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밤하늘은
먹구름 속에서
가끔 별빛 흐르고
눈부신 성광(星光) 사이로
이지러진 조각달이 흐르고
수심 가득한 어머님 환영도 따라 흐른다.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이별 앞에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눈물겨운 내 사랑이여

잊고 살고자 하여도
평생을 잊지 못해
내가 흘린 사모(思慕)의 눈물은
오늘 밤도
서럽게 흘러 흘러
먹구름 속에 비가 되어 내린다.

<박길무 약력>
▲ 한국문인협회 회원, 광주문인협회 부회장(現)
▲ 월간문학 신인상, 한국 시 문학상, 21세기 문학상 수상
▲ 고산 문학상, 소파 문학상 수상
▲ 저서 : ‘하늘의 별을 따다’

평설=박덕은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전남대 교수 역임 ▲중앙일보 신춘문예당선

-평설-
박길무 님의 시 ‘어머니의 환영幻影’에서의 시적 화자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회상에 잠겨 든다. 어머니라는 세 글자만큼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게 또 어디 있을까. 아득한 삶의 뒤안길에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되뇌임은 늘 가슴이 아프다. 그 그리움의 되뇌임 속으로 초겨울 밤하늘의 먹구름, 별빛, 성광, 그리고 조각달이 흐르고 있다. 거기 수심 가득한 어머니 환영도 흐른다. 어머니와의 이별이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눈물겹다. 평생 잊지 못해 사모의 눈물 흘리게 한다. 그것도 서럽게 먹구름 속에 비가 되어 내린다. 어머니에 대한 지독한 그리움, 보고 싶은 지극한 마음이 절절하게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시의 특질 중 하나가 독자의 공감대를 얻어, 미적 가치의 그릇에서 만나, 함께 보드랍고 상큼하고 행복한 감성을 만나, 여생을 다듬어 나가길 바라는 것이다. 그 감성을 이 시에서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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