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0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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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일깨우는 뉴욕 낭만여행
‘세계의 교차로’ 맨하탄 거리 다양한 문화 화려한 만남
브룩클린 미술관 이집트유물서 근대미술까지 한눈에

  • 입력날짜 : 2013. 07.11. 00:00
허드슨만서 바라본 맨하탄
맨하탄은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다. 항구에 인접해 있어 곳곳에 식민지 개척시대 흔적이 남아 있어 미국 역사의 시작점으로 불린다. 해안가 공원 배터리파크에서 보트를 타고 맨하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분주한 일상을 탈출해 미지의 세계와 만나는 여행은 설레임으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특히 여행지가 마음속으로 그리던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미국 뉴욕. 세계의 중심이자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나라와 모든 면에서 너무나 밀접한 도시. 그리고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거의 매일 신문과 방송, 인터넷에서 현지 뉴스를 접해 익숙해져버린 도시. ‘뉴욕의 가을’ 등 영화로도 자주 소개돼 호기심을 자아내는 곳.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 그러나 너무나 멀어 쉽게 갈 수 없는 곳. 그런 만큼 미국은 나에게 오랜 기다림의 연인같이 마음을 끌어당겼다.


인천공항에서 이륙해 장장 15시간의 긴 비행 끝에 JFK공항에 도착했을 때 미국 땅을 처음 밟았다는 느낌은 짜릿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나오니 가이드가 반긴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뉴욕은 양쪽으로 허드슨강과 이스트강이 흐르는 삼각주에 위치해 있고 바다와 접한 만이다. 원래 인디언들이 살고 있던 이 곳을 네덜란드가 정복해 뉴암스테르담이라 불렀고 이후 영국이 네덜란드를 밀어내고 자신들의 식민지로 만들어 뉴욕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미니버스를 타고 시내로 진입하는데 상상했던 것과 달리 뉴욕의 첫 인상은 밋밋하고 소박했다. 도로 주변 여기저기 널린 쓰레기, 노후화된 고층 아파트 단지, 특징없는 빌딩숲 등 무표정하고 지루한 일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파리나 로마 등 유럽 유명도시 이상의 화려하고 특별한 뭔가를 기대했던 내게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는 왠지 모를 매력에 빠져들어 떠나기 아쉬웠지만.

미니버스가 뉴욕의 중심 맨하탄 거리로 접어들자 숨겨진 뉴욕의 매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선 건물들마다 비상탈출용 철제사다리가 매달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건물들은 보통 100년이 넘은 것들로 외관은 낡아 보이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해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한다. 뉴욕은 5개 구로 나눠져 있는데 맨하탄에 거의 모든 행정기관과 은행, 백화점, 극장, 박물관, 미술관, 심지어 대학까지 몰려 있다.

100년된 건물들
뉴욕 맨하탄에는 건물들마다 비상탈출용 철제사다리가 매달려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건물들은 보통 100년이 넘은 것들로 외관은 낡아 보이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해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뉴욕서 맛본 음식문화

음식은 대표적인 문화코드이자 현지의 추억을 오래 각인시킨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 맛본 음식은 햄버거와 감자칩, 피자 등 패스트푸드와 베트남과 멕시코 전통음식, 킹크랩(바닷가재), 스테이크 등 특별메뉴, 그리고 표준화된 호텔조식이다.

미국에서 대중화된 패스트푸드 가게는 길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오래전 한국에도 진출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메뉴이지만 매장 분위기와 음식 맛은 기호에 따라 다르다.

뉴욕에 4일간 머물면서 4-5차례 들른 패스트푸드 가게는 실내 장식이 지극히 수수하고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체구가 큰 미국인의 기호에 맞춰 음식량은 많은 편이며 전반적으로 소금을 많이 쳐 짠맛이 강하다. 햄버거와 치킨, 피자 등 대부분 한국에서보다 거친 재료를 쓰고 불에 오래 태워 특유의 맛을 낸다.

베트남 음식은 닭고기와 야채가 많아 먹을 만하나 풍미가 있진 않았다. 멕시코 전통음식도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주재료이나 양이 많고 거칠게 조리돼 우리나라 요리처럼 깊은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스테이크는 육질은 좋은 편이나 양념이 진하고 소금을 많이 쳐 짠맛이 강하다.

◇분주한 낮과 화려한 야경

뉴욕시는 다운타운, 미들타운, 업타운 3개 구역으로 나눠진다. 낮 동안 뉴욕의 거리는 수많은 인파들로 붐비며 활기가 넘친다. 뉴욕을 찾는 관광객이 1년에 5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가장 번화가인 맨하탄은 ‘세계의 교차로’라고 불리기도 한다.

맨하탄은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다. 항구에 인접해 있어 곳곳에 식민지 개척시대 흔적이 남아 있어 미국 역사의 시작점으로 불린다. 통째로 하나의 거대한 골동품 또는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옛 것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는 곳이다.

맨하탄은 또한 서울의 강남과 강북처럼 SOHO(south of houston)와 NOHO(north of houston)로 구분짓기도 한다.

연극이나 영화로 유명한 브로드웨이에는 극장이 외에도 갤러리, 박물관이 몰려 있는 문화지구이다. 필자는 브로드웨이 44번가 마제스틱 극장에서 일행과 더불어 그 유명한 오페라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을 관람했다. 관람료는 87.00 달러(한화 약 9만5천원).

그리니치 빌리지는 오 헨리, 마크트웨인 등 미국 문단에 기라성같은 문인들이 거주했던 곳인데,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가 생전에 살았던 예술의 거리이다.

뉴욕 맨하탄은 또한 세계 금융의 허브이다. 월스트리트엔 뉴욕증권 거래소를 비롯 매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세계적인 금융사들이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월가라는 명칭은 네덜란드 식민지 당시 인디언과 외부세력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나무벽을 둘러친데서 유래한 것이다. 증시의 상승장세를 상징하는 황소 동상이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서있는 곳이기도 하다.

증권거래소 옆에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취임 선서를 한 장소에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동상이 서 있다.

맨하탄 5번가는 부유한 지역으로, 100년이 넘는 상가건물에는 명품코너가 즐비하다. 뉴욕의 패션 일번지로 멋쟁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는 쌍둥이빌딩 건축이 한창이다. 테러 이전에는 5개동의 건물이 있었으나 새로 들어선 2개동의 빌딩이 외관공사를 마치고 내부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주변에는 이동식 감시장비가 설치돼 행인들의 수상한 동태를 살피고 있다.

그렇다면 뉴욕의 밤풍경은 어떨까? 우리는 시내 야경을 즐기기 위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 올랐다. 이 빌딩은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건물이어서 엘리베이터를 두 번이나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화려하게 수놓인 시가지 전경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뉴욕은 주거비가 비싸 많은 사람들이 인근 뉴저지주에 주택을 마련하고 통근한다. 허드슨강을 건너 맨하탄시내로 들어오다 보면 강건너 전망좋은 곳, 맨하탄 뷰(view)에 들어선 부자동네가 보인다. 에지워터(edge water)에는 항만청 등 힘센 연방정부 기관들과 갑부들의 저택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휴식공간과 문화시설

뉴욕은 공원과 문화시설이 많아 관광객들에게 친밀감을 안겨준다. 도심 한 가운데 숲이 울창한 센트럴파크 공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또 곳곳에 광장이 있어 빽빽한 빌딩숲의 답답한 숨통을 트여준다. 우리는 바쁜 일정 가운데 짬을 내서 센트럴파크와 뉴욕 브룩클린미술관엘 들렀다.

맨하탄 번화가에 자리한 센트럴파크는 울창한 숲과 인공으로 조성된 냇물이 조화를 이루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공원에 들어서자 때마침 유명 영화배우들이 참석하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어 이를 보려는 사람들로 다소 소란스러웠다. 폭스 방송에선 중계차까지 동원해 이를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있었다.

인접한 곳에 브룩클린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집트 유물부터 근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작품과 유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작품 하나 하나를 꼼꼼히 보려면 족히 하루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자의 경우 신분증 또는 명함이 있으면 무료로 입장이 허용되고 해설오디오까지 제공해 톡톡히 특혜를 누렸다.

또 해안가 공원 배터리파크에서 보트를 타고 맨하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1시간30분 가량 주위를 한바퀴 도는 유람선은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앞을 지나가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 한편 배터리파크에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와 참전국들의 국기가 게양돼 있어 숙연한 기분이 들게 한다.

◇낭만소나타, 그리고 추억

뉴욕에서 나흘간 여행하고 난 후 떠오르는 이미지 혹은 단어는 ‘낭만’이었다. 감성을 일깨우는 로맨틱한 도시라고 말한다면 너무 후한 평가일까?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녹아 흐르는 멜팅포트(melting pot). 때로는 지성적이고 때로는 감성적인 뉘앙스가 풍기는 영화와 음악,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끊임없는 샘솟는 도시. 그래서 젊은이들이 뉴욕으로 몰려드는 이유가 아닐까./뉴욕=박준수 편집국장


/뉴욕=박준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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