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끝에
대롱대롱

물고기 자리
깨어 있으라

간절한 마음
인사를 한다

지난 시간이
간 자리

오늘을
산다

-평 설-
김민경 님의 시 ‘참선’에서의 시적 화자는 참선의 세계를 그려놓고 있다. 시적 화자는 수행자가 되어 참선을 하고 있다. 밤낮없이 처마 끝에서 ‘물고기 자리/ 깨어 있’다. 그만큼 수행의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 참선을 향한 간절함이 느껴진다. 깨어 있기 위해 얼마나 많이 등짝 후려치는 죽비 소리를 들었을까. 그렇게 날마다 힘든 수행을 했을 것이다. 그 수행길을 오늘도 가고 있는 시적 화자. 그러면서 ‘오늘을/ 산다’라는 깨달음에 다다른다. 문득 귀 기울이니 뎅그랑 뎅뎅, 스님의 말씀 같은 풍경 소리가 허공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 소리는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까지 파문을 그리며 번질 것 같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어제나 과거는 다시 만날 수 없다. 미래도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존재다. 지난 시간은 간 자리이며, 만날 수 없는 자리이다. 미래는 추상적 존재에 불과하다. 자고 나면 미래가 아니라,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오늘만을 살 수밖에 없다. 오늘이 우리의 전부이니까. 우리 인생은 바로 오늘의 모음집이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깨어 있어야 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오늘에게 안부를 전하고, 오늘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우리 인생을 값지고 또 멋스럽게 가꾸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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