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를 이용한 임신부가 최근 5년간 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남의 섬 지역에 거주하는 산모가 5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닥터헬기 이송 중 기내에서 출산한 산모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국회의원(목포)이 14일 보건복지부와 인천시·전남도·강원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닥터헬기를 이용한 임신부는 총 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집 근처에 산부인과가 없는 농어촌 및 섬 지역 거주자로 갑작스런 산통 등으로 응급 분만이 필요하거나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 복부 통증 등을 느껴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태였다. 산모 본인과 보호자가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위해 닥터헬기를 탄 사례도 있었다.

특히 2020년 3월에는 완도군 노화도에 거주하는 한 산모가 집에서 산통을 느끼고 닥터헬기로 긴급 이송되던 중 기내에서 자녀를 출산하기도 했다.

닥터헬기가 임신부를 태우고 이송한 거리는 평균 95㎞였다. 가장 긴 이송거리는 백령도에 위치한 인천의료원백령병원에서 인천 길병원까지 무려 306㎞를 이동한 경우다.

이들 임신부는 대부분 ‘분만취약지’에 거주하거나 이송 당시 취약지에 머물렀다. 완도·신안, 인천 옹진(백령도), 강원 평창 등은 복지부 지정 A등급 분만취약지로 분류된다.

A등급 분만취약지란 60분 분만의료 이용률이 30% 미만이면서, 60분 내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에 접근이 불가능한 인구 비율 30% 이상인 지역이다. 복지부는 이들 지역에 산부인과 장비비,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의 분만 인프라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원이 의원은 “정부는 2011년부터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을 하고 있으나 농어촌과 섬 자역 등 의료취약지 분만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며 “저출생 극복과 의료 격차 해결을 위해서는 특히 취약지의 의료 인력과 분만·신생아 진료 인프라를 대폭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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