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8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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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상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때
최정낭
전남대문화예술교육원 강사
(문화학 박사)

  • 입력날짜 : 2019. 03.07. 18:53
노년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동료와 프로그램 회의 차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를 고민하다 아시아문화전당의 라이브러리파크로 정했다. 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enter)은 광주의 중심인 동구 문화전당로에 위치해있어 광주시의 어느 곳에서도 접근성이 좋다. 더불어 구 도청 건물의 역사성까지 더해져 의미가 큰 장소이다.

전당에 도착하면 먼저 중앙에 있는 큰 계단이 보인다. 이를 한참 내려가다 보면 본관이 위치해 있다. 본관 내부에는 여러 장소들이 공존해있는데 특히 라이브러리파크는 내가 평소 광주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공간이다. 이곳은 아시아 전역의 전문가들이 급격한 현대화 속에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사라지거나 변화하는 아시아의 문화를 주제별로 수집한 자료나 도서 또는 이미지나 영상 등을 보관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문화정보 공간이다. 예향의 도시 광주의 이미지에 알맞은 공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풍부한 문화예술 자원을 일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활용하고 누리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기곤 한다. 왜냐하면 라이브러리파크를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이 조용함은 이 도시의 가장 번화가인 주위의 분위기와 사뭇 어울리지 않게 어색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문화원이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라이브러리파크는 어른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광주시민이나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약속장소, 혹은 쉬어가는 쉼터로 이 곳을 떠올리게 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혼자라도 어색하지 않게 조용히 책을 읽고 설치된 동시대의 작품들을 친절한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편안하고 유익한 광주만의 일상문화공간으로써 말이다.

몇 년 전 진행하고 있던 노년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문화전당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중 베티라는 호주 예술가와 함께 했던 작품 활동(Story Machine), 그리고 작년 가을 라이브러리파크를 돌아보며 설치된 작품들을 함께 체험해 본 것이 떠오른다. 예술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고 작품전시회까지 했던 것을 두고두고 자랑스러워했던 참여자들, 자신들이 걷고 있고, 앉아있는 곳이 바로 예술작품이라는 것에 몹시 흥분하며 즐거워하던 그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그중 누군가 이런 데를 더 자주 와서 보고, 듣고, 느끼고 싶다는 열정을 표현했던 것이 생각난다. 라이브러리파크 투어 후에는 햇살 좋은 오후라 하늘정원으로 나와 잔디밭에 오순도순 앉아 다 같이 풍경스케치를 하였다. 빨리 끝낸 몇몇은 스케치 옆에 짧게 시를 지어 낭송하였다. 그 시간 그곳을 즐기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빛나는 예술작품들이었다. 전당과 작품들은 그것을 즐기고 누리는 내가 없으면 한낮 건물과 물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생명력을 얻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즐겨야 한다.

문화는 사람들의 삶에서 오랜 시간 다듬어지면서 형성된다. 이제 없는 것을 만들어내기 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 자원을 부각시켜야 할 때다. 다름 아닌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전당이 될 때 비로소 아시아의 그리고 세계의 문화중심지로 자리매김 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아시아문화전당이 광주시민의 일상문화공간으로서 더욱 가까워지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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