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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발틱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160㎞ 떨어진 아름답고 조그마한 해안도시 포스마크. ‘힘의 땅’이란 뜻을 지닌 이곳은 지난 300년간 철광석 생산지로 유명세를 떨쳤다.
대장장이들이 살던 조그마한 마을은 현재 스웨덴을 대표하는 ‘원자력 타운’으로 자리매김했다.
원자력 발전소 3기와 함께 세계 유일의 해저 동굴처분시설이 위치해 있고, 조만간 고준위 방폐장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다.
1988년부터 운영된 해저 동굴처분시설은 의료·산업·연구 등에서 발생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스웨덴 내 4개 전력회사가 공동출자로 설립한 SKB(Swedish Nuclear Fuel Waste Management Co)가 운영하고 있다.
SKB는 포스마크 지역의 단단하고 안정된 화강암층이 넓게 분포돼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저 동굴처분시설을 건축했다.
해저 동굴처분시설은 바다 아래 위치해 있다. 수심 5m인 해저 50m의 암반에 폭 8m, 높이 6m 규모의 2개 진입로 동굴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용 동굴, 1개의 사일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총 연장은 4.5㎞에 이르며 처분 용량은 6만3천㎥로 드럼통 30만개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이에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운영 중인 다른 국가에서 볼 수 있는 거대 규모의 시설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또 모든 시설이 완벽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돼 운영요원 또한 소수다.
포스마크 처분장이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은 것은 아니다. 1972년 첫 상업용 원자로(BWR)가 가동에 들어갈 당시만 하더라도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심했고, 주민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스웨덴 정부는 포스마크 처분장의 건립 단계부터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발생지 처리 원칙을 적용해 기존 원전 지역에 부지를 확보함과 동시에 주민들과의 꾸준한 만남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 마찰을 최소화했다.
이처럼 원자력 발전이 안착한 스웨덴에서도 ‘탈원전’ 정책 붐이 일었다.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사고를 시작으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고, 1980년 국민 투표를 통해 세계 최초로 탈원전을 선언한 것이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이러한 기조를 강화시켰고, 원전을 폐쇄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원전의 재평가가 이뤄졌다. 유럽 내에서 원자력이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재조명받아서다.
결국 2009년 스웨덴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허용했다. 올해부터는 원전 건설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대형 원전을 10기 규모로 원자력 발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특히 2009년 포스마크를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영구처분시설 부지로 최종 선정하기까지 했다. 사용 후 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세계 원전 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만큼 반드시 필요한 결정이었다.
SKB는 2011년 스웨덴 환경법과 원자력 활동법에 따라 사용 후 핵연료 최종 처분을 위한 시스템 허가를 신청했다. 2019년 한 차례 보강을 거친 끝에 스웨덴 정부는 신청서가 법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고, 2022년 1월 자국의 사용 후 핵연료를 땅속에 영구 처분하기 위한 저장시설 건설계획을 승인했다.
이 같은 시설 건설계획이 승인을 받은 것은 핀란드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스웨덴은 수십만년간 움직이지 않고 물도 스며들지 않는 지하 500m 아래 점토층에 대규모 갱도를 만들고, 핵폐기물을 구리와 콘크리트 등으로 만든 용기에 담아 영구저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특히 스웨덴의 방사선 안전청(SSM·The Swedish Radiation Safety Authority)은 부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실시,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했을 때 장기적으로 안전할 수 있는가를 확인해 최종 승인했다.
최근에는 스웨덴 토지 및 환경 법원이 핵 폐기물 최종 처리장 건설에 대한 환경 허가를 승인, 스웨덴은 2026년 방폐장 건설에 착공해 오는 2033년 완공할 계획이다.
포스마크에는 산림 벌채, 운영 지역을 위한 굴착 작업, 암석 저장 지역 건설, 냉각수 채널 위의 다리 건설, 운영 지역과 질소 정화 시설 등을 거쳐 영구처분시설이 들어선다.
SSM은 원자력 활동법에 따라 최종 처분장에 대한 단계별 최종 검사를 진행 중이다.
부 스트룀베리 스웨덴 방사선 안전청 애널리스트는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했을 때 안전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며 “후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특히 지반·지층 변화로 폐기물이 유출되지 않는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포스마크에 대한 최종 검사를 진행 중이고, 2-3년 후면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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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민 신뢰받는 투명한 독립기관 존재해야”
●부 스트룀베리 스웨덴 방사선 안전청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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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원자력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부 스트룀베리 스웨덴 방사선 안전청 애널리스트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영구처분장 건설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으로 이같이 말했다.
스웨덴 방사선 안전청에서 25년간 근무 중인 그는 스웨덴에서 이뤄지는 원자력 사업에 대한 모든 안전성을 검토 중이다.
포스마크에 들어설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의 승인 과정도 그의 손을 거쳤다.
부 스트룀베리 애널리스트는 “스톡홀름 남쪽으로 200㎞ 떨어진 지하 연구시설을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고준위 방폐장을 포스마크로 최종 결정하게 됐다”며 “2008년부터 장소를 물색했고, 2022년 최종 인가가 나왔다”고 회상했다.
스웨덴은 지하 연구시설에서 900m 암반에 구멍을 뚫고 실험소를 만들어 실제 방폐장과 흡사한 조건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 장기적으로 안전할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봤다”며 “실제 환경에서 방사성 폐기물로 인해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하 암반의 안전성, 건축하게 될 시설물이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후대가 방사성 폐기물을 채굴해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지반·지층 변화로 폐기물이 유출되지 않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의 고준위 방폐장 선정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유치 의사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방폐장을 건설한 SKB가 포스마크 현지에 사무실을 두고 지역민에 투명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서다. 또 지역민과 꾸준한 대화 채널을 만들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방폐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지역민 80%의 찬성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뒀다.
부 스트룀베리 애널리스트는 “부지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새로운 시설이 들어오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인 이점이 많아지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환영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이어 “포스마크에서는 환경단체의 반대 목소리도 있었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SKB와 환경단체가 전문가들을 섭외해 발전적인 토론을 지속했고, 지역민의 투표까지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찬성 분위기를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고준위 방폐장 유치를 놓고 포스마크와 경쟁한 오스카샴에도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그는 “고준위 방폐장이 들어서는 곳은 경제적 발전이 예정된 곳”이라며 “이러한 경제 효과를 차순위 부지에도 주기 위해 오스카샴에 사용 후 핵연료의 영구 보관에 이용될 구리관을 만드는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 스트룀베리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OECD에서 원자력 산업을 다루는 그룹에 참여 중”이라며 “한국도 방폐장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를 이어왔고,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 수용성이다. 주민들의 동의를 어떻게 구할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과학적 연구와 재정이 충분하더라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방폐장은 물론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할 수 없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투명한 독립기관이 존재해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지역민과 신뢰 관계는 당연하게 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재영 기자·영광=김동규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안재영·영광=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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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3 (화) 09: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