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2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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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치료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입력날짜 : 2019. 05.07. 19:17
10여년 전 이스라엘로 농업연수를 갔던 적이 있었다. 출발 전날 과로했던 탓인지 갑자기 목이 심하게 부어올라 집 가까운 한의원에서 침과 뜸 치료를 받았는데 다행히 한두시간 만에 좋아져 목적지인 이스라엘로 설레임을 안고 떠났다.

그런데 장시간 비행이 힘들었는지 도착하자마자 다시 통증이 시작되었고 결국 견디다 못해 응급실로 실려 갔지만 치료가 불필요하다는 의사의 냉정한 소견에 별다른 처방조차 받지 못 한 채 다시 숙소로 돌아오고 말았다.

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극심한 고통을 견디다 못해 결국 거의 실신한 상태로 다시 응급실로 실려 갔고, 밤새 링거와 항생제 등의 치료 후에야 겨우 염증이 가라 앉았지만 아직 염증의 씨앗이 남아있는 듯한 상태로 일정 상 치료를 마치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퇴원을 했다.

귀국 직후 다시 통증이 재발해 다시 한의원 치료를 받은 후로 지금까지 크게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 태어나 처음으로 타국에서 입원한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목이 고통스런 느낌이다.

또 약 5년을 넘도록 사람들과 대화가 힘들 정도로 만성적인 기침에 시달렸던 적도 있었다. 좋다는 병원과 한의원을 다 찾아다니고 좋다는 식품도 다 먹어 보았지만 차도가 없어 포기 하고 살던 중, 우연한 기회로 불과 일주일간 단식을 경험한 끝에 극적으로 호전돼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의학과 한의학 중 어떤 것이 더 나은지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사람들이 연상하는 병원의 대부분은 당연히 일반적인 병원이다.) 심각할 정도로 아팠던 몇 번의 이런 건강상 문제는 대부분 좋은 의사와 한의사, 그리고 단식이나 자연 요법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 현재까지는 건강을 지켜낼 수 있었다.

요즘 우리사회가 너무 많이 아픈 것 같다.

극단적인 범죄부터 일상적 분노와 생활형 범죄, 그리고 함께 울어주고 싶은 삶의 이야기들까지 매일매일 같은 듯 다른 뉴스들을 새롭게 접하면서, 세상은 더 풍요롭고 여유로워 졌다는데 왜 우리 사회는 이렇게 더 아파지고 멍들어가고 병들어 가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페니실린이 인류의 생명을 구했듯 당장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당연히 필요하다. 과거나 지금이나 남을 해(害) 하는 것은 거론의 여지가 없이 나쁜 짓이며 나는 강력한 처벌을 지향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의 범죄나 사건들은 의식이나 이성이 무력화되고 반성과 죄의식도 부족해 보인다.

관계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이미 분석하고 대안을 세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력한 처벌과 함께 왜 이런 범죄가 늘어나는지 사회적인 환경과 구조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찾아내서 함께 치료하는 사회적 연구와 사회적 치료가 병행되어야만 지금의 불행을 반복해서 겪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가르칠 수도 없는 교육’을 들고 싶다.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은 사람들 간에 지켜야하는 강한 율법과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토론을 가르치는 ‘예시바’라는 학교를 통해서 국가도 국민도 없이 2천년을 떠돌다가 나라를 세웠고, 노벨상을 독점하다시피하고 -개인적으로는 인정하기 싫지만-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지금 우리의 학교는 가르칠 수 있는지.

둘째로 복지와 사회 안전망이다.

집 한 칸 때문에 평생을 은행에 저당 잡히고, 기준선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도태되고, 추락하면 받쳐줄 것 하나 없어 각자도생(各自度生) 으로까지 표현되는 지금의 사회의 모습은 과연 요즘의 사건사고 들과 무관한 단지 그들만의 문제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요즘 정치 경제 사회 여러 부문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충돌 등을 본다. 가장 심각한 정치는 논외로 하더라도, 전국을 돌며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도 사회도 온통 아픔 투성이로 보인다. 염증의 치료를 위해서 항생제도 필요하고, 경쟁과 빈곤의 추락에서 얻은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자연요법 같은 처방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지도자들 중에 부디 당장의 아픔과 잘못된 부위를 잘 도려낼 줄 알고, 막힌 세상의 기운을 잘 흐르게 하는 그런 훌륭한 의사나 한의사나 대체의학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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