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2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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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무이고 어디가 숲인가
박대우
(사)지역발전정책연구원장

  • 입력날짜 : 2017. 09.13. 19:47
경상북도 성주군에서 한반도의 격랑을 예고하는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4기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끝내고 사실상 작전운용에 들어갔다. 북한의 핵 개발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체계 구축이라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중국의 경제 보복이 더욱 강해질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좀 더 냉정하게 나무와 숲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알려진 대로 사드는 총 6기의 발사대와 레이더 시스템으로 1개의 포대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7월 8일 박근혜 정부는 사드 1개 포대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후 촛불정국이 이어지고 뜨거운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2017년 4월 경북 성주에 2기의 발사대와 X-밴드 레이더가 배치되었다. 이때 당시만 해도 산술적으로 분석해보면 3분의 1이 배치되었지만 아직은 절반 이상이 미완성이라는 군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으며 북한을 비롯한 주변 정세의 변화에 따라서는 사드 배치를 철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문재인 정부는 보다 실효적인 군사적 대응조치의 하나로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함으로써 이러한 가능성은 사라졌다.

문제는 수출 중심의 대한민국 경제, 특히 중국과의 교역량을 감안한다면 군사적 대응에 따르는 경제적 손실이 엄청날뿐더러 자칫 국수주의에 경제논리가 매몰되는 비정상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정부의 보복성 조치들이 이어지고 그 여파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의 철수와 사업 축소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국내 내수경기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수치상으로 나타난 파급효과를 보면 2017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0.5%, 금액으로는 8조 5000억 원의 경제손실이 예측되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월 국제수지’ 1분기 서비스 수지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적자 규모가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부지를 내준 롯데는 물론이고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등 중국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들의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난국에 러시아까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게 된다면 극심한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는 더욱 침체될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21세기의 키워드는 국가 간의 경제 전쟁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총성 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하나의 기업이 세계적인 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버린 기업의 몰락은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사드의 추가 배치는 분명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이나 중국과의 교역이 많은 기업에게는 최대의 악재이고 불가항력적인 상황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드의 추가 배치 이후 이들 기업의 대응 방안과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어떤 부분은 국가가 나서고, 어떤 부분은 기업이 나서야 하는가에 대한 전략적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문득 떠오르는 글귀가 있다.

‘가장 강력한 안보? 그것은 잘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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