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7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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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기따라 삶을 힐링하다]‘5월 광주’를 기억하는 다양한 방법들
우리 삶속에 내재된 ‘그해 5월’의 기억들

  • 입력날짜 : 2019. 05.08. 18:33
광주문화재단 ‘자스민광주’ 공연 모습.
1980년 5월 당시 필자는 동구 지원동 지금의 남초등학교 정문 인근에 살고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당시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낮 동안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놀았지만, 저녁만 되면 온 가족이 집에 불을 끄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간간이 들려오는 총소리에 몸을 움츠려야 했다. 다음날이 되면 낮에는 어머니를 비롯한 동네 사람들이 사이다며, 삶은 계란 등을 지나가던 차에 올려주던 기억 역시 생생하다. 당시 지원동은 화순을 향하는 길목이고, 먼 훗날 5월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됐을 때 아픔의 현장 주남마을이 멀지 않음을 알고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후일, 초등학교 5학년에는 지금의 송암공단 인근 동네로 이사를 했는데, 그곳에서 유년시절부터 살던 친구들 역시 80년 5월 송암동에서의 총격전과 주민 살상에 관한 직·간접적인 기억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극단 토박이 ‘모란꽃’

5월에 대한 초등학교 1학년의 기억이 이러한데, 당시 항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든, 가족을 잃었든, 항쟁의 현장을 직접 보진 않았어도 떠도는 흉흉한 소문에 몸서리쳤든….모든 광주시민은 그날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광주시민이 몸으로 기억하는데 아직도 5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자들이 끊임없이 우리를 분노하게 만든다. 39년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가 더욱더 5월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39년의 역사 속에서 광주의 예술인들은 공연예술작품으로 5월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오랫동안 힘든 작업을 해왔다. 놀이패 신명의 ‘일어서는 사람들’, ‘언젠가 봄날에’, 극단 토박이의 ‘금희의 오월’, ‘모란꽃’, ‘청실홍실’, 푸른연극마을의 ‘한 남자’, ‘오월의 석류’, 광주문화재단의 ‘자스민 광주’ 등 다양한 주제와 표현양식으로 광주 5월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놀이패 신명 ‘일어서는 사람들’

박문옥, 정용주, 김원중, 박종화는 음악을 통해서 그리고 미술, 문학, 영상등 모든 예술장르의 예술인들이 마찬가지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5년 발표한 미니앨범 ‘화양연화 pt.2’의 수록곡 ‘마 시티’(Ma city)는 아미(BTS 팬클럽)에겐 고향찬양곡으로 통하는데, 광주 출신의 제이홉은 자신의 랩 파트에 5월을 언급하며 의미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 광주시립극단의 ‘달빛결혼식’ 작품처럼 5월을 기억하기 위한 우리의 다양한 노력은 현재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이에 광주문화재단에서도 지난해부터 ‘님을 위한 행진곡’을 원곡으로 한 창작관현악곡 창·제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9년 광주 5월의 역사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만큼 우리 옆에 가까이 있는 음악이 또 있을까? ‘님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만들어 온 역사의 중심에 선, 지금은 권위적인 정부에 탄압받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불리고 있는 명실 공히 광주를 대표하는 음악이라 하겠다.

‘님을 위한 행진곡’이 갖는 이러한 역사와 정신을 기반으로 세계인의 감성에 호소하고자 보편적 음악언어인 관현악곡으로 제작해 국내외 공연을 추진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5월18일 광주시립교향악단의 5월 음악회에는 황호준 작곡의 창작관현악곡 ‘님을 위한 서곡’이 연주되며, 특히 5월31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는 공모로 선정된 4곡의 관현악곡 초연 연주회가 예정돼 있어 ‘님을 위한 행진곡’의 재해석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나양채 <광주문화재단시민문화관광팀>

5월 광주 39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광주 곳곳에서는 5월을 기억하기 위한 다양한 공연과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의 음악인들이 5월 한 달 동안 옛 전남도청 민주광장에서 진행하는 ‘5월 상설음악회’, 신명의 ‘금요 456극장’, 토박이의 ’5월 상설공연‘, 그리고 여러 전시와 공연들. 광주의 모든 공연, 전시, 축제 정보를 종합하는 ’문화마실 5월호‘를 들고 5월을 기억하고자 하는 현장을 방문하자. 그리고, 5월 광주 항쟁의 중심인 금남로와 민주광장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자. 5월18일 국가에서 진행하는 기념식장에서 함께 부르는 ‘님을 위한 행진곡’도 좋지만, 금남로와 민주광장에서 두 주먹 불끈 쥐고 부르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더욱 가슴을 울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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