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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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대회, 무엇을 보여줄텐가
김재정
문화부장

  • 입력날짜 : 2017. 09.11. 19:51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안세현 선수가 지난 6일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달 19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대회기 인수 환영행사에서 “이제 광주의 시간이 왔다”며 대회 붐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10일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에서 성황리에 끝난 2017 빛고을 전국마스터즈수영대회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7월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차기 대회기를 인수한 광주시의 대회 준비가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세계수영대회 개최까지 채 2년이 남지 않았음을 실감케 한다.



2017년 여름 부다페스트의 성공



지난 7월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현지에서 취재했다. 개막식을 전후해 대회 준비 상황과 수영대회를 통한 도시의 브랜드가치 제고 효과를 집중 점검했다. 부다페스트 대회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멕시코의 개최 포기로 급작스럽게 대회를 유치하게 된 부다페스트는 헝가리 정부가 직접 나섰다. 총리가 진두지휘했다. 예산 역시 정부가 모두 책임졌다. 공식 발표는 안했지만 6천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전면에 나섰다. 조직위의 인적 구성은 선수 출신이나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로 꾸려졌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대회 개최를 통한 파급 효과를 최소 10년 이후로 내다봤다는 점이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다. 굳이 수영대회를 개최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에서 ‘알아서’ 찾아가는 동유럽 관광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헝가리 정부와 부다페스트시, 그리고 조직위는 그 이상의 것을 노리고 있었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다페스트를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기장 배치에서도 이 같은 전략은 확실하게 드러난다. 부다페스트 대회 주요 경기장은 역사적 장소를 배경으로 배치됐다. 하이다이빙 경기장은 국회의사당 앞 다뉴브강,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은 영웅광장(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인근 버이더후녀드 성(城) 옆에 설치됐다. 수구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도나우강 내 가장 큰 섬 머그릿 섬, 오픈워터는 중유럽 최대 호수이자 휴양지인 발라톤 호수에 자리했다. 모두 부다페스트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랜드마크다.

TV 중계를 통해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움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귀국 후 수영대회 중계방송을 보고 부다페스트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한 지인이 적지 않았다.

“TV방송 중계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부다페스트의 상징적인 경기장, 아름다운 이미지 등을 만났다고 자부합니다. 향후 부다페스트를 찾는 관광객 숫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잔토 에바(Szanto Eva) 부다페스트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설명은 부다페스트가 무엇을 위해 수영대회를 개최했는지 간명하게 보여준다.



2년…‘광주의 시간’은 많지 않다



부다페스트 대회 개막식이 끝난 직후인 지난 7월19일 윤장현 시장은 시청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영대회는 (TV중계) 영상을 보니까 무지하게 큰 대회더라”고 말했다. 2019년 대회를 주관해야 할 윤 시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엔 다소 ‘민망한’ 이야기로 들린다. 그동안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바라보는 광주시의 시각이 드러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종합경기 대회인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니 수영대회 정도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란 안이한 접근방식이 깔려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 됐건 광주 입장에서 부다페스트의 성공은 일견 부담스럽다. ‘광주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고민에 빠져들게 했기 때문이다. 슬로건으로 정한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를 관통하는 경기장 배치와 대회 운영이 어떻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중요한 것은 2년 남은 준비 기간이 여유롭지 만은 않다는 점이다. 특히 FINA(국제수영연맹)가 모든 부분을 컨트롤하는 수영대회는 향후 준비과정에서 광주시와 조직위를 옥죌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예고하고 있다.

2년 후 광주는 수영대회로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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