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6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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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 필요한 통합리더십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9. 08.07. 19:14
다음주면 광복절이다. 이번 주까지 휴가가 절정이다. 연일 폭염특보로 더위와 전쟁을 벌이는 사이 미국 중국 러시아 열강 사이에서 일본과 싸우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총체적으로 위기다.

늘 두통거리였던 일본을 어찌해야 하나. 1965년 국교 수립이후 지금 한일관계는 최악의 갈등 국면이다.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우대국)에서 배제했다. ‘평화의 소녀상’과 위안부 할머니의 사진작품이 포함된 일본 최대 규모의 국제예술제도 끝내 중단됐다.

극악무도하다. 참을 수 없는 국민이 ‘항일운동’ 운운하며 불매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마치 임진왜란 때처럼 선조와 조정의 대신들이 버리고 떠난 그 땅을 곳곳에서 일어난 의병들이 나라를 지켰듯이, 구한말 국권을 빼앗기는 위기 앞에서 지도자는 나라를 팔았지만 백성은 나라를 구하려고 목숨 바쳐 항일운동 했듯이, 전사가 돼 국권 침탈에 앞장선 사람들을 저격하며 우리의 정신을 지켰던 마음으로 국민이 보여주는 시대정신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일본을 가려다 여행지를 바꿨다, 일본제품을 사려다 국산을 샀다, 물어보지 않아도 스스로 불매운동 행적들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참담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나라를 구하고자 나선 수많은 역사가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여름이다.

대명천지에 정경분리 원칙을 깨고 한국의 경제 숨통을 죄겠다고 나선 일본 정부의 저급한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부도 국민도 정치인들도 경제인들도 냉정하고도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다시는 지지 않겠다’ 선언하는 것을 보고 국민들이 용기를 얻었으리라 믿는다. 그 말에 대해 다른 의미를 붙이는 이들도 많은나 전쟁상황에서 수장의 말을 깎아내리고 폄훼하는 것은 국론분열 전력낭비다.

지금 우리가 냉정하게 해야 할 일은 아베 정부가 정치적, 경제적 노림수로 과거사를 부정하고 이웃인 한국의 경제를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 합리적으로 비판하고 국제사회 동의를 끌어내는 것이다. 파렴치한 이웃에게 정부는 정부대로 대범한 대책을 강구하고, 국민은 국민의 위치에서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기업과 정치권은 이 엄중한 시기에 무능하고 무책임한 세력으로 매도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은 다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얘기한 것처럼 “일본의 무역보복을 극복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일본 경제를 넘어설 더 큰 안목과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 정부와 경제계는 경제 보복 조치의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역사 속에서 겪은 일본의 패악적행태는 앞으로도 그들이 어떤 일을 할지 알만하다. 1592년 조선(대한민국)을 침략해 온갖 만행을 저지른 임진왜란(선조 25년)을 보라. 일본은 결국 미국과 아시아의 많은 국가를 상대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세계인들을 경악시켰다. 2차 대전 당시 한국의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끌고 가 인간으로서는 차마 해서는 안 될 위안부로 이용하는 악행을 저질렀다. 더 웃기는 일은 우리땅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참 나쁜 이웃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국민들이 일본의 야만적 습성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경제전쟁이다. 전국에서 열화와 같이 일어나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하는 것은 본질을 아는 싸움이다. 일본이 한국인의 근성에 두려움을 갖도록 강하게 뭉쳐야 한다.

대한민국의 경우 역사적인 환란 속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정치적 리더십 부재였다. 이번도 어김없이 정치인들은 저급한 말싸움으로 국민의 마음을 한 데 모으지 못하고 있다. 반일 감정과 불매운동 확산 움직임에 편승해 상대 정치세력을 흠집 내고 그 반사이익을 챙기겠다는 얄팍한 정치만이 판을 치고 있다. 제발 이번만은 여전히 정치권내에 똬리를 틀고 있는 정치적 이익 챙기기를 그만두라. 국익에 집중해주기 바란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력을 결집하고, 냉철한 이성으로 현 상황을 슬기롭게 타개하는 것이다. 설령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더라도 정치권이 이를 잡아주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정치권, 여당은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하고, 야당은 대안 제시와 초당적 협력으로 집권 잠재력을 보이라. 전쟁중에 리더가 할 일은 병사들이 잘 싸울 수 있도록 치밀한 작전과 차분한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 아군끼리 싸우면서 전력을 낭비하는 리더야말로 나라를 망치는 리더다.

최근 경기지역 시민사회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제2의 주권침략’으로 보고 ‘기해왜란’이라고 칭하며 ‘제2의 독립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일본이 우리나라 경제에 실질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면, 우리 경제를 공격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성장을 가로막아 타격을 가하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경제 강대국 일본을 대상으로 우리가 할 일은 명확한 것 아닌가.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지혜롭게 싸워야 한다. 제발 여당, 야당 가리지 말고 국익을 위해 전열을 정비하자. 국민이 선거를 해서 정치지도자를 뽑는 이유는 이럴 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는 것 아닌가.

국민의 위대함을 보라. 지난 반세기만에 세계를 놀라게 한 추진력으로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를 이룬 국민이 불매운동의 불을 지피며 정치지도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 않은가. 무엇이 두려운가. 국민을 믿고 싸워볼만하지 않은가. 국난을 극복하겠다는 역사적 소명을 강조하는 국민 앞에서 지도자들이 보여주어야 할 리더십은 서로 이해하며 포용하는 공동체 의식, 애국심, 국민을 끌고 가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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