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6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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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배려·따뜻한 시선이 각박한 사회 바꾼다”
외국대비 우리 사회갈등 수준 65.7% ‘심하다’ 평가
경기침체와 개인주의 만연 ‘각박한 사회’ 고착화돼

  • 입력날짜 : 2015. 12.30. 17:56
법무부가 추진하는 ‘배려, 법질서 실천 운동’의 하나인 배려 교통문화 실천운동 선포식이 지난해 10월2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렸다. 이 운동은 운전자는 보행자를, 대형차는 소형차를 배려하는 교통문화 실천운동으로 광주지검은 이 운동을 ‘SOS’(시작해요, 오늘부터, 서로 배려를) 캠페인을 통한 범시민 참여형 문화운동으로 확산시켰다./광주매일신문DB
예전에만 해도 ‘배려’는 지금처럼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일이었다. 특히 우리지역엔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전라도의 ‘정(情)’문화라는 특별한 것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점점 사라져가고 대신 얼굴을 붉히며 핏대 높여 외치는 고성만이 주위에 난무한 실정이다. 이렇게 배려하는 문화가 실종되면서 ‘함께’하던 공동체 의식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형편이 좋아지지 않고 있는 점도 남을 배려할 만한 여유를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 듯 하다. 하지만 최근 광주에서 다시 배려 문화확산을 위한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우리 지역사회를 바꿔놓고 있다. /편집자 註

넉넉한 인심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했던 남도의 배려문화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민들의 참여와 의지가 절실해지고 있다.

‘배려’는 사전적인 의미로 ‘남을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기위해 마음을 쓰고 실천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래서 배려는 서로 아주 작은 도움을 나누면서 타인과의 경계를 허물고 기본적인 매너와 에티켓을 존중하며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돼 정의로운 가치관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우리지역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례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우선 교통 약자에 대한 배려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건널목이 없는 골목길이나 인도를 건널 때 차량운전자들은 자기가 먼저라는 식으로 경적을 울린다. 또 법적 속도를 지키며 조금 늦게 간다고 경적을 울리는 것은 물론 보복운전을 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긴급 차량에 대한 양보도 없이 먼저 가던 가 앞을 가로막는 등 엄연히 법으로 규정돼있는데 내가 우선이라는 인식으로 불법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공공장소에서의 배려도 부족한 실정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보면 앉는 좌석엔 임산부, 그리고 장애인, 경로석이라 쓰여져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 시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빈 자리였으니 당연히 내가 앉고 눈 감고 안보던가, 아니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다리를 쫙 펴고 앉아 옆 사람에 피해를 주거나 시끄럽게 전화통화를 하는 등 공공장소에서 배려하지 않는 시민들도 태반이다.

일상에서 대화를 나눌 때도 ‘배려문화’가 실종된지 오래다. 인터넷이 활성화 되면서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욕설이나 비방 댓글을 다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 등 양해를 구했던 예전의 문화도 많이 사라져 각박한 실정이다.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의 ‘국민통합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 갈등 수준에 대해서는 65.7%가 ‘매우 심하다’ 또는 ‘심한 편이다’고 평가했다.

집단별 갈등 양상에 대해서는 78.2%가 계층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념갈등(74.1%), 노사갈등(68.5%), 지역갈등(58.6%), 환경갈등(51.5%), 세대갈등(48.6%), 다문화갈등(47.8%), 남녀갈등(42.5%) 등의 대답도 많았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여야의 정치 갈등’(53.9%)이 꼽혔다. 이어 ‘경제적 빈부격차’(42.9%), ‘이기주의와 권리주장’(34.9%), ‘언론의 선정적 보도경향’(32.2%), ‘남북분단으로 인한 이념세력’(14.3%), ‘영호남 등 지역주의’(14%) 등의 대답이 뒤를 이었다. ‘사회 갈등 완화와 국민통합을 위한 해법’으로는 61.8%가 ‘정치인 등 주민대표자의 올바른 선택’을 꼽았다. ‘법질서와 공중도덕 준수’(53.1%), ‘공익시설을 위한 사익의 양보’(20.1%), ‘막말과 욕설 자제’(20.0%), ‘유언비어 유포 삼가’(19.1%)가 뒤를 이었다.

이렇게 팽배된 개개인의 과도한 이기주의와 권리 주장은 사회갈등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사회 통합을 위해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준법문화 확산으로 배려를 통한 법질서 확립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광주에서는 법무부가 추진하는 ‘배려, 법질서 실천 운동’의 하나로 ‘배려 교통문화 실천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지검은 교통질서 분야를 시민 참여형 문화운동인 ‘SOS’(시작해요, 오늘부터, 서로 배려를) 캠페인으로 확대시켰다. 1천만 명을 릴레이에 참여하도록 하는 게 목표인데 현재 페이스북에 참가를 인증한 시민이 3만 명을 넘는 등 각계각층의 시민 참여가 잇따르면서 캠페인이 점차 지역사회에서 전국의 문화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운전에서부터 시작한 최소한의 배려와 마음가짐, 따뜻한 시선만으로도 각박한 사회 분위기까지 바뀔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기초된다면 그 무엇보다 큰 힘을 가질 것이다.

우리사회의 가장 아쉬운 분위기중의 하나는 칭찬이나 선행, 배려 같은 긍정적인 단어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려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양보가 우선 시 될 때 배려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는 아무리 현실이 힘들더라도 약자를 보호하고 순간순간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 속에서 아주 작지만, 타인을 함께 생각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발현되고 이런 사람에게는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사람이 따르게 돼 유익하고 건전한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올 한해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성숙한 칭찬으로 성숙한 광주·전남을 만들어 보자./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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