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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來不似春’ 광주형 일자리
김재정
문화부장

  • 입력날짜 : 2017. 11.20. 20:02
그야말로 ‘공시’(공무원시험) 전성시대다. 전국적으로 20대 청춘들 중 적지 않은 수가 공시에 매달린다. 언제부턴가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으로 떠올랐다. 불안정한 고용 시장 속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정년이 보장되니 그럴 만도 하다.

광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주변 지인들의 가족 중 공시를 준비하지 않는 집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광주에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광주에서 좋은 일자리로 통하는 기아차에 취업하기 위해 과거 인사청탁 비리까지 빈발했던 것도 그 연장선상일 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014년 지방선거로 전남지사에 취임한 뒤 일자리, 그것도 양질의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남 인구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을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본 것이다. 3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딱히 눈에 띄는 성과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文정부 출범 후 일자리 모델로 각광



2014년 취임한 윤장현 광주시장의 경우 민선 6기 핵심사업으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제시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지역사회가 연대와 혁신에 기반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노사관계와 생산방식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일자리 질 개선과 신규투자 유치, 노동시장의 구조화된 왜곡을 개선해 사회통합을 강화하는 지역혁신운동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국내 경제 침체와 일자리 절벽 장기화,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격차 및 양극화 심화, 노사관계의 구조화된 왜곡 및 노동시장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 사회통합 기여 등을 기대효과로 제시했다. 세부 핵심 과제는 적정 임금 및 노동시간 실현, 원·하청 관계 개혁, 노사책임경영 구현, 사회적 대타협에 의한 상생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다.

간단히 말해 좋은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2017년 11월 현재 광주형 일자리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7월 국정과제로 ‘노사상생형 일자리 모델(광주) 확산’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정부 추경 예산에 관련 사업비 3억원이 반영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광주형 일자리 추진을 위한 제반 여건이 무르익은 셈이다.



‘결정적 한방’ 없인 ‘봄’ 오지 않아



윤 시장이나 광주시는 최근 ‘광주의 시간이 왔다’는 표현을 곧잘 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역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는 의미다. 광주형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되고 국정과제로 채택됐으니…. 윤 시장은 최근 사석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이렇게까지 빨리 속도를 낼지는 몰랐다’고 언급했다. 너무나 이상적인 일자리 정책 방향에서, 정부가 바뀐 후 실제 현장에 접목되는, 구체화하는 모습으로 변하는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들린다. 광주형 일자리의 전반적인 상황은 봄이 왔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의문은 마음 한 켠에서 가시질 않는다. 아직 광주형 일자리의 ‘결정적 한방’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분명 분위기는 무르익었는데 대기업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독일 작곡가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이 작곡한 ‘교향곡 1번 B플랫장조’의 표제는 ‘봄’이다. 봄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전체적인 음악을 관통하는 정서는 봄의 따사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적지 않은 음악평론가들은 슈만의 교향곡 1번을 ‘봄은 봄이로되 아직은 춥고 불길한 바람이 불고 있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광주형 일자리의 상황에 딱 부합한다.

광주형 일자리에 진짜 봄은 언제 올까. 윤 시장이 ‘결정적 한방’을 어떤 형태로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광주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방’이 나오지 않으면 ‘봄’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시간 또한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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