 (밀물)은 그 성질이나 모양이 서로 비슷하다고 말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밀물처럼 몰려오는 세월)은 직유법의 표현으로 적절하지 않다. 지극히 잘못된 표현이다.
(세월에 떠밀려 우리들의 만남에 장소도 이렇게 바꾸어져있다.)
이 대목은 인과관계(因果關係)를 나타낸 문구이다. (세월에 떠밀려)는 원인이고, (우리들의 만남의 장소도 이렇게 바꾸어져 있다)는 결과이다. 이런 논리는 순 억지다.
이 외에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 어긋난 것도 있지만, 그냥 넘어간다.
케이 팝(K-Pop) 가수들은 은연중 세계인을 상대로 한국어를 전파하고 있다. 그런데 문학인이라 자부하는 우리는 오류투성이의 문장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해왔다. 그 점이 심히도 부끄럽다.
나는 앞으로도 수필 문장을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오류가 있는 문장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한국어가 UN의 제7 공식 언어로 채택되는 그 날을 고대하며, 이제 후로는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살펴서 ‘문법에 완벽한 문장’을 만들리라. 품위 있는 언어문화의 창달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리라. 이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고병균 약력>
▲ 월간 ‘한비문학’ 수필 등단, ‘동산문학’ 시 등단
▲ 가오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이청준 소설 현장 기행문 공모 우수상
▲ 광주문인협회 이사, 동산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 일곡도서관 수필쓰기 교실 강사
▲ 수필집 :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외 3권
▶박덕은 평설
고병균 작가의 수필 ‘UN의 공식 언어가 된 한국어’에서의 서술자는 한국어가 유엔 공식 언어로 채택된 것에 행복해 한다. 그 소식은 그야말로 밋밋한 우리의 일상을 놀라게 할 번개 같은 번쩍임이다. 서술자는 그 공을 케이 팝(K-Pop) 가수들에게 돌리고 있다. 그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서술자는 자신의 10여 년 수필가로서의 작품 활동을 되돌아보고 있다. 수필이 바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까닭은 사색의 깊이가 있어서다. 서술자처럼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심도 깊게 들여다보면서 사색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글이 수필이다. 그런 수필을 여기서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서술자는 자신이 써온 수필 문장이 문법이나 수사법에 맞게 표현되었을까에 의문을 던진다. 그러지 못한 사례를 들어, 깊이 반성하고 있다. 케이 팝 가수들은 세계인을 상대로 한국어를 전파하고 있는데, 문학인들이 오류투성이의 문장을 사용해서야 되겠는가. 서술자의 목소리가 천둥 같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우리는 고상하고 품위 있는 언어 문화의 창달을 추구해야겠다. 이를 읽는 독자들이 마음이 뜨끔해져, 서술자의 제안을 무조건 받아들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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