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3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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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냐고? 죽도록 아프다!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9. 02.13. 19:03
촛불정국 이후, 영화 택시운전사 열풍 이후, 다소 안심이 되었다.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이해하는 국민이 조금이라도 늘었을 거란 생각에 ‘홍어’ ‘간첩’ ‘폭동’이란 단어는 줄어들 거라 생각했다.

축포를 너무 빨리 터트렸나. 한국당 차원에서 보면, 광주는 여전히 1980년에 갇혀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볼 때 광주는 역사의 형틀에 갇힌 죄인인 모양이다. 사람이, 너무 억울해서 울고울고 또 울고 나면, 눈물이 말라 더 이상 나올 눈물이 없어진다. 이제 더 울 수 있는 눈물도 없는데, 왜 자꾸 가슴에 부회를 지르는지 모르겠다.

8일, 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김진태·이종명 의원과 자리를 함께한 김순례 의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폭동’으로, 5·18 유공자를 ‘괴물집단’으로 표현하는 등 폄훼성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당시 희생자들을 ‘종북좌파가 만든 괴물집단’으로 부르며 매도했다. 다른 곳도 아닌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다. 더군다나, 연사로 초청한 사람도 다름 아닌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해온 지만원씨. 지씨는 북한군 개입설을 거듭 주장한 데 이어 “5·18 영상은 북괴가 찍어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한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모자라 광주민주화운동 강제진압 당시 발포 책임자로 지목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영웅이라고 불렀다.

설 잘 쇠고 우리는 깜짝 놀랬다. 심각한 모욕이자 망언이다. 대한민국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졌고, 우리나라 헌법에도 명시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것은 국가를 부정하는 것과 같은데, 근거도 없는 얘기를 소위 국회의원이란 자들이 국민 앞에 한 이유는 뭘까.

광주시민은 깊은 충격을 받았다. 13일 광주시민들은 국회를 찾아 민주당과 야3당 지도부를 면담하고, 한국당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5·18에 대한 날조·왜곡 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관련 의원 징계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지만원씨가 재판 받으면서, 법정에서 묘지에 묻힌 열사를 북한 특수 군인이라고 했을때, 열사 묘지에 DNA 검사를 했는데 5-7세로 나타났다. 지만원 말에 의하면 북한 특수군이 5-7세짜리가 내려왔다는 얘기다. 말이 되는가. 본인이 그것을 확인하고도 계속 억지를 부리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죄를 더하는 것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노태우전대통령 때 취임 직전 헌법에 규정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 만든 헌법이 아니라 한국당이 당선시킨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민주화운동’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5·18민주화운동은 법적으로 역사적으로 평가가 끝났고 국가가 5·18민주화운동으로 공식 명명하였으며 법정기념일로까지 지정된 역사적인 민주의거인데도 일부 정치인들이 여전히 왜곡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천벌받을 짓이다. 알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 마치 광주가 이 헌법을 만든 것인 냥 하면서 괴물 거짓 집단이라고 하면 쓰나.

영화 ‘택시운전사’를 본 많은 국민들이 얼마나 놀랬을까. 북한이 찍어 주인공 힌츠페터에게 주었다는 터무니없는 상상력을 듣고 이 나라 국회의원의 수준을 가늠하게 된다. 지난 8일부터 필자는 매일 그들에게 쌍욕을 하고 있다. 품위를 지키기엔 너무 기대 이하다.

한국당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4당은 징계안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되는 대로 이들의 의원직 제명 절차에 착수한다고 한다. 한국당의 양심있는 의원들도 이번에는 투표에 동참해서 부끄러운 동료 의원들의 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18년 3월26일 발의된 우리나라 헌법개정안 전문에는 광주5·18민주화운동을 ‘계승해야 할 역사적 사건’으로 명기했다. 문재인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서,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 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 1987년 6월 항쟁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다짐합니다.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입니다. 광주 영령들이 마음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성숙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낼 것입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이 말이 필자는 많이 울렸다.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정신은 그대로 촛불광장에서 부활했습니다. 촛불은 5·18민주화 운동의 정신 위에서 국민 주권 시대를 열었습니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칭찬한 절제력을 이제는 잃고 싶다. 더 이상 참기가 어렵다. 시체에 칼질을 해도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정신이지만,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광주시민은 강력히 원한다. 국회는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제명시키라. 역사왜곡, 독재찬양, 인권유린, 민주주의 파괴, 헌법을 부정한 세 의원을 제명하지 않는다면 자유한국당도 해체해야 한다.

독일에는 나치 처벌법이 있다. 동조하거나 폄훼, 왜곡하면 처벌한다. 관련법을 만들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광주 국회의원들은 목숨을 걸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거나 비방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한국형 홀로코스트법’을 하루빨리 제정해야 한다.

이제는 용서할 수 없다. 끝장을 봐야 한다. ‘광주’가 뭔 죈가. 희생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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