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0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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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만 잡으면 ‘레이서’…당신도 초보 운전자였다
[배려 교통문화] <4>선배운전자가 여성·초보자에 양보를
도로 위 교통약자 작은 실수에 과잉반응 다반사
보복 대신 배려로 선순환 운전문화 조성 힘써야

  • 입력날짜 : 2016. 07.25. 20:16
여성운전자들은 1일 평균 주행시간이 남성운전자에 비해 월등히 적은 것으로 나타나 도로 현실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가 제한돼 있음을 시사한다. 여성이나 초보운전자에 대한 선배 운전자들의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1. 40대 여성 운전자 A씨. 운전 경력 3년 째지만 여전히 차를 갖고 길거리에 나가기가 무섭다. 혹여 다른 차량의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식은 땀이 흐른다. 차선을 변경하려고 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경적 소리가 울려댄다. 유리창을 열고 고함을 지르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 거의 매일 운전을 하고 있지만 다른 차량의 양보를 받아본 기억은 많지 않다.

#2.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남성 B씨는 운전 경력 2개월의 초보운전자다. 차량 뒤편에 초보운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애교 섞인 문구도 붙여놓았건만 출·퇴근 시간 ‘자신만의 전쟁’을 치른다. 운전이 서툴다 보니 출·퇴근 시간 도로 위에서는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어서다. 다른 사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에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매번 좋은 것은 아니다.

#3. 여성 초보운전자인 20대 C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운전이 서툰 나머지 교차로에서 끼어들기를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다른 차량의 진행에 방해를 준 것. 신호를 한 번 더 받게 된 뒷 차량에서는 하이빔과 함께 경적소리가 한동안 이어졌다. 다시 신호를 받았지만 하이빔과 경적 소리는 10분 가량 계속됐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뒤 차량은 추월과 옆에 붙기를 반복하며 뒤쫓아왔다. C씨는 뒷차 운전자로부터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까지 들어야 했다. 말로만 듣던 보복운전이었다.



이상하게도 운전대만 잡으면 많은 사람들이 ‘레이서’가 된다. 남들보다 무조건 먼저 가야 하고, ‘내 사전에 양보란 있을 수 없다’는 듯 공격적인 태세를 보인다. 분노조절 장애와 다를 바 없다.

특히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이 끼어든다거나 실수라도 하면 살벌한 욕지거리까지 쏟아진다. 초보운전자 스티커가 붙은 차량에 대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운전자 누구나 다 초보 시절을 겪는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모두 초보 때 운전대를 잡으면 당연히 어려움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단 한 번 여유를 갖고 양보하면 될 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여성 운전자나 초보 운전자가 내 가족이라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할 정도의 불편한 상황이 주변에서 매일 벌어진다.

‘나도 처음에 저랬지’라고 생각하면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을 마치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처럼 흥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보 운전자나 여성 운전자에게 양보는커녕 오히려 보복운전을 일삼는 경우까지 허다하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지각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동차나 운전에 큰 관심이 없는 한 세세한 도로 주행 상황까지 100%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운전 경력이 오래된 운전자들이 여성이나 초보 운전자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면 도로에서의 불필요한 시비는 줄어들 것이다.

또한 양보와 배려는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여성 및 초보 운전자가 선배 운전자로부터 양보의 미덕을 배울 경우 시간이 지나 다른 운전자에게 양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선순환의 운전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여성·초보 운전자에 대한 보복운전은 더더욱 해서는 안된다. 당황한 나머지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로 위에서 만나는 다른 차량은 경쟁 상대가 아니다. 특히나 여성·초보 운전자는 그렇다. 보호해야 할 대상이자 올바른 교통문화를 체득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줘야 할 ‘후배’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여성이나 초보 운전자가 내 가족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내 가족이 도로 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해보자.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한 자신이 운전 중 보여주는 행동은 동승한 자녀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녀들에게 교통안전교육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양보·배려 운전을 시작하는 건 어떨까? 바로 작은 마음의 변화가 배려교통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도로 위에서 여성이나 초보 운전자를 보게 되면 양보와 배려를 실천해보자. 스트레스 가득한 출·퇴근길이 아닌 여유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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