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세지재(蓋世之才), 세상을 마음대로 다스릴만한 뛰어난 재기를 지닌 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세지재급 국악 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송년음악회가 오는 15일 오후 7시30분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펼쳐진다.

‘개세지재’(蓋世之才)를 주제로 하는 이번 공연 첫 순서는 부산 무형문화재 제8호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 무대다.

계면조를 줄이고 우조와 강산제를 많이 사용하며 경쾌한 느낌을 주는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는 어려운 기교가 집약된 기교의 총수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도립국악원 정윤해 명인의 협주로 진행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남도민요 ‘육자배기’다.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민요로 전문 소리꾼들이 부르는 남도잡가의 일종이다.

본디 콩밭을 매는 아낙네, 김매는 농부들, 나무꾼들이 부르던 소박한 소리였으나 전문 소리꾼들에 의해 가락과 가사에 세련미와 절제미가 가미된 남도잡가로 발전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국악관현악과 어우러지는 육자배기를 들어본다.

다음 무대는 퉁소연주가 최민과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원들의 퉁소 합주 ‘함경도 애원성, 북청사자놀음’이다. 함경도 지역 민요 ‘애원성’과 북청사자놀음에서 불리어지는 퉁소가락을 모아 호소력 짙은 퉁소만의 꿋꿋하며 호방한 느낌으로 재구성한 곡이다.

뒤이어 유명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심청가’ 중 ‘황성 올라가는 대목’을 선보인다. 심봉사가 홀로 탄식하면서 황성 맹인잔치에 가는 에피소드를 아름다운 풍경과 해학적인 방아타령으로 표현한 곡이다.

다음으로 중국 악기와 국악관현악이 협연할 수 있도록 만든 최초의 곡 얼후 협주곡 ‘향’이 펼쳐진다. 한민족의 향기가 얼후의 가락을 타고 중국 대륙으로 퍼져나가기를 염원하며 만든 곡으로 얼후연주가 용인대 박두리나 교수가 협연한다.

끝으로 ‘신모듬 3악장·놀이’가 대미를 장식한다. ‘신명을 모은다는 뜻’의 이 작품은 원초적인 생명력과 움직임을 표출하는 사물놀이의 다채로운 장단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 무대를 함께 장식하는 광개토 제주예술단(단장 권중성)은 BTS와 멜론뮤직어워드 협연 등을 추진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여 왔다.

한상일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는 “전통 국악이 전하는 따스한 음악의 온기가 공연장을 찾은 관객 모두의 마음 속에 오롯이 전해지길 희망한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걸어온 ‘개세지재’ 명인들과 함께 힘찬 새해의 도약을 다짐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티켓은 R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광주문화예술회관 또는 티켓링크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문의 062- 415-5403.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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