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9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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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은 청문회
박돈희
전남대 명예교수회 회장
흥사단 투명사회운동 자문위원

  • 입력날짜 : 2019. 09.16. 18:04
드라마는 TV의 꽃이라고 한다. 우리 어린 시절 ‘여로’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그 시절 우리나라경제가 지금 같지 않아 TV가 있는 집은 그 마을의 유지 뿐이었다. 드라마 여로가 시작하는 시간이면 유지의 집 마당에 모여 숨을 죽여 가며 흑백TV에 몰두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현대정치의 꽃은 청문회다. 특히 인사청문회는 더 그렇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남의 삶을 철저하게 파헤쳐보는 광경을 본적이 드물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도 발전을 거듭해 총리를 비롯한 장관급 인사를 대통령이 임명할 때 국회의 청문회를 거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국민입장에서 볼 때 참으로 드라마 같은 제도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권력을 위임 받는 직위에 임명될 때 누구든지 여러 가지 질의에 대해 진솔한 답변을 해야 하는 것이 인사청문회다. 인사청문회장의 규율은 후보의 답변에 작은 거짓이 생기면 위증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제도다. 그렇기에 국민은 숨죽여가며 드라마 같은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임기가 이제 반을 넘어가고 있다. 지난 8월, 10명의 장관급 인사를 개각하면서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했다. 10명의 장관급 인사가 모두 중요하고 국가대계에 꼭 필요한 인사를 발탁하였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10명의 장관급인사 중에 눈에 띄게 주목되는 인사가 과학기술부와 법무부장관이다.

과학기술부장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최근 일본과 관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일관계는 사사건건 맞대결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호연지기가 있어 보인다. 국제통계로 볼 때 일본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우리나라 보다 한수 위라고 한다. 외교에서 맞대결은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닌 듯하다. 설사 우리가 일본보다 국력이 앞서 있다고 해도 맞서는 외교방법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힘이 강한 쪽이 항상 겸손하고 예의를 지켜줘야 협력이 가능한 것이다. 힘이 약할 때 맞장은 오기(傲氣)를 부린다고 한다. 오기는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되어 있다. 일본은 이 기회에 한국의 기(氣)를 꺾고 싶어 한다. 일본의 정치가는 큰 오판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맘만 먹으면 원자폭탄보다도 더 한 것도 일 년 내 제조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점이 오히려 천만 다행이다. 한국인에게 기술력을 키워야 하는 국민공감대를 형성해준 기회다. 필자는 대학실험실 문에 기술강국(技術强國)이란 빨간색표어를 붙여 놓고 후배교수들에게 암시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는 반도체분야의 최고 권위자라고 한다. 내년까지 반도체제조에 필요한 기본 화학약품들을 확보 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대기업이 화학약품제조 회사 제품을 적어도 20년 동안 구매한다는 합의를 국민 앞에 담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청문회 드라마에서 가장 뜨거웠던 장면은 법무부장관 후보의 인사청문회다. 모든 언론기관이 사활을 걸 듯 사설과 골든타임을 할애해 보도했다. 필자도 신문사설을 열심히 읽고 주요 방송뉴스시간에 TV를 시청했다. 그러나 추석을 지난 지금도 인사청문회의 드라마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우선 법무부장관 후보청문회는 3당 간사들이 협의해 일정과 증인을 채택하였다. 3당 간사 중 모 정당간사는 인사청문회를 보이코트 했다. 안타까웠다. 국민이 심판하고 있기에 감정을 참고 묵묵히 간사 직을 수행하였으면 더 옳았으리라 생각해본다. 그 당의 다른 위원은 참석해 질의도 했다. 아쉬운 장면이었다. 또한 두 당 간사가 합의해 채택한 11명의 증인 중에 단 한명만이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성실히 답변하는 광경도 보았다. 그렇게 잘 나가던 웅동학원이 저렇게 몰락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답변을 했다. 이 대목에서 우리지역의 모 사립대학의 모습을 재연하는 광경이 보였다. 사립재단의 학원들이 어찌 그들뿐이겠는가? 교육부가 매번 철저히 감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롭게 재단의 비리를 고발한 교수나 직원만 수난을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투명도가 한참 상승하다가 요즘 주춤한다고 한다. 법무부장관 후보청문회에 채택되었던 10명의 증인이 청문회에 출석해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질의에 답변을 했어야 한다. 아마도 곧 정기국회가 열릴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증인을 불러 끝내 답변을 듣도록 해주길 바란다.

청문회의 3인방이 언론에 자주 나온다. 여당소속 젊은 국회의원들인데 한분은 최고위원이고 두 분은 청문회의 소속위원의 의원이었다. 한분은 법무부장관 후보에게 예전에 SNS에 댓글을 했던 모순에 대해 질의를 하고 사과를 요청했다. 그 후 그 국회의원은 3천건이 넘는 항의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다른 한 의원은 라디오 방송 대담에서 후보가족이 해 온 그 동안의 내용이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일이라고도 했다. 같은 당에서 3인방이 난처한 처지인 듯하다. 그렇지만 국민은 바로 그들의 당당한 모습을 기다렸고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의 2017년 5월10일 취임사에서 “공정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한 말씀을 거듭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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