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국립의대·대학병원 설립 방식이 ‘1의과대학-2대학병원’ 신설 뿐만 아니라, ‘공동의대’ 설립까지 투트랙 추진 방향으로 결정됐다.

설립방식선정위원회가 제시한 기본안 중 하나인 ‘1대학-2병원’ 방식과 함께, 지역사회의 의견을 반영,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의대 추진 방안까지 포함되면서 동·서부 지역 간 갈등 해소의 단초가 마련될 지 향후 양 대학의 후속 논의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 국립의대·대학병원 신설 정부 추천’ 용역 주관사인 에이티커니코리아(A.T커니코리아)·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이하 용역사)은 12일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종 설립 방식을 발표했다. 지난 7월 용역에 착수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용역사는 6차례 도민공청회와 여론조사(8월30일-9월3일 도민 2천2명 대상), 목포대·순천대 설명회 결과를 토대로 2개 기본안(의대 1곳 선정 후 동·서부 2개 대학병원 신설, 의과대학·대학병원 동일 지역 설립) 중 ‘1의대-2병원’을 설립 방식으로 결정했다.

의과대학 선정 후 동·서부 지역에 2개의 대학병원을 신설, 동시 설립하는 방식이다.

의대 입학 정원은 200명 이내로 대학병원은 2개소 합산 1천-1천200병상 규모다. 대학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설립하되 병원별 구체적 규모는 대학에서 자율로 정하도록 했다.

2개 대학병원은 지역별 특성에 맞춰 특화 진료 영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립된다.

소요 예산은 1천병상 기준 7천억원(1병상 당 7억원) 이상이다. 통상 국비 지원은 20-25% 수준으로 나머지는 대학이 부담하게 된다.

전남도가 대학의 재정 부담을 감안, 병원 설립 비용의 30% 수준의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는 게 용역사의 설명이다. 전남도는 정부, 도의회, 대학 등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추가 지원도 고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의대 미추천 대학의 경우 의대에 버금가는 수준의 ‘첨단의과학연구센터’ 설립을 지원키로 했다. 의대·대학병원과 협조해 첨단의과학 연구·교육·실습(AI 기반 의학, 디지털트윈 등), 의료 바이오 연구 기능을 수행한다.

미추천 지역 발전 계획은 향후 대학이 선정된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용역사는 대학 통합을 전제로 ‘공동의대’도 추진을 검토키로 했다.

용역사는 “도민공청회, 전문가 심층면접 등 의견 수렴 과정과 지역 정치권에서 공동의대 방식을 제안했다”며 “정부에서도 1도(道) 1국립대를 지향하고 있어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의대 추진에 대한 양 대학의 의사를 빠른 시간 내 공식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용역사는 양 대학에서 확약서 등을 통해 ‘대학 통합 전제 공동의대 추진’에 합의하면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쳐 설립방식선정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에이티커니코리아 오병길 파트너는 “설립방식선정위원회에서 용역 종료 시까지 설립 방식과 미추천 대학·지역에 대한 지원 대책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도민과 대학, 전문가 등 지역 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논의해 도민 모두가 바라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용역사가 공개한 설립방식 적합도 도민 여론조사 결과, 54.6%가 ‘1의대-2대학병원’이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동일 지역 의대·대학병원 설립’의 경우 45.4%가 선택했다.

이와 관련,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용역사 간담회와 별개로 기자들과 만나 공동의대 추진에 방점을 찍었다.

김 지사는 “공동의대는 동·서부 지역 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양 대학이 확약서를 제출하면 용역기관 추천안과 공동의대 안을 투트랙으로 검토, 용역기관 추천안은 폐기하고 공동의대 설립안을 정부에 추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지사는 “그동안 정치권과 대학, 지역사회에서 공동의대 요구가 적지 않았던 만큼 양 대학이 심도있는 논의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공동의대 방식에 대한 양 대학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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