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6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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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과 광주의 새로운 정치질서
김진수
본사 서울취재본부장

  • 입력날짜 : 2019. 06.18. 18:29
내년 4월로 예정된 제21대 총선은 여러모로 주목된다. 전국적인 관점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간의 대결 구도가 어떻게 짜여 지고, 어떤 결과를 얻게 될 것인가가 주요 관심거리가 되겠지만, 광주는 다르다.

5·18 왜곡 문제나, 적폐청산과 관련해 한국당이 받고 있는 부정적인 평가를 감안할 때 이번 총선에서 그들이 광주에서 가져갈 지역구 의석은 단언컨대 없다.

광주시민들이 보다 관심을 갖는 부분은 우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소속의 현역의원들과 주로 정치신인들로 채워질 민주당 후보 간 대결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모아진다. 이 부분은 선거철이 되면 항상 부상하는 이른바 ‘물갈이론’과 관련돼 있다.

광주의 8개 지역구 중 4석은 민주평화당, 3석은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전체의 87.5%를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구도다. 또 광주 국회의원들의 선수(選數)는 6선 1명(천정배), 4선 2명(박주선·김동철) 3선 1명(장병완), 재선 1명(권은희), 초선 3명(송갑석·김경진·최경환)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현재의 선거구가 내년에도 유효하다고 가정할 때 21대 총선에서는 적어도 5개 선거구에서 야당 다선 의원과 여당 신인간의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아직 민주당의 내부경선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단할 수 없으나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불출마한다면, 광주의 여당 후보는 재선 도전 1명(송갑석)에 정치신인 7명이라는 구도로 짜여 질 수도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광주의 총선 전략으로 무엇보다 ‘세대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울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더욱이 광주는 8개의 선거구를 가졌으되, 마치 하나의 선거구처럼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광주는 선거구별로 차별화된 이슈가 당락을 가르지 않는다. 역대 선거에서 광주 8개구 선거 결과가 거의 대부분 특정 정당 ‘싹쓸이’로 나타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또 하나의 물밑 움직임은 이른바 ‘이용섭 키즈(kids)’의 등장 가능성이다. ‘이용섭 키즈’란 말 그대로 이용섭 광주시장을 주요 배경으로 삼아 총선에 나서려는 입지자를 의미한다.

이 시장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건설교통부·행정안전부 장관과 국세청장을 역임했으며 제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초대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수행하는 등 그의 화려한 경력과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그는 청렴하면서도 온화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정치적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이 시장은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를 철저히 지키겠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후보자들이 스스로 ‘이용섭’을 주요한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지역정가에서는 민주당 경선이 실시될 8개 선거구 가운데 최소 5~6개 정도의 선거구에서 ‘이용섭 키즈’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이 시장의 좌우 날개라 할 수 있는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 정종제 행정부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각각 광주 동남을과 광주 동남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시장은 과거 국회의원을 역임했을 당시나, 현재 광주시정을 펴는 과정에서도 광주 국회의원들과는 그다지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시장의 입장에서는 향후 광주시정의 원만한 추진은 물론 자신의 정치적 중량감을 키우기 위해서도 ‘이용섭 키즈’의 등장은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일 수 있다.

하지만, 광주의 새로운 정치질서가 이처럼 쉽게(?) ‘이용섭’ 중심으로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정치적 경쟁자인 ‘강기정’이 이런 상황을 손 놓고 보고만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차기 총선과 관련해, 강 수석의 출마 여부가 여전히 안개속인 이유는 광주의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이 시장과 강 수석으로 대변되는 세력들 간의 질시와 반목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정당 내부에서의 건강하고 공정한 경쟁은 정당 뿐 아니라 광주의 발전에도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믿는다.

돌이켜보면, ‘민주화의 성지’ 광주의 정치질서는 끊임없이 ‘중앙’을 장악한 정치권력에 의해 왜곡돼 왔다. 광주 정치질서의 왜곡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특정당의 전략공천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워낙 다수의 사례들이 발견되지만, 지난 2014년 제6대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가 윤장현 후보를 광주시장으로 ‘낙점’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내부 경선을 준비하던 강운태 광주시장이나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쳤던 이용섭 의원, 그리고 주권자인 광주시민들이 느꼈던 황당함과 충격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역대 모든 민주당 대표들은 ‘자신의 임기 중 실시되는 선거는 자신의 구상대로 치르겠다’는 욕망이 컸던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안철수 공동대표도 그랬고, 이후 추미애 대표도 그랬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이해찬 대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정치 질서의 핵심은 ‘중앙’에 휘둘리지 않는 ‘지방’의 힘이다. 중앙은 자신이 가진 그 권력을 다양하게 활용해 지방을 현혹할 것이다. 때론 당근을 던져주며, 중앙의 그늘 아래에서 편히 쉬라고 달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제 광주는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만이 곧 닥칠 미래에 광주 또는 호남이 함께 만드는 대권주자를 세우고 지켜가는 요체가 될 것이다. 그 힘은 누가 손에 쥐어주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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