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8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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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채 박사의 신 해양실크로드] 신비로운 나라 ‘미얀마’ (2)
팔만대장경에 새겨진 ‘붓다의 흔적’을 찾아서…

  • 입력날짜 : 2019. 04.02. 18:37
부처의 상투를 보관하고 있는 불탑.
해인사에 가면 팔만대장경이 있다.

그곳에 있는 경전 중에는 붓다의 행적을 기록한 것이 있다. 그리고 그 행적 중에 ‘아라칸 지역’을 순례한 내용들이 나온다. 필자는 이번 답사에 그곳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라카인 지방에는 아직도 붓다의 행적과 관련된 유적들이 남아 있다. 석가는 해탈한 지 20년 되던 해, 즉 BC 580년에 이곳을 방문했다고 알려져 있다. 붓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은 ‘고행의 길’이면서 ‘깨달음의 길’이란 것을 되새기면서 즐거운 여행을 했다.

▶코스:Yangon(양곤) →Sittwe(시트웨) →Ponnakyun(퐁나균) →Kyauktaw(짝타우) →Mahamuni(마하무니) →Danyawady(단야와디) →와달리(Waithali) →Mrauk-U(므락우)

▶붓다 유적 남아있는 라카인 가는 길
‘라카인 왕국’ 가는 길(답사 코스).

비행기로 양곤에서 시트웨로 가고, 시트웨에서 므락우까지는 차를 대절하기로 하고 양곤을 출발했다.

11시30분 항공권을 예약했는데 장장 1시간30분이 연착된다고 한다. 공항에서 빈둥빈둥 대다가 오후 1시에야 출발했다. 모두들 불평 한 마디 없으니…. 나만 화를 낼 수도 없다.

항공기는 중간 기착지인 ‘탄웨’에서 잠시 멈췄다. 미얀마 최대 최고의 해변 휴양지답게 서양인들이 많이 내린다. 항공기에서 내려다보이는 해변이 아름답다. 푸르른 청록 바다의 해안을 따라 깨끗한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울창한 산림 속에 형형색색의 리조트들도 가득 차 있다.

항공기는 오후 3시경에야 시트웨에 도착했다. 공항이라기엔 초라했다. 옛 광주공항이 생각났다.

▶낯설고 신비스런 이국의 땅

공항을 나서자, 찌는 무더위가 확 끼얹는다. 자칭 ‘아라칸 유적지 안내의 최고 많은 경험자’라고 떠들어 대는 젊은 친구가 기사다. 차의 쿠션이 매우 좋다. 선팅이 너무 진해 밖이 잘 안 보이는 것이 좀 불만이다. 다 만족스러울 순 없지 않는가.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차는 곧잘 달린다. 농업과 목축이 함께 어울리는 사바나 지역이 펼쳐진다. 청색의 푸른 강물이 평야를 구불구불 적시며 흐른다. 멀리 보이는 오래된 불탑들이 신비스러움을 더해 준다.
부처의 얼굴 그대로를 새긴 ‘마하무니 불상’

지나는 풍경을 놓칠세라 셔터를 눌러댔다. 한적한 여유로움이 사진에 묻어난다. 차에서 흘러나온 팝송이 들뜨게 한다. 신비스럽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국의 땅이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분쟁지역

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한 참을 가다가 차를 멈춰 세웠다. 가이드가 가리키는 앞을 보니,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조금 전 헬기가 폭격했던 곳이란다. 멀리 산악지대에선 아직도 폭격소리도 들린다.

주민들이 길에 나와 그 곳을 쳐다보며 웅성거리고 있다. 이곳 반군은 미얀마 북부 산악지대의 반군본부에서 무기와 물자를 공급받아 수시로 군인과 접전을 벌인다고 한다.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별 관심 없다. 늘상 있는 일인 듯하다. 외길이어서 어쩔 수 없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이 길이 아니면 아예 없다. 돌아가는 길도 없다. 옛날에는 배로 다녔는데, 도로가 생긴 후로는 화물선 위주로 변했다고 한다.

▶부처가 상투를 주고 갔던 마을

차가 끝없는 벌판을 달린다. 한 줄기 강줄기가 도로를 따라 흐를 뿐이다. 시트웨를 출발한지 30분쯤 지나자 퐁나균(Ponnakyun) 마을이 나온다. 멀리 강가의 언덕 위에 황금 불탑이 서 있다. 2천500년 된 유적이다. 주변의 맑고 푸른 강물, 울창한 열대 산림, 나지막한 숲속 언덕, 그리고 푸른 들판이 아름답게 어울리는 곳이다.
부처가 잠시 명상에 잠겼던 언덕.

부처가 이곳에 왔을 때, 사람들이 계속 스승으로 모시고 싶은데…. 어떤 기념이 될 것을 주고 갈 것을 애원했다고 한다. 부처는 머리를 깎고 ‘상투’를 대신 주고 갔고, 주민들은 탑을 세워 그 안에 모셨다고 한다. 지금도 탑 속에 상투가 들어 있다고 한다.

조그만 마을에 비해 불탑이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불심 때문일까. 멀리 보이는 황금색의 불탑이 한 낮의 햇빛에 찬란함을 발한다. 불탑이 20여m의 낮은 구릉에 위치해 있지만,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보아 찾는 사람이 많거나 돈이 많은 듯했다.

▶부처가 잠시 명상에 잠겼던 언덕

짝타우(Kyauktaw)에 위치해 있다. 짝타우는 라카인 지역의 평야지대를 지나 산악지대가 시작되는 초입에 있는 마을이다. 위치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위치다. 이곳의 북쪽으로는 굽이굽이 산길이 이어진다. 최근에는 수력발전소가 건설돼 라카인 지역에 풍부한 전력을 공급해 주고 있다.

마을 동편으로 ‘칼라마단 강’이 굽이져 흐르고, 강 너머에 작은 구릉 산이 있다. 이 언덕 산에서 바라보는 석양의 경관은 환상적이라고 한다. 때문에 많은 시인들이 찾았던 곳이고 문학작품의 무대로 삼았던 곳이었다고 한다.

이곳이 바로 붓다가 잠시 머물러 명상에 잠겼던 곳이다. 수행자 500명과 한께 와달리 왕궁으로 가는 도중이었다고 한다. 그 후, 이곳 사람들은 사원을 세우고 그 흔적을 기렸다고 한다. 지금도 강가 언덕 위에 황금사원이 세워져 있다.

강물과 마을, 들과 산, 그리고 하늘…. 환상적이다. 경치가 너무 좋아 명상에 잠겨 본다. ‘아름다운 경치’라는 것을 진정으로 느껴 본 시간이었다.

▶부처의 진짜 얼굴 모신 ‘마하무니’
문병채 (주) 국토정보기술단 단장

짝타우(Kyauktaw)를 지난 차는 ‘칼라마단 강’을 건너 계속 동쪽으로 달렸다. 평야가 끝나고 험한 라카인 산맥에 들어서는 초입에 ‘마하무니’(Mahamuni)가 보였다. 이곳에 가장 영험하기로 소문난 ‘부처님의 진짜 얼굴 모습의 불상’이 있는 곳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인도에서 온 석가족(석가모니와 같은 종족)의 왕자가 BC 3325년 이곳에 와서 라카인 사람들을 괴롭히던 악마를 물리치고 ‘단야와디 왕국’을 세웠다고 전한다.

그러다가 지금부터 2천500여년 전, 현재 미얀마의 라카인 지역에 있었던 ‘단야와디 왕국’의 ‘산다리아 왕’이 ‘고다마 싯다르타’가 부처가 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왕은 가르침을 배우려고 붓다(부처님)를 초청했다. 붓다는 그의 제자 500명과 함께 찾아왔다. 7일간 정법과 불교 교리에 대해 가르침을 베풀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부처님이 인도로 돌아가시는 것을 슬퍼하면서, 부처님과 똑같은 모습의 불상을 만들기를 원했다.
왕은 그에 보답하는 의미로, 높이 3.8m의 황동 부처상인 ‘마하무니 불상’을 만들었다. 붓다는 그 불상이 본인 얼굴과 똑같다고 인정하는 의미로 7번을 안은 의식을 행했다고 한다. 그후 사람들은 부처의 정기가 그대로 담겨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결국, 마하무니 불상은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 모습을 그대로 본떠 만든 것이고, 제2의 부처님이 생겨난 것이었다.

그 후, 이 불상은 영험하기로 소문났다. 이 소문은 미얀마 전체로 퍼졌다. 드디어 1784년 버마족 왕조가 침입해 라카인 왕국을 무너뜨리고, 수천명을 동원해 약탈해 갔다. 버마족들은 만달레이에 엄청나게 큰 불탑을 세우고 이 마하무니 불상을 모셨다. 그리고 12t이 넘는 금을 바르고 화려하게 치장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사원이다.

그러나 당시(1784년)에 진짜는 지하에 모셔놓고 모조품을 숭배하는 곳에 모셔놨는데, 버마족들이 그를 진품으로 알고 가져간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곳 마하무니에서 보고 있는 것이 진품이라고 한다. 참으로 영험하고 신비한 불상을 접하게 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작지만 조용하고 아름다운 사찰이 가장 크고 의미 있는 어마어마한 사찰로 느껴진다. 생애에 이런 영험한 불상을 접하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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