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Playground’ 앞에 선 정승원 작가 /최명진 기자

저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들이지만, 각자의 경험에 따라 소소한 행복과 즐거운 기억들을 떠올리셨으면 좋겠어요. 제 작품이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선물이 됐으면 합니다.

일상 속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그림으로 담아낸다면 어떨까. 소소하지만 어디서나 존재하는 소중한 일상의 순간들을 표현해낸 작품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정승원 작가의 초대전 ‘우리들의 놀이터 OUR PLAYGROUND’가 다음달 8일까지 광주롯데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광주 출신으로 독일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실크스크린 위주 판화 작업을 하고 있는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 작품들과 더불어 신작 및 모빌, 카페트 등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편안함과 휴식, 혹은 재미를 줬던 일상의 놀이터에 대한 행복한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네 살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자연스레 작품 속에 아이들의 모습들을 담았고, 놀이터에서 노는 풍경을 주제로 한 그림들을 하나 둘 그려냈다.

“평범한 생활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이 더욱 간절해졌잖아요.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는 시점에서 다시 놀이터에 사람이 모이는 풍경을 담아냈습니다.”

대표작인 ‘Playground’에는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등장한다. 주변 놀이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끄럼틀부터 시소, 그네, 아이가 가장 좋아한다는 모래사장까지. 놀이터에서 아이와 함께 놀며 경험한 순간과 기억하고 싶은 장면들이 그림 안에 담겨있다.

전시장 한 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호랑이 전래동화 작품 역시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그림 중 하나다. 호랑이해를 맞아 올해 초 선보인 신작으로 작품 테두리를 이루고 있는 줄줄이 꿴 호랑이 이야기부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호랑이 뱃속 잔치, 호랑이 꼬리 낚시 등 다양한 이야기들로 구성됐다.

이밖에도 작가가 유학생활을 한 독일 브레맨에서의 프라이막 축제, 아내와 함께 했던 바르셀로나 여행, 프랑스의 빨래방 일상 등 작가 특유의 밝은 색채로 표현한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쇼윈도에서는 불을 끄면 형광색 해파리를 볼 수 있는 아쿠아리움 그림, 다양한 물고기들이 줄을 잇고 있는 모빌 작품, 카페트로 만들어진 ‘놀이터’ 등을 함께 선보인다.

내년에도 ‘놀이터’를 주제로 전시를 확장할 생각이라는 작가는 모빌과 같은 설치 작품이나 영상 작업 등을 이용해 아이들이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안동에서 5년째 진행하고 있는 하회탈 판화전 참여, 전통한지를 활용한 판화 작업 등 우리 전통 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판화 작업을 약 7년 정도 하고 있는데, 아직도 공부할 게 참 많은 것 같아요.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라 온도나 습도 등에 제약을 받기도 하고, 섬세한 작업이에요.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주제나 표현 방식에 있어 다양한 시도를 통해 관객들에게 다가가려 합니다. 예술은 늘 우리 삶 가까이에 있잖아요. 제 작품을 통해 지친 마음을 위로 받고 잊고 있었던 우리의 소중한 기억들을 되찾을 수 있길 바라요.”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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