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3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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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과 호남의 미래
김진수
서울취재본부장

  • 입력날짜 : 2018. 03.13. 19:00
6월 지방선거에서 유력 전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불출마 입장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지난 12일 당 최고위원회가 끝난 직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의 성공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전남지사직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짧게 밝혔다.

아무리 당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고는 해도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후보가 중도하차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이 의원과 그의 지지자들은 겉으로 선당후사를 외치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속으로는 ‘타의에 의한 좌절’이란 고통으로 통음의 밤을 보냈을 지도 모른다.



‘타의에 의한 좌절’로 고통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의 투표 결과로 미뤄볼 때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적폐청산에 나서고 있는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웬만하면 민주당에 협조하려는 지역정서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언제까지 유권자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자의적으로 만들어 놓은 선거구도 또는 후보자를 통해서 왜곡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솔직히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기분이 더러운 것도 사실이다.

광주시장이건 전남지사건 해당 지역민들이 가장 원하는 후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지역민들의 선택에 의해 선출되는 것은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기본적 권리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압승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한다’는 명분 아래 자의적 판단에 따라 특정 후보를 무릎 꿇게 만들기도 하고, 그 대신 어떤 다른 후보를 시·도민 앞에 내놓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이개호 의원의 경우는 물론이고, 멀리 갈 것도 없이 4년 전 광주시장 선거에서도 경선 없이 특정 후보를 전략 공천한 것도 그랬다. 4년 전 지도부였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현 추미애 대표 지도부는 정치적 철학이 달라도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지만 광주·전남에 대해 벌이고 있는 공직후보 공천 작업은 무척이나 빼닮았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민주당 지도부의 호남에 대한 공천 작업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런 행동의 근저에는 결국 광주·전남은 누구를 공천해도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함이 뿌리깊이 박혀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민주당 ‘선거 오만함’ 여전



당 대표나 최고위원 또는 사무총장 등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들은 선거 국면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기 마련이다. 특히 향후 더 큰 꿈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만들어낸 어떤 구도에 따라 선거전을 치르고, 그 결과를 통해 더욱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스스로를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란 말이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당의 미래가 아니라 지방의 미래다. 더구나 현재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지도부의 미래를 위해 광주·전남의 미래가 왜곡돼야 할 이유는 단 1%도 없다.

전남뿐 아니라 광주의 경우도 지금처럼 경선이 과열되면 중앙당이 개입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직접 언급하고 싶지도 않은 별의별 시나리오가 다 나온다. 그 모든 것이 지역민의 선택권을 심각하게 왜곡할 것임은 물론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려해야 할 우선순위를 자신들에게 두면 안된다. 호남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아온 민주당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우선순위는 호남의 미래다. 그래야 호남의 민심과 정확히 일치하는 올바른 해법이 나올 수 있다.

지방선거를 통한 그 지방의 미래는 당연히 유권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건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 공학적 생각이 선 반영된 선거는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필연적으로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그것은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일 뿐이다.



고려 ‘우선순위’는 호남의 미래



예를 들어, 전략공천은 공천을 신청한 사람 중 해당 지역 공천에 적임자가 없을 때, 혹은 정말 전략공천이 아니면 도저히 승리를 담보할 수 없을 때와 같은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지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항상 능력이 차고 넘치는 민주당 후보들이 득시글거리는 호남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비겁한 승부수다. 동시에 정정당당하게 싸워 승리할 자신이 없는 세력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만약 그대가 어렵지만 정도를 걷고자 하는 정치인·정당이 아니라 무조건 승리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정치인·정당이라면 그대는 결코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없다. 그 사실을 잊지 말라./jski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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