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훈 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환자가 고비 속에서 살아나 주는 것만으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시민들의 심폐소생술 교육 확대가 이뤄지길 소원합니다.”

선경훈 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최근 ‘2022 스마트 의료지도 시범사업’ 유공자 포상 수여식에서 심정지 환자 생존율 증대를 위한 스마트 의료지도 현장소생술 사업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립중앙의료원장상을 수상했다.

스마트 의료지도 시범사업은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경우, 119구급대원과 의료기관 의사가 스마트폰 화상통화를 활용해 이송과정에서 병원 응급실 수준의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광주시는 시소방본부의 자발적인 협조하에 사업을 시작했고, 심정지가 의심될 경우 구급대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조선대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연결, 전문심장소생술을 응급실과 유사하게 현장에서 시행해 오고 있다.

이와 같은 효과적인 전문심장소생술은 심장박동 소생뿐 아니라 의식 회복확률도 높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오전 4시께 119에서 심정지 추정환자가 발생했다는 연락, 영상통화를 통한 스마트 의료지도로 고비를 넘기고 회복한 사례가 있다.

이날 A(40대)씨는 화장실에서 쓰러져 의식 및 호흡이 없는 상태로 부인에 의해 신고됐다.

출동한 대원들은 선 교수와의 영상통화를 통해 전기 충격으로 기도 확보, 수차례 전기충격, 강심제, 항부정맥제 투여 등 적절한 치료에 나섰고 40분 이상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결과 A씨는 자발순환이 회복됐다.

환자는 조선대병원으로 이송돼 순환기내과에서 심혈관 촬영술을 받고 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받았다. A씨는 중환자실로 이동, 3일간의 목표체온치료 종료 후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선 교수는 당시 A씨의 아들에게 “아저씨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해볼게”라면서 머리를 쓰다듬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선 교수는 “심정지는 보통 고령의 환자들이 다수지만, 40-50대도 적지 않다”면서 “환자들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저를 만나고 의식이 회복한 후에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살아나 준 것만으로 인생에 가장 큰 희열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정지 환자들의 소생률을 증가시키기 위해 조선대학교 의료진 외에도 소방대원 등 모두가 힘쓰고 있는데 지역위원장으로서 대표 수상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광주시는 예전부터 스마트 의료지도 사업 참여 시·도에서 수차례 전국 소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년간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만나고 처치하는 광주 119 소방대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119소방대원들과 서로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손발이 잘 맞고 있다며 이 사업의 시행 목적은 심정지 환자의 소생 뿐 아니라 의식회복률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선 교수는 “구급대원들이 순간이동을 하지 않는 한 골든타임 안에 현장에 도착하기 힘들기 때문에 심정지 환자 및 신고자, 최초 목격자는 전화 안내를 받아 가슴 압박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면서 “내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일반 시민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배우고, 실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사이자 교육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서는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해 받아야 하는 치료를 받지 못해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는 환자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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