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0(일)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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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KIA에서 45살까지 야구하고 싶다”는 말로 긴 재활을 끝낸 각오를 대신했다. 단순한 복귀가 아닌, 선수 인생의 전환점에 가까웠다.
이의리는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복귀 시점은 불투명했지만, 그는 우직하게 재활을 이어갔다. 1군 마운드에 다시 오르는 건 20일 NC와의 홈경기. 지난해 5월 29일 NC전 이후 정확히 417일 만의 1군 선발 등판이다.
“되게 짧게 느껴지는 1년이었다”고 돌아본 그는, “처음엔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준비가 잘 돼 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이번 재활 기간을 단순히 몸을 회복하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았다.
“처음에는 야구를 일부러 멀리하려고 했다. 수술 이후에 강박처럼 야구 생각에 사로잡힐까 봐, 게임을 하거나 형과 옷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며 의식적으로 다른 데 관심을 돌리려 했다.”
그는 “형이 옷을 워낙 좋아해서, 내가 한번 해보자고 했더니 흔쾌히 도와줬다. 아이디어를 나누고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야구장 밖에서는 부담을 내려놓고, 마운드에서는 온전히 몰입하는 방식. 이의리는 이번 재활을 통해 집중과 이완의 균형을 찾는 새로운 루틴을 체득했다.
“이제는 야구할 땐 야구에만 몰입하자는 게 제 원칙이다. 그게 이번 복귀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퓨처스리그 복귀전에서 이의리는 최고 시속 150km를 기록했다.
“그날은 100% 힘을 다했다. 수술이 잘됐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다.”
보통 수술 후에는 구속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비교적 빠르게 제 구위를 되찾았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구속보다는 밸런스와 자신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의리는 “작년에는 건강했지만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아쉬운 투구가 많았다”며, “이번 재활 기간에는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정비했다. 기술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긴 재활의 시간 속에서도 동료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
“형들이 ‘조급해하지 마라, 시간 필요하다’라고 해줬다. 내 속도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고.”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 당시 곽도규가 그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장면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말도 많았지만, 전 정말 감동받았다. 진심이 느껴졌고, 오히려 감사할 뿐이다.”
KIA는 현재 주축 투수 2명이 이탈한 상황. 복귀를 앞둔 이의리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부담보다는 책임감을 택했다.
“아직은 복귀 첫 해이고,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고민이 많으실 테지만, 저는 그저 ‘내가 나서는 경기에서 이기게 만드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비로 인해 복귀 일정이 다소 밀린 것에 대해서도 그는 “몸 상태가 좋아서 아쉬움은 있지만, 순리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담담히 말했다.
그가 그리는 선수 인생의 롤모델은 KIA 최고참 최형우다.
“최형우 선배처럼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매 시즌 기량을 유지하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럽다. 그런 선배를 보며 ‘나도 저렇게 오래 야구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생긴다.”
그러면서 자신의 목표와 미래에 대해 진심을 담아 말했다.
“진짜, 오래 야구하고 싶다. KIA에서 45살까지 뛰는 게 제 꿈이다. 물론 잘해야 가능한 일이다. 내가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현재 체중은 수술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음식을 즐기지 않는 편이라 살이 빠졌다. 체지방은 5%, 체중은 2kg 정도 줄었다. 옷도 잘 맞고, 몸도 가벼워졌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앞으로는 다치지 않고, 즐겁게 던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내 몫을 다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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