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 사흘간 최대 600㎜ 이상의 ‘괴물급’ 극한호우가 쏟아지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주택·농경지 침수 등 재산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최종 집계가 마무리되면 1천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단 하루동안 426.4㎜ ‘물폭탄’

20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광주·전남에 순차 발령된 호우 특보가 19일 오후 10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호우 특보 해제 전까지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은 광양이 6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담양 540.5㎜, 광주 527.2㎜, 구례 516㎜, 나주 508.5㎜, 화순 494.5㎜, 신안 477.5㎜, 무안 457.5㎜, 순천 456㎜, 곡성 426.5㎜, 함평 402㎜, 장성 399㎜, 영광 387㎜, 신안 357.8㎜, 보성 352.5㎜ 등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호우가 쏟아졌다.

강수량은 지난 17일 집중됐다. 이날 하루 강수량은 광주가 426.4㎜로 가장 많았고 나주 400㎜, 담양 379.5㎜, 함평 340.5㎜, 화순 327㎜, 무안 311㎜, 장성 303.5㎜, 광양 302㎜, 신안 284㎜, 순천 253.7㎜, 구례 218㎜, 영광 140.5㎜, 목포 135.6㎜ 등이다.

광주의 경우 1939년 기상 관측 이후 역대 최대 일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종전 기록인 1989년 7월25일 335.6㎜보다 90.8㎜나 많은 강수량이다.

특히 예년 7월 강수량이 294.2㎜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단 하루 만에 한 달 전체를 훌쩍 뛰어넘는 양의 비가 쏟아졌다.

극한 호우가 내렸던 지난 17일 북구 금곡동에서 실종된 70대는 수색 나흘째인 이날 광주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소방 등 구조 당국은 광주 신안교 인근과 순천만국가정원 근처 하천에서 급류에 휩쓸렸다는 신고가 접수된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 1천311건 피해 접수…전남 337억 피해

재산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날 오후 10시 기준 5개 자치구 등에서 광주시로 접수된 피해 신고는 총 1천311건이다.

정확한 피해액 산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북구의 경우 약 15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북구에선 광주 유일의 6·25 전적지인 옛 산동교의 교각이 급류의 영향으로 파손됐다. 북구는 국비를 지원받아 산동교 복구에 나설 방침이다.

전남지역 피해 상황은 이날 정오 기준 공공시설 227억2천600만원, 사유시설 109억9천200만원 등 337억1천800만원으로 조사됐다.

공공시설 피해는 제방 유실 등 하천 관련 피해액이 145억8천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사유시설 중에선 침수 등 농작물 피해액이 79억7천500만원(벼 6천486㏊, 시설 원예 263㏊, 과수 115㏊, 논콩 등 654㏊)으로 가장 컸다.

역대급 폭우가 내리는 동안 몰아친 낙뢰로 정전과 화재 피해도 잇따랐다.

17일 광주·전남에서 관측된 낙뢰는 각각 764회, 5천333회로 이는 지난해 전체 낙뢰 건수(광주 673회, 전남 1만5천34회)의 38.81%에 달하는 수치다.

◇곧바로 폭염특보 발효 35도 ‘불볕더위’

비가 그치자마자 광주·전남 일부 지역엔 폭염 특보가 곧바로 발효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완도에는 폭염경보가, 광주·무안·강진·장흥·영암·해남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번 주 내내 대부분 지역의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보돼 폭염 특보도 확대·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21일 광주·전남 최고기온은 30-34도로 예보됐다. 이날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광주와 전남 내륙에는 5-60㎜의 비 소식도 있다.

22일 최고기온 분포는 전날과 같고 이날 오후 3-6시 전남 동부 내륙에는 5-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폭염 특보가 발효된 지역은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영유아와 노약자, 임산부 등은 건강 관리에 특별히 유의하고 전력량 사용 증가에 따른 화재·정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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