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5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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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의 불안한 노후
이형하
광주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구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회 자문위원

  • 입력날짜 : 2019. 06.25. 18:17
베이비붐 세대는 전쟁 후 태어난 사람들을 뜻한다. 미국의 경우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출생한 이들이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떨어져 있던 부부들이 전쟁 후 다시 만났고, 미뤄둔 결혼을 한꺼번에 하면서 7천600만명이 태어나 인구가 급증했다. 이전 세대와 달리 성 해방과 반전운동, 히피 문화, 록 음악 등 다양한 사회·문화운동을 주도했다. 일본에서는 ‘단카이 세대’( 塊世代)라고 부른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킨다. 약 3년 동안 800만명 넘게 태어났다. 단카이는 ‘덩어리’라는 뜻이다. 급격한 인구 증가로 경쟁 사회가 됐지만 일본 고도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동시에 버블 경제를 만들어 20년 장기 불황을 가져온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교육 수준이 높은 데다 근면하고 성실하며 자신들이 일본 경제성장 신화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이 크다. 2012년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일본 내수시장을 이끄는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직후 출산율이 상승한 1955년부터 본격적인 가족계획이 실시되기 이전인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연령대를 말하며 약 68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9%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인구집단을 말한다. 흔히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낀 세대’라 지칭한다. 즉 이들은 위로는 부모를 모시고, 아래로는 자녀를 양육·교육·결혼시키기 위해 자신을 위한 투자와 노후준비는 부족한 세대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에 희생해 온 세대로 간주되기도 한다. 5차 국민노후보장패널(2016년) 분석에 의하면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의 노인세대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특성이 고등학교 졸업 50.4%, 대학교이상의 학력이 20.4%로 고학력이라는 인적자본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소득은 연 2천258만8천원으로 월 200만원 미만이며, 순자산규모는 1억4천900만원 정도로 적정수준의 노후생활을 맞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민연금연구원에 의하면 베이비붐 세대의 부부가 공적연금·기업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에 가입하고 주택까지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만 실제 이를 충족하는 경우는 0%에 가까웠다고 발표한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어떤 연금도 수급하지 않는 비율은 35%, 가구주만 국민연금을 받는 경우는 42%로 조사되었다. 특히, 부부 모두 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주택까지 없다면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학력이라는 인적자본에 기반해 30년 가까운 경제활동에 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3층 노후보장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닥쳐왔다.

최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의 핵심구조인 ‘소득대체율 40%-보험료 부담 9%’ 틀을 ‘보험료부담-노후연금 수령’을 1:1구조로 변화시키자는 순수소득비례연금 제도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주장에는 사회보장정책의 주요 기능인 소득재분배 요소는 배제되며 오직 낸 만큼 돌려받는 일반 저축식 연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초연금 수령액수를 현행 월 25만원-30만원 수준에서 향후 50만원-60만원으로 인상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것이다. 지급대상도 현행 소득 하위 70% 이하에서 전 계층으로 확대를 주장한다.

3층노후보장 체계에 배제되었던 일부 베이비붐 세대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세금에 의해 재원이 마련되어야 하는 기초연금 인상분을 현재의 노동세대가 감당해야 한다는 반발도 감당해야 한다. 인생3모작이 어려운 현실속에서 실제로 노동현장에서 은퇴를 하지 못한 베이비붐 세대가 여전히 자신의 기초연금 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을 지속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소득재분배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이중의 고통도 예상된다. 여전히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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