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3일 오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라이얀의 기적’을 이룬 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원정 대회 8강’이라는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3일 열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후반 46분 터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극적인 결승 골로 2대1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같은 시간 가나와의 경기에서 2대0 승리를 거둔 우루과이(1승 1무 1패)와 골 득실 차까지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기적을 쓴 태극전사들의 16강 상대는 FIFA 랭킹 1위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이다.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으며 네이마르를 비롯해 치아구 시우바, 카제미루, 히샤를리송, 알리송 등 주요 선수들은 빼고 치른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0대1로 패했지만, 1.5군의 경기력도 대단했다.

역대 A매치 맞대결 1승 6패, 최근 3차례 대결에서 모두 2점 이상의 패배를 당하며 객관적 전력에서는 열세지만 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원팀의 투혼으로 기적을 만들었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라는 만만찮은 상대들과 한조에 속했지만, 4년여 다져온 빌드업 축구로 무장한 한국은 조별리그 매 경기 감동을 선사했다.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가나전에서는 0대2로 뒤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2대2를 만드는 투혼을 선보였다. 포르투갈을 상대로도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김영권(울산)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천금의 역전골로 거함 포르투갈을 격침시켰다.

변수도 있다. 포르투갈을 꺾고 이변을 연출하며 자신감으로 중무장한 한국과 달리 조별리그에서만 5명이 다쳤고, 이 중 알렉스 텔리스(세비야)와 가브리에우 제주스(아스널)는 아예 이번 대회에 더 나설 수 없게 된 브라질의 전력 감소는 예측불허 승부를 기대하게 한다.

특히 16강전은 단판승부인 만큼 종종 사소한 차이로도 예기치 못한 결과를 연출하기도 한다.

12년 만의 16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한국축구는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한다.

공격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설 전망이다.

마스크 투혼으로 포르투갈전에서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우며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아쉬움의 눈물 대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 대회에서 1골, 러시아 대회에서 2골을 넣은 손흥민이 이번에 브라질을 상대로 득점한다면 안정환, 박지성(이상 3골)을 넘어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자로 우뚝 서게 된다.

햄스트링 상태가 완전치 않은 황희찬이 이번에도 후반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가운데, 손흥민과 이재성(마인츠)이 좌우 공격수로 나서고 조규성(전북)이 원톱으로 선발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브라질전에서 골 맛을 본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조규성 대신 선발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황의조는 지난 10년간 브라질을 상대로 골을 넣어 본 유일한 한국 선수다.

이강인(마요르카)이 포르투갈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격해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함께 공격 2선 중앙에 설 전망이다.

김민재가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다면 포르투갈전에서처럼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김영권과 중앙수비를 맡을 수도 있다.

다시 벤치로 돌아 온 벤투 감독의 전술과 원팀으로 하나된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빛을 발한다면 사상 첫 원정 대회 8강은 결코 꿈만은 아니다.

한국축구의 원대한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박희중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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