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4일(토요일)
홈 >> 기획 > 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

[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 호주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붉은 기암절벽과 푸른 원시림이 만든 태초의 신비

  • 입력날짜 : 2019. 02.12. 18:32
에코포인트에 서면 세자매봉은 물론 산줄기에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바다처럼 잔잔한 산비탈은 푸르게 빛이 난다. 멀리서 잔잔하게 다가오는 산등성이들은 지평선을 이룬다.
오늘은 호주여행 3일째, 시드니에서 승용차로 편도 2시간 거리에 있는 블루마운틴을 향한다. 블루마운틴은 시드니 패키지 관광코스에는 반드시 포함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다. 블루마운틴은 미국의 그랜드캐년처럼 위쪽은 넓은 고원지대를 이루고, 수백 미터 아래로 협곡이 형성돼 있다.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은 광활하지만, 탐방은 대부분 웬트워스폭포(Wentworth Falls)와 세자매봉(Three Sisters)이 있는 에코 포인트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양쪽으로 절벽을 이룬 바위 사이 협곡에 하얀 비단결이 휘날리듯 웬트워스폭포가 폭포수를 품어낸다.

웬트워스폭포로 내려가는 도로변 전망대에 올라서니 잔뜩 낀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울창한 유칼립투스 나무가 푸르고, 웬트워스폭포 상단부가 슬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폭포 옆 붉은색 기암절벽은 안개에 반쯤 덮여있어 신비감을 자아낸다. 블루마운틴에는 코알라의 먹이로 잘 알려진 유칼립투스 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유칼립투스는 수액에 알코올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는데, 알코올 성분이 증발하면서 빛과 반응해 대기 중 푸른 빛깔을 만들어낸다.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됐다.

‘Wentworth Falls Track’ 라 쓰인 이정표를 따라 폭포로 향한다. 산길은 산자락에서 봉우리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은 고원을 이룬 산위에서 아래쪽 계곡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폭포로 통하는 길로 들어서자 유칼립투스 숲이 울창하고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한 갖가지 야생화들도 신선함을 더해준다.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또 다른 전망대에 닿는다. 아슬아슬한 절벽 위에 있는 전망대에 서니 붉은색 기암절벽이 협곡을 사이에 두고 아찔하게 솟아 있다.

협곡 양쪽에 장엄하게 솟아있는 바위들은 말 그대로 깎아지른 듯 수직에 가깝다. 기암절벽만 해도 장관인데, 바위의 색깔이 보기 드물게 붉은 색이어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황토색을 이룬 바위는 층층이 쌓아놓은 것처럼 층을 이루고 있다. 건너편 층암절벽 중턱을 돌아가는 길은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다.
깎아지른 절벽에 어떻게 길이 있을까 싶지만 층암을 이루면서 층과 층 사이 안쪽으로 굴곡진 부분이 생겨 길이 됐다.

절벽에 가까스로 나 있는 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인간의 모습이 왜소하게 느껴진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으스대는 인간도 거대한 바위틈에 끼어 있으니 땅위에서 기어가는 개미처럼 하찮은 존재로 보인다. 인간 역시 다른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속의 한 개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양쪽으로 절벽을 이룬 바위 사이 협곡에 하얀 비단결이 휘날리듯 웬트워스폭포가 폭포수를 품어낸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웬트워스폭포 위에서 작은 2단 폭포가 먼저 우리를 맞이한다. 작은 폭포 주변에는 마누카 꽃이 많이 피어있다. 마누카 나무는 뉴질랜드에 자생하고 있으나 호주에도 많이 자라고 있다. 꿀벌이 마누카 꽃을 채집하여 만들어진 마누카꿀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꿀이다.

이 작은 폭포를 지난 물줄기는 높은 절벽을 만나 웬트워스폭포가 된다. 징검다리를 건너 전망대에서 보았던 절벽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서 웬트워스폭포로 내려선다. 깎아지른 절벽에 어떻게 길이 있을까 싶지만 층암을 이루면서 층과 층 사이 안쪽으로 굴곡진 부분이 생겨 길이 됐다.

절벽 길에서 폭포 건너편을 봐도 이쪽과 비슷한 모양의 붉은 바위절벽이 병풍을 두른 듯 펼쳐진다.

기암절벽 중간부분을 돌아 가파르게 내려서자 웬트워스폭포가 그 위용을 드러낸다. 폭포는 187m 높이의 크고 작은 계단형 3단 폭포다. 폭포수는 부챗살처럼 넓게 흩어지면서 부드럽게 떨어진 후 높이와 규모를 줄이면서 두 번째, 세 번째 폭포가 된다. 주변의 기암절벽은 거칠고 위압적인데, 폭포는 의외로 부드럽고 포근하다.
세자매봉은 블루마운틴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힌다. 세자매봉은 수천만 년에 걸친 풍화작용으로 새 개의 바위 봉우리 형태가 된 사암이다.

폭포는 어렵사리 절벽사이를 뚫고 내려온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씻어주고 맑고 신선한 기운을 채워준다. 폭포 아래에 서 있는 사람들은 피부색도, 살고 있는 나라도 다르지만 이 거대한 자연의 품안에서 순수한 영혼이 된다. 이정표에는 폭포까지 왕복 1시간이라고 기록돼 있으나 아름다운 경관을 충분히 감상하고 걷다보니 2시간 가까이 걸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로 올라설 수 있었다.

웬트워스폭포 트레킹을 마친 우리는 블루마운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에코 포인트(Echo Point)로 향한다. 세자매봉을 비롯한 블루마운틴의 광활한 산맥을 가장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에코 포인트에 도착하니 명성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에코 포인트에 들어서자 세자매봉(Three Sisters)이 우리의 시선을 압도한다. 세자매봉은 블루마운틴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힌다. 세자매봉은 수천만년에 걸친 풍화작용으로 새 개의 바위 봉우리 형태가 된 사암으로 제미슨 밸리 절벽 사이에서 높이 솟아 있다.

에코 포인트의 매력은 세자매봉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여기저기 산줄기에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바다처럼 잔잔한 산비탈은 푸르게 빛이 난다. 멀리서 잔잔하게 다가오는 산등성이들은 지평선을 이룬다. 이처럼 블루마운틴은 남성다운 기암절벽과 잔잔하고 푸른 숲의 여성다운 부드러움이 공존한다.
세자매봉 중 첫 번째 봉우리 중간에는 10여명 정도의 사람이 들어설 수 있는 움푹 파인 공간이 있어, 에코 포인트 쪽 암봉과 다리로 연결해 놓았다. 이 다리를 허니문 브릿지(Honeymoon Bridge)라 부른다.

더군다나 블루마운틴은 전체면적 21만㏊ 중 70%가 아직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 자연 그대로라고 하니, 짙푸른 초록빛 안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모를 일이다. 블루마운틴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되었다.

에코 포인트에서는 여러 개의 트레킹 코스가 있지만 우리는 세자매봉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Three Sisters Walk’라 쓰인 이정표에는 세자매봉까지 왕복 20분 걸린다고 쓰여 있다.

세자매봉 중 첫 번째 봉우리 중간에는 10여명 정도의 사람이 들어설 수 있는 움푹 파인 공간이 있어, 에코 포인트 쪽 암봉과 다리로 연결해 놓았다. 이 다리를 허니문 브릿지(Honeymoon Bridge)라 부른다. 서로 마주보며 그리워했지만 만날 수 없었던 두 바위봉우리는 이 다리가 놓임으로써 부부가 됐다. 부부가 된 두 바위봉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웃음꽃을 피운다. 그 사이로 블루마운틴 능선들이 잔잔하고 평화롭게 펼쳐진다. 조금 전에 올랐던 에코 포인트에서 이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까마득해 보인다.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깊고, 상상을 초월한 오묘함이 저 많은 사람들을 원시적인 자연의 세계로 인도를 한다.


※여행쪽지

▶블루마운틴은 시드니를 여행하는 관광객이면 대부분 찾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거대한 산군을 이루고 있는 블루마운틴 탐방은 세자매봉을 볼 수 있는 에코 포인트와 웬트워스폭포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두 지역 모두 몇 개의 트레킹 코스가 있어 시간과 체력에 따라 선택해서 걸을 수 있다. 20~30분에서 5시간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자동차로 시드니에서 웬트워스폭포 주차장까지는 60㎞ 정도로 1시간 걸린다. 열차로는 시드니 센트럴역에서 웬트워스폴스역까지 1시간 50분, 에코포인트 입구 카툼바역까지 2시간 걸린다.
▶에코 포인트로 들어가는 입구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과 카페들이 많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