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흥미로운 미술 세계가 펼쳐진다.

미술사를 전공하고, IT와 미디어 등에서 활동해온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친절하고 다정하게 미술사를 소개하는 저자 박상현이 31가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아낸 ‘도시는 다정한 미술관’(세종서적刊)을 펴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됐다. 작품이나 문화적 요소의 기원부터 21세기 신에 대한 생각, 예술과 정치의 관계, 시각문화의 탄생에 영향을 준 도시 풍경, 작가들의 내면 문제, 관객의 인식 문제와 가능성까지. 어렵지 않은 설명을 통해 독자들을 일상 속 예술 세계로 이끌어준다.

우리가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를 보듯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남다른 눈과 손재주를 가진 아티스트의 솜씨에서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좋은 작품들을 많이 접하면서 나의 눈과 생각을 훈련하는 것이, 그렇게 해서 일상에 숨어있는 작은 것들에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게 바로 쏠쏠한 소득이다. 도시가 나의 미술관이 되는 순간이다.

이 책은 그림에 관심은 많았지만 접근하기가 어려웠던 이들의 다양한 호기심을 채워준다. 또한 사진이나 그림에서 보여주지는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그 당시 사회 상황과 시대 배경, 작가의 가치관까지 읽을 수 있도록 관점을 제시해준다. 궁극적인 목적은 작가도 비평가도 아닌 ‘나의 시선’으로 아트를 만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조각상이 실은 채색됐다는 사실, 바람이 불면 사라져버리는 나뭇잎으로 만든 앤디 골드워시의 현대미술 등의 이야깃거리를 다채롭게 담아내고 있다. 뉴욕과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이 다른 까닭은 공중권 때문이었고, 그걸 읽다 보면 여러 부가물들을 붙여놓은 한국 골목길의 다세대주택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밖에도 무표정한 마네의 그림이 최초의 스냅샷 사진인 이유, 피카소가 자신을 감정노동자로 그려낸 까닭, 시대를 초월해 광장의 동상을 끌어내리는 사람들, 한국 그림에는 없는 ‘하늘색’ 등 교과서 같은 지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저자는 “일상 속에서 솟아나는 호기심을 무시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면서 더 많은 지식을 찾아가는 연습을 하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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