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8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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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대륙, 길을 내자
김동진
전남도 도로시설팀장

  • 입력날짜 : 2019. 06.19. 18:20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한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근교에 몽골의 명장이었던 톤유쿠크(Tonyuquq, 645-725년)의 비석에 새겨져 있는 말이다.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KIBSE)와 최근 해남 화원에서 신안 압해를 바라보며 올해 10월에 있을 ‘해상교량 국제심포지엄(Ⅱ)’ 관련 간담회 중 바다를 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말을 타고 유럽 대륙까지 휩쓸었던 몽고 사람들에게는 성을 쌓고 외침을 막아 보려는 소극적인 삶의 자세보다는 적극적으로 길을 뚫으며 미지의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생각됐던 것이다.

한 곳에 안주하는 세력에게는 미래가 없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세력이 미래를 장악한다. 인간은 길을 통해 역사를 개척하고 만들어 왔다. 길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였고, 돈이 모였고, 문화가 이어졌다. 그래서 ‘길’의 중심지가 바로 ‘경제’의 중심지가 돼 왔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2018년도 도로 교량 및 터널 현황조서’를 발표했다. 과거 10년 동안 교량 연장은 2천567㎞에서 3천452㎞로 34.5% 증가했다. 그중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와 섬과 섬을 연결하는 연도교 등 해상교량이 136개소 119.9㎞로 조사됐다. 여기에 전남의 해상교량이 53개소 40.2㎞를 차지한다.

전남에는 전국(3천358개)의 65%인 2천165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다. 그중 278개의 섬이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다. 섬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연결성 제고는 차제하고라도 바다살이를 업으로 삼아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동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정부에서는 올 1월에 24조원 규모의 예타면제사업을 발표했다. 여기에 전남도 섬 연결을 위해 신안 압해-화원간, 여수 화태-백야간 해상교량 7개소 건설 9천542억원이 포함돼 있다. 또한 전남도에서는 ‘서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의 일환으로 완도-고흥간 해안관광도로 연결을 위해 국도승격 건의와 행정안전부에 타당성조사 의뢰 등 사전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이 완료되면 부산 중구에서 남해안, 서해안을 따라 경기 파주까지 이어지는 가장 긴 국도 노선인 국도 77호선의 완성은 물론이고 전남은 아름다운 해안경관과 다양한 해양관광을 갖춘 신성장 관광벨트의 국제적인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고 해서 전남의 해상교량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전남에는 총 105개소 113.6㎞의 해상교량이 필요한데 기 설치된 것과 영광 칠산대교 등 공사 중인 12개소 16.5㎞를 제외하고 앞으로도 40개소 56.7㎞ 연결을 위해 6조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바다대륙’

신안군 홈페이지에서 신안의 면적이 1만3천308㎢로 서울의 22배라는 내용을 보고 무슨 소린가하고 의아해 했던 적이 있다. 자세히 보니 육지면적은 654㎢로 서울시와 비슷하나 바다면적 1만2천654㎢를 포함해 표기한 것이다. 면적을 표현한 방식이 일반적인 육지부가 아닌 바다를 대륙에 포함한 발칙한(?) 방식인 것이었다.

얼마 전 행정안전부 산하의 모기관의 부서장은 대화 중 ‘경제성분석으로 재정사업 시행여부를 판단해야 된다면 지방지역은 사업이 가능한 곳이 단 한곳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방에 살면서 사업하나 시행하려면 논리싸움부터 고민하던 터에 가슴에 확 닿는 말이었다.

최근에는 1999년부터 시행해온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의 지역 동일 평가 방식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달리 적용해 비수도권의 경우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5% 줄이고 지역균형 가중치를 5% 상향해 균형발전 평가를 강화토록 개선할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에 앞서 KIBSE에서는 올 10월 24-25일에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국토교통부(익산청) 및 전남도, 목포시 등 7개 시군, 건설관련 협회, 각 연구기관, 건설업체, 학생들과 더불어 세계의 석학들이 참여해 ‘해상교량 국제심포지엄(Ⅱ)’를 개최할 예정이다. 심포지엄(Ⅰ)을 이순신대교 건설에 앞서 2006년에 시행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한 적이 있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과거 몽고의 대제국처럼 우리 전남은 바다대륙을 뚫고 나갈 것이다. 물이 고여 웅덩이가 생기는 것인가? 웅덩이를 파서 물이 고이는 것인가?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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