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8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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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채 박사의 신 해양실크로드] 신비로운 나라 ‘미얀마’ (4)
동남아 최대 고고학적 유적지 ‘므락우(Mrauk U)’

  • 입력날짜 : 2019. 04.30. 18:58
9만개 불상이 있는 ‘코다웅 파고다’, 필자가 서 있는 뒤로 사원이 보인다. 라카인 왕국의 대표적인 유적지이나 관리가 안 되어 깨지고 부서지고 잡초에 묻힌 불상들이 많아 아쉬운 곳이다.
라카인 왕국을 이루는 아라칸 족(Arakanese)은 티베트 족에 속한다. 피부가 검어 인도인과 더 유사하지만 말이다. 이들은 방글라데시 동남부(치타공)에서 미얀마 북서부(시트웨)에 이르는 해안지역에 살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인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삶의 곳곳 인도문화의 흔적이 문학, 음악, 요리를 포함한 많은 측면에 배어 있다. 독자적 언어도 가지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그들의 역사는 BC 3325년에 시작된다. 그리고 1784년 버마족에게 점령당할 때까지 이어진다. 때문에 그들은 5천343년의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또한 243명의 왕들이 왕조를 계승해 왔다. 긴 역사를 가진 종족이다.
문병채 (주) 국토정보기술단 단장

▶9만개 불상이 있는 ‘코다웅 파고다’

‘코 다웅 불탑’는 시타웅 불탑과 더불어 이곳의 대표적인 유적지이다. 도시의 중심인 왕궁에서 동쪽으로 3㎞쯤 떨어진 곳에 있다. 1554-1556년 건립됐다고 한다. 이 사원에는 ‘9만개 불상이 있다’고 한다. 76×70m의 정방형의 거대한 석조벽돌의 건축물이다. 산자락이 온통 불상으로 덮여 있다. 넓은 들판에 거대한 성체처럼 우뚝 서 있다. 거대한 사원이다. 실로 어마어마하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웅장하고 장엄하면서도 아름답다.

융성했던 ‘민바지와 민티카 왕’ 시기의 ‘라카인 왕국’의 국력을 드러내 주고 있다. 당시 국왕의 경호를 위해 일본에서 사무라이들을 데려와 고용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권력과 부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맨 아래 계단에서 신발을 벗고 올라갔다. 정방형 기단에 기하학적으로 축조된 불탑, 그 안에 불탑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있다. 심플하면서도 깔끔하고, 하나같이 정교한 불상들이다.

부처님의 자비가 은은히 감싸준다. 참 아름답다. 사원 내부는 회랑으로 돼 있다. 중간 중간 아치형의 문이 있는 긴 회랑은 중앙을 향해 돌아가는 나선형의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회랑 양 옆의 벽면에는 불상이 쭉 줄지어 안치돼 있다.
1676년에 제작된 포르투갈의 다잉리페트(Daingri-pet)가 그들의 정착을 위해서 처음 수립한 ‘므락우 도시계획도’

가이드 말을 따라 벽면을 자세히 보니 하단과 상단의 재질이 다르다. 아래쪽은 포르투갈에서 수입한 돌이고, 위쪽은 이 지역의 검은 돌을 썼다고 한다.

관리가 안 돼 깨지고 부서지고 잡초에 묻힌 불상들도 보인다. 무너진 곳도 군데군데 있다. 돌 틈새에 이끼가 끼어 있고 풀들이 자라고 있다. 뜨거운 햇살과 비바람에 훼손이 점점 더해 가고 있다. 부처님들이 고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므락우 사원 중에서도 유독 이 사원의 훼손상태가 심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과거 벼락이 떨어져 지붕이 심하게 훼손됐고,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 이곳에서 연합군과 일본군의 전투가 치러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꼬타웅 사원’(Koe Thaung Pagoda)의 양 옆에는 ‘피시다웅 사원’(piseidaung Pagoda)이 위치해 있다. 거의 폐허가 된 사원이다.

저녁시간이 되자 안개가 덮이기 시작한다. 신비한 모습으로 보인다. 불탑 상부의 거대한 종탑이 유난히 신비하게 비친다.

▶므락우에서 가 볼만한 사원들
춤추는 라카인 사람들을 그린 그림.
/미얀마박물관 소장

▶색짜멘아웅 사원(Sakya Man Aung Pagoda) : 5대 사찰 중의 하나라고 한다. 400년 전 건립됐다. 탑을 보수 중이었다.

사원에 들릴 때마다 신발을 벗는 게 고역인데, 이곳은 정말 고역이었다. 달궈진 돌바닥은 화상을 입을 정도였다. 정말 뜨거웠다. 불쌍한 내 발이다. 대충 구경하고 그늘로 빨리 숨어들었다.

▶씨나메아웅 사원(Zinamanaung Pagoda) : 1652년 건립된 사원이다. 오랜 세월이 느껴는 탑 속에 불상이 안치돼 있다.

어떤 큰 스님이 꿈속에 나타나 “위대한 왕인데 왜 그리 배짱이 없냐”는 말을 듣고 만든 사원이라고 한다. 왕의 심기를 부채질해서 크게 만든 절이다. 왕의 자존심이 걸린 파고다다.

조망이 매우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숲속에 있어 마을과 잘 어울린다.

들어가는 입구는 잠겨 있고 관리인 숙소에는 아무도 없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를 않아 멀리서 탑만 쳐다 보다 나왔다.

사원 앞에 노점이 있다. 고기종류를 튀겨서 판다. 관광객도 별로 없는데 장사가 될까 싶었다.

▶라타나마나웅 사원(Ratana Manaung) : 두 개의 탑이 웅장하다. 탑신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육각형 형태다. 탑 앞에 있는 조각품의 형상이 독특하다. 수십 개 불상으로 장식돼 있다. 동네 아이와 어울리고 있는 두 어린 스님이 보인다. 탑돌이를 하고 있는 나를 힐끗힐끗 쳐다본다.

▶톡칸테인 사원(Htoke kan thein) : 다른 사원과 모양이 좀 다르다. 1570년 건립됐다고 한다. 가장 견고한 사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영원토록 존속시키기 위한 사원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사원 옆에 ‘안드로테인 사원’(Andaw Thein)과 ‘라타나폰 셋투 사원’(Ratanapon cetu)이 있어 함께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밍글라마웅 사원(Mingala manaung Pagoda) : 1674년 건립된 사원이다. 탑신은 보기 드물게 팔면체로 돼 있다. 탑으로 가는 길에 타일이 깔려 있어 맨발로 걷기가 좋았다.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사원이어서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폐허화된, 잊혀진 왕궁 : 왕궁 터! 폐허란 말이 실감난다. 바닥과 담벼락 일부만이 남아 있다. 옛날의 영화를 볼 수 없었다. 때문에 찾는 여행자도 거의 없다. 1784년 멸망 전까지 왕궁이었다.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왕궁은 철저히 파괴됐다.

한쪽에 박물관이 있다. 출토된 유물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진열은 조잡해도 유물은 볼만했다.

8세기 때의 불탑이 좀 돋보였다. 또한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을 통해서 옛날의 영화를 그려볼 수 있었다. 잊혀진 도시는 텅 비어 있었다.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좋은 자료가 될 만한 책 몇 권을 사가지고 나왔다.

▶해상무역 활발했던 운하 도시

므락우(Mrauk U)는 동남아 최대의 ‘고고학적 유적지’다. 오랫동안 고대 라카인왕국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비문, 불상, 불탑 등이 도시에 가득 차 있다. 인도 굽타왕국(321-550) 양식과 같은 것들이 많다.

라카인 족의 전설에 의하면, 그들의 역사는 BC 3천325년부터 시작했다. 그들은 긴 역사를 가졌다. 243명의 왕들이 5천108년의 긴 역사를 이어 왔다. 증거 유물이 없는 신화의 역사이긴 하지만 말이다. 또한, 그들은 석가모니와 같은 종족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불교가 붓다 시대부터 도입되고 발달했다.

또한 므락우는 국제도시였다. 외따리 시대(328-818년)에 이미 매년 1천400여척의 배가 왕래했다고 한다. 인도, 벵갈라, 스리랑카, 퓨 왕국의 다국적 배였다. 외딸리 시대에 아라칸 왕자에게 퓨 왕국의 공주가 혼인하러 와 이곳에서 거주했다는 기록도 있다. 국가 영토도 한 때 방글라데시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638년에는 국제적인 불경행사가 개최되기도 했다.

웨탈리의 황금산에서 개최됐고, 오늘날 성경처럼 된 불교경전이 이대 이곳에서 정리됐다고 한다. 당시 이 행사를 위해 화려한 불탑과 사찰들이 건설됐다고 한다. 또한 스리랑카에서 1천명의 승려가 와서 라카인 승녀 1천명과 함께 불경(대장경)을 총정리 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거미줄처럼 발달한 운하가 남아 있다. 선박이 주요 운송수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30㎞에 걸친 성곽과 해자로 방어막을 형성했음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왕궁은 도시 중심부 높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 ‘아시아의 아크로폴리스’를 연상하게 했다.

운하 수로망으로 이뤄진 시가지는 베네치아를 연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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