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2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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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박은성
사회부장

  • 입력날짜 : 2017. 05.22. 18:52
얼마 전 TV를 통해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시청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는 그동안 취재차 여러 차례 간적이 있는데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공식행사 방문이어서 더욱 관심 있게 지켜봤다. 내심 문 대통령의 소통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기대는 필자가 생각한 그 이상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이 보여준 행동 하나 하나가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감동의 도가니 장으로 만드는데 충분했다. 또 기념사 도중 기념식장 참석자들로부터 20여 차례의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진풍경은 두고 두고 기억될 것이다.

특히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은 5·18 희생자 김재평씨의 딸 소형씨에게 다가가 ‘눈물의 포옹’을 시도한 문 대통령을 지켜보면서 현재보다 나은 밝은 내일을 엿볼 수 있었다. 소형씨 또한 1980년 5월18일 태어난 지 3일 만에 계엄군 총탄으로 인해 아버지를 하늘나라도 떠나보낸 후, 37년 동안 가슴속에 묻어온 한을 조금이나마 씻어 내는데 큰 위로가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광경을 지켜 본 필자 또한 그동안 5·18민주화운동 취재 과정에서 느끼지 못한 짜릿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아직은 새 정부 출범초기이기만 이 시대가 바라는 대통령의 행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저절로 고개가 숙여질 정도였다. 그러나 필자는 문 대통령의 진심어린 행보를 지켜보면서 최근 규정이라는 명분하에 학생과 학부모의 간곡한 호소를 외면해 버린 광주 모 고교가 문득 생각이 났다. 감독관이 시험 종료 후 답안지 작성을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10초가 초과됐다는 이유로 영어과목 객관식 문제를 전부 ‘0’점 처리해 버린 광주 S고의 행보는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는 대목이다. 더욱이 해당 학생과 학부모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학교장과 교사들만으로 구성된 회의를 통해 학생의 간청을 외면해버린 사실은 또다른 의혹을 사고 있다. 현재까지도 당시 상황을 놓고 해당 학생과 학교측의 주장이 서로 다른 것도 그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의견보다는 교사들의 진술만 의존한 채 “학교측이 학업성적관리위원회까지 열어 결정한 만큼,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만 취하고 있는 모습에 왠지 씁씁함을 감출 수 없었다. 도대체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누구를 위해 만들어 놓았는지 필자 스스로도 납득이 가지 않은 대목이다.

지난 15일 일선 교육현장 곳곳에서는 서른여섯번째 스승의 날 행사가 치러졌다. 스승의 날과 관련해 여러 설이 회자돼 왔지만 본래 스승의 날은 제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스승의 날은 학부모와 교원단체 또는 정부기관에 의해서 먼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학생들에 의해 스승의 고매한 인격과 숭고한 사랑을 기리고 그 은혜에 감사와 존경의 일환으로 기념된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 시대의 참된 스승은 누구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 답은 바로 어떠한 상황에라도 학생들과 함께 하는 선생님이라는 사실에 그 누구도 반론을 제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 예로 우리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도중 단원고 교사들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여러 교사들이 사고 당시 자신의 목숨은 뒤로하고 학생들을 대피시키느라 미처 탈출하지 못해 끝내 주검으로 발견된 사실은 모든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죽음을 앞에 둔 상황에서도 난간에 매달려 있던 제자들의 탈출을 돕거나, 제자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탈출을 돕다가 정작 본인은 나오지 못했다는 점은 참 스승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예로부터 교육에서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고 있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의 의미도 여기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번 학교현장에서도 세월호 현장의 ‘살신성인’ 정신과 문 대통령과 같은 ‘눈물의 포옹’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이에 필자가 해당 학교와 시교육청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학교의 주인은 교사들도 교육 공무원도 아닌 바로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인 학생들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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