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8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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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그릇 ‘옹기’ 현대기술로 생활속에서 재탄생
[우수중기 탐방]농업회사법인 영암옹기
(영암군 신북면 이천리 787-5번지)
핵심재료 원토·100% 천연 잿물 직접 확보·생산
대량생산 성공…컵·화분 등 생활 옹기제품 개발
‘담장 없는 공장’ 모토 교육·홍보·체험관 구축도

  • 입력날짜 : 2016. 12.19. 19:36
영암옹기는 전통방식의 원재료와 현대식 기계가 만나 전통 있는 옹기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사진은 영암군 신북면 이천리에 위치한 영암옹기공장 내 소비자가 직접 체험해 볼수 있게 진열된 옹기제품들.
옹기는 숨쉰다. 옹기에는 숨구멍이 있어 발효·숙성 기능이 탁월한 한민족의 독특한 음식저장용기다. 삼국시대 때부터 이어진 옹기의 역사는 단순한 그릇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한국의 질그릇 문화를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소재의 그릇과 플라스틱 보관용기가 만들어지면서 옹기 보급률은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유해물질을 피하려는 활동인 ‘케미포비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전통 그릇이 재조명 받고 있다. 이처럼 변해가는 시대적 흐름에도 흔들림없이 옹기문화를 지켜가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영암옹기(영암군 신북면 이천리 787-5번지)’를 찾았다.

◇전통 원료 확보=옹기는 예부터 선조 장인에게서 물려받아 꾸려지는 전통기술의 집약체이다. 현재 5대째 이어가는 이상수 대표의 옹기 제조비법은 그의 선조 때부터 물려받은 고유의 기술력이다. 현재 장류를 담그는 장인들 사이에서 이미 좋은 옹기라는 정평이 나고, 입소문이 나기까지는 영암옹기만의 남다른 두 가지 비법이 있다.

이는 옹기의 핵심 재료인 원토(흙)를 확보하고, 잿물을 직접 만들어 내는 것.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암옹기만의 강점이다.

좋은 옹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좋은 원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풀이나 낙엽이 썩어서 된 흙인 ‘부엽토’는 땅의 기운을 그대로 받아 옹기의 몸체를 구성하는 원료이다. 영암옹기는 대대로 내려오는 좋은 부엽토의 생산지에서 엄선된 흙으로 옹기를 빚는다.

제토시설 및 옹기제작 원형틀.
또한 옹기의 표면을 만들어내고, 옹기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쓰이는 유약인 ‘100% 천연 잿물’을 직접 생산해낸다. 영암옹기의 일부 직원들은 매년 4월이면 공장을 비운다. 그 이유는 곳곳의 시골집을 방문해 아궁이에서 생성된 ‘재’를 모으러 가기 때문이다. 아궁이에서 나무로 불을 피운 뒤 남은 재는 바람에 날릴 정도로 그 입자가 고운 순수한 재로서 천연유약 ‘잿물’의 좋은 원료이다. 이처럼 전통 방식으로 직접 원료를 구하러 다니는 정성 또한 영암옹기만의 남다른 제조비법이다.

◇현대기술로 대량판매 가능=옹기는 빚고, 말리고를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탄생한다. 옹기를 건조시킬 때는 야외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하나의 옹기가 만들어지기까지는 한달여의 시간 이상이 소비된다. 게다가 수제방식으로 제작되면, 만들 때마다 형태와 크기가 일정치 않아 규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영암옹기는 전통방식의 원재료와 현대식 기계가 만나 전통 있는 옹기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과거 옹기는 구멍이 뚫린 채로 생산되기도 했다. 이는 흙 속에 포함된 불순물이 충분히 걸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암옹기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제토 시설을 마련했다. 제토시설을 통해 자체적으로 생산된 점토는 다른 옹기생산지로부터 매입되기도 한다.

옹기제작과정 모습.
질 좋은 점토를 가지고 성형에 적합하게 원토를 만들며, 그 원토를 가지고 석고 원형 틀에 넣어서 만들고자 하는 형태를 만들어낸다. 형태가 만들어진 옹기를 그늘에서 건조한 후 다듬어진 옹기를 선별해 다시 건조시킨다. 또한 이상이 없는 제품에만 유약(잿물)을 입혀 다시 건조하고, 건조된 옹기들을 모아 1천200도로 반나절동안 구워내면 옹기가 완성된다.

영암옹기는 발효 항아리뿐만 아니라 고추·마늘 등을 갈 때 사용하는 확독, 채소를 씻을 때나 절일 때 사용되는 자배기, 그릇으로도 사용가능하도록 별도 판매되는 단지 뚜껑, 컵, 화분 등 생활속에서 사용하기에 좋은 옹기제품들을 제작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장인이 직접 만드는 맞춤형 수제 제작도 이뤄진다.

◇교육·체험 옹기관 구축 예정=옹기는 그 쓰임과 용도가 다양하다. 옹기 본연의 발효·숙성 기능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만 제품 사용의 효율성이 더 높아진다. 그래서 영암옹기는 옹기에 대한 교육과 체험을 통해 옹기 본연의 쓰임과 그 우수성에 대해 널리 알리고자 5년 준비 사업을 시작했다.

먼저 다양한 옹기를 전시·박물관의 형태가 아니라 직접 만지고, 옹기를 빚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체험형 옹기 학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1천200℃ 가마에서 구워지고 있는 옹기들.
지난해부터 영암옹기는 ‘담장 없는 공장’을 모토로 누구나 쉽게 와서 옹기를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환경 정비에 나섰다. 담장 대신 정원의 형태로, 완성된 항아리들은 마당을 가득 채워 신선한 풍경을 보여준다.

또한 체험관을 구축한 이후에는 어린 아이들도 찾아와 부담 없이 느끼고 만져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실수로 깨뜨렸을 경우 다시 장인과 옹기를 빚어보는 유익한 시간을 꾸리기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암옹기는 향후 구축될 간이 카페에서 옹기 컵, 옹기 생활용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해 옹기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이끌 계획이다.(문의 061-473-1332)/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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