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6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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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광주비엔날레재단
정겨울 문화부 기자

  • 입력날짜 : 2017. 10.15. 18:29
‘세계 5대 비엔날레’, ‘지역 유일 국제미술행사’ 등은 누구나 광주비엔날레와 연관해 떠올리는 이미지다. 학식 있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 향유하는 일종의 문화행사처럼 보인다.

하지만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사실상 ‘막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기 위해 채용기준을 바꾼 것이다.

재단이 지난달 1일 홈페이지에 낸 공고를 보면 일부 공고(일반직 행정 5급)에만 영어논술·영어면접전형이 빠져 있다. 채용 공고 하단에는 ‘중요 표시’(※)로 ‘광주비엔날레는 국제행사로서 예술감독 및 전시작가 등과의 의사소통이 필수적임’이란 내용까지 적시돼 있어 모순이다.

재단 일부 직원들에 따르면 ‘영어를 못하는’ 내부 직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장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3차 최종 면접자 6명에 내부 직원 2명도 포함됐으나 보도 이후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본 기자는 이 같은 정황을 취재한 후 지난달 28일 본보 기사(9면 ‘광주비엔날레 채용기준 오락가락’)를 통해 보도했다. 이에 재단 총무부 인사 담당 신모씨는 기자에게 전화해 “싸가지 없는 X, 기자질 오래 해먹어라” 등의 표현을 쓰며 욕설과 폭언으로 일관했다.

또한 일부 전형에 영어면접을 삭제했다는 보도 이후 재단 측은 당초 공고에 없는 3차 영어면접시험을 급조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영어면접은 “아침식사 했나?” 등을 질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한다. 국제행사를 치르는 재단의 수준이 이 정도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재단의 인사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미 이전에도 유사한 형태로 재단 간부의 친인척이나 지인 등이 재단 직원으로 채용됐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채용 문제 뿐 아니라 총무부 담당 직원의 욕설과 폭언까지. 상식선에선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한 모든 상황이 벌어진 것은 결국 대표이사의 능력 부족을 방증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몇몇 간부들과 직원들이 재단을 쥐락펴락하고 있지만, 김선정 대표이사가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것은 취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역 내 일개 재단도 움켜쥐지 못한 김 대표이사는 내년 비엔날레 행사에서 대표이사 직무(행정·경영) 이외에도 총괄큐레이터까지 맡는다. 총체적 난국 상황인 비엔날레, 내년 12회 행사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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