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8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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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모 고교 기숙사서 ‘기절놀이’ 폭력 말썽
‘스트레스를 풀어보자’ 한달간 집단폭행 시달려
상습적 괴롭힘·금품갈취…피해자들 경찰 고소
2차 피해에도 노출…해당학교 늑장 대처 도마위

  • 입력날짜 : 2019. 04.21. 19:19
한 학생이 방 안에서 다른 학생에게 목졸림을 당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완도 모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있었던 ‘기절놀이’동영상 캡쳐.
#지난달 17일 밤 5-6명의 남학생들이 모여있는 작은 방.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뒤에서 목을 조른다. 목이 졸린 채 발버둥치며 고통스러워하던 학생은 결국 기절해 바닥에 쓰러진다. 정신을 잃었던 학생은 얼굴을 때리자 외마디 비명과 함께 깨어났다. 3-4초 만에 깬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함께 있던 친구들이 낄낄거리며 웃는다.

이는 이른바 ‘기절놀이’ 동영상의 내용이다. 이 영상 속 학교폭력이 일어난 장소는 다름 아닌 완도의 모 고등학교 기숙사. 기절놀이는 상대방의 목을 조르거나 가슴을 강하게 눌러 5초 내에 실신시키고 난 후 집단으로 폭행해 깨우는 방식의 장난으로 주로 집단으로 따돌리거나 상대적으로 약자인 학생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자주 사용되는 가혹행위다.

피해자들은 한달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푼다거나 기절 좀 당해보자’는 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측은 뒤늦게 이를 인지한 것도 모자라 학생 보호도 소홀히 하는 등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완도경찰서와 피해 학부모 등에 따르면 A(16)군은 지난달부터 B(16)군 등으로부터 기숙사나 교실에서 꾸준히 기절놀이 외에도 구타 등 학교 폭력을 당해왔다. C(16)군은 B군의 무리로부터 ‘술, 담배 값으로 쓴다’는 이유로 10여만원을 빼앗겼다. 이처럼 10여명의 피해학생들은 가해학생들로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폭력과 금품갈취, 감금 등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A군 등은 “폭력을 당하면서 그때마다 선생님한테 이르지 말라고 했다. 보복이 무서워서 선생님이나 학교에 알릴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도가 넘은 장난과 위험한 폭력 수위에 대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지난 11일 학교 측에 알렸고, 학교에서는 뒤늦게 피해자 진술확보와 진상조사에 나서 지난 17일 가해학생 7명에게 출석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가해학생들이 연고지가 없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관계로 현재는 출석인정만 안될 뿐 학교에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피해학생들은 가해자들과 마주치거나 보복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중간고사 시험준비 기간임에도 부모의 사무실이나 집, 다른 장소에서 시험공부를 하는 등 되레 결석하고 있는 형편이다. ‘2차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결국에 학부모와 피해학생들은 이튿날인 지난 18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과 경찰 조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폭력 발생에 대해 학교 측에 먼저 알린 것도, 경찰에 고소하기까지 일련의 모든 과정이 피해학생 측으로부터 비롯된 점을 미뤄 해당 학교가 사실상 수수방관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 학부모는 “진상 파악 등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마치 이번 사건을 덮으려는 듯이 보이는 학교 측의 행태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며 “결국 수사기관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괴롭힘 당한 사실을 확인한 후 곧바로 격리했다”며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는 오는 29일 학폭위(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앞으로도 최대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오승지 기자 /완도=윤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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