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20-30대를 지칭하는 ‘MZ’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갖고 있다. MZ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는 시기가 되면서 사회 곳곳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MZ 세대의 새로운 결혼·출산·육아 트렌드가 우리 사회와 산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기획 시리즈로 살펴본다./편집자 주

인생의 필수 코스로 여겼던 결혼을 선택 사항으로 여기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10년 새 광주·전남의 혼인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5년간 문을 닫은 예식장도 늘면서 결혼 관련 시장도 축소되고 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8천213건이었던 광주지역 혼인 건수는 2023년 5천169건으로 37% 감소했다. 전남지역 혼인 건수도 2014년 9천357건에서 2023년 6천157건으로 34% 줄었다.

불과 10년 사이 광주·전남에서 결혼한 남녀가 각각 3천쌍 이상 줄어든 것이다.

최근 5년간 광주지역 혼인 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 6천297건, 2020년 5천560건, 2021년 4천901건, 2022년 4천902건으로 꾸준히 하락하다, 엔데믹의 영향을 받은 2023년 5천169건으로 소폭 상승했다.

전남지역도 2019년 7천413건, 2020년 6천365건, 2021년 6천201건, 2022년 6천181건, 2023년 6천157건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무엇보다 결혼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이 이전 세대와 크게 달라진 점이 혼인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2030세대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2008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20대의 비율은 2008년 71.9%에서 2022년 41.9%, 같은 기간 30대의 비율은 69.7%에서 48.7%로 각각 30%p, 21%p 하락했다.

결혼하지 않는 주 이유로는 모든 세대가 ‘결혼자금 부족’을 꼽았다. 20대에서 32.7%, 30대에서 33.7% 비율로 응답해 특히 청년층이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년 인구 5명 중 4명 가량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2020년 기준 만 19-34세 청년의 81.5%(남자 86.1%, 여자 76.8%)가 미혼이었다.

결혼 연령에 이르렀지만 ‘비혼’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폐업 수순을 밟는 예식장도 늘었다.

2020년 25곳이었던 광주지역 예식장은 2021년 22곳, 2022년 21곳, 2023년 18곳으로 줄었다. 전남지역 예식장도 2020년 44곳, 2021년 41곳, 2022·2023년 35곳으로 결혼 수요 감소로 인한 직격탄을 맞았다.

광주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장사가 잘 되는 예식장이든, 안 되는 예식장이든 확실히 예전보다 결혼식이 줄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결혼하는 사람들이 적어지면서 예식장 폐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예식장 관계자도 “폐업은 하지 않았지만 이용객이 없어 운영 상 어려움을 겪는 예식장들도 있다”며 “그나마 결혼을 결심한 젊은 부부 중에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예식장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소수의 대형 예식장을 제외하고는 경영 상 어려움을 겪다 결국 폐업하는 곳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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