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했던 시절이 가부좌를 틀고
잘나가던 시절은 횡성을 타고
달아난 오른팔 자국은
중심에선 이탈하여
우주를 유영한 기억뿐

폭풍에 무너진 적막강산
나이테가 굳어져도 그치지 않고
세월이 촘촘해도 변화무쌍한
회한의 자서전을 펼친다

공백 없는 시간을 엮어봐도
과부하에 고통만 늘어나고
틈새가 촘촘해도
서걱거리는 소금 알갱이 같아

무선을 타고 물어온 안부
반복된 레코드판이 되니
이불속 도라지꽃과 지고(至高)만 알아준
언젠가 이루어질 삼투 작용을 기리며
농도 짙은 통증의 틈새를 좁히려 한다.

<정찬열 약력>
▲대한문학세계 시·수필 등단, 前 이사
▲국제PEN 회원, 광주문인협회 회원
▲대한민국 문학예술 위원회 대한민국 문화 예술 대상
▲서정주 시화문학상 수상, 한국문학 올해의 최우수상 수상
▲수필집 : ‘짓눌린 발자국’
▲시집 : ‘날개 꺾인 삶의 노래’ 외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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