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2일(수요일)
홈 >> 사설/칼럼 > 편집국에서

‘지역 현안 해법’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박상원
편집국장

  • 입력날짜 : 2017. 07.10. 18:46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광주·전남, 호남이 새 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소외와 홀대의 핍박받는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시킨 곳으로, 발전과 도약의 기회가 펼쳐질 수 있는 땅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토의 불균형 성장 정책으로 방치되고 배제됐던 호남지역이 이제 국가의 중요한 성장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지역 현안들이 정부 정책으로 반영되고 탄력을 받고 있다. 미래 지역발전을 이끌어 갈 대형 프로젝트를 발굴해 보다 적극적이고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지역현안을 놓고 광주·전남이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허송세월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민선 6기 광주·전남은 출범초기부터 상생을 화두로 내세웠다. 그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에서 시·도민의 기대도 매우 컸다. 상생 과제를 정하고 추진한 지난 3년 동안 광주전남연구원 출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군 공항이전 등 민감 현안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상생의 원칙은 공감했지만 깊이 있는 대화와 구체적 대안 마련, 공감대 형성, 중앙정부와의 조율 등에 미온적이었다.

민감 현안에 대한 눈치보기식 해법 모색은 비효율적이고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현안 해법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시·도 기관장의 능동적인 태도변화와 통합적인 사고가 절실하다. 남은 임기 1년은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마침 새 정부 들어 지역현안이 국정과제로 채택되고 정부 각료에 호남인사가 대거 중용돼 호기를 맞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단체장이 지역민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한계를 벗어나 지역 전체의 이익과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민감 현안 모두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큰 틀에서 상생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해법이 지연되면 기회는 사라지고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짐을 떠넘기는 꼴이 된다.

그동안 각각의 현안을 놓고 해법 모색에 나섰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군 공항 이전문제를 들여다보자. 광주시는 군 공항 이전과 관련 이전 후보지를 무안, 영암, 해남 2곳 등 4곳으로 한정해 조만간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전남도는 일단 지역주민, 지자체가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거론하는 수준이다. 현재 군 공항이전은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돼 본격적인 이전 절차가 진행 중이다. 대구와 수원의 경우 정부에 정식 건의하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준비에 이미 들어갔지만 광주는 이전비용과 군·민간 공항의 분리문제가 불거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광주시는 군 공항이전 사업과 관련 법적 행정적 지원을 담은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전남도의회는 광주 군사시설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 활동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여전하다.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는 군 공항이전은 안보문제와 직결된 만큼 정부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전 해당주민들의 동의를 받기 힘든 상황에서 파격적인 지원과 혜택이 없으면 불가능하므로 국가차원의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얘기다.

한전 공대 설립 문제는 전남도가 대선공약으로 발굴해 건의, 문재인 당시 후보가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급물살을 타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나주시장이 한전공대 설립부지로 나주지역 내 특정지역을 제안하고, 전남도도 혁신도시 내에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광주와 나주 접경지역도 거론됐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떡도 익기 전에 싸운다는 인식을 주는 건 맞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 최근 민형배 광산구청장의 경쟁 불참 선언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건립 장소 문제보다 한전공대의 내용과 기능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는 것이다. 민 구청장은 “한전공대로 얻어야 할 것은 부동산 효과가 아니라 지역인재의 동반 성장”이라며 포항공대와 카이스트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수준의 에너지 특화 연구 중심 대학을 만들어야한다고 제안했다. 갈등을 부추기는 요소를 주장하기보다 상생할 수 있는 내용을 채우는 게 우선순위라는 것이다.

민선 6기 3년 동안 광주시와 전남도는 상생을 내세웠지만 지역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는 소극적이고 소 이기주의에 매몰된 측면이 있다. 군 공항이전·한전공대 유치 등을 둘러싼 갈등 외에도 한전에너지밸리연구개발센터와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호남권 잡월드 건립 등을 놓고 갈등을 표면화했다. 새 정부 들어 맞이한 발전과 도약의 호기를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살려 나가는 통 큰 논의와 지혜가 필요하다. 광주와 전남은 오래전 한 뿌리에서 나왔고 상호 배려의 공동체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공동혁신도시를 유치한 것처럼 지역의 미래를 여는 통합적 사고로 광주·전남 상생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