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3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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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광도시 공모지침 유감
이용헌
광주관광컨벤션뷰로 대표이사

  • 입력날짜 : 2019. 10.23. 18:59
문화관광체육부가 최근 발표한 공모사업 하나가 눈에 띈다. 광역시를 대상으로 국제관광도시 1곳을,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역관광거점도시 4곳을 선정해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해외관광객이 서울, 제주에 편향돼 있는 점을 감안, 썩 괜찮은 지방을 선정해 세계적 수준의 관광도시로 키우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되면 국·시비를 매칭한 500억원이 지원된다. 내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5년간 관광브랜드 전략 수립, 지역특화 관광자원과 콘텐츠 개발, 도시 접근성 개선, 홍보 마케팅 등 적잖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광을 큰 먹거리로 삼고자 하는 지자체에겐 기회다. 지원받는 예산도 예산이지만 정부가 인증하는 국제관광도시로 도시 이미지가 업그레이드되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난다 긴다 하는 지자체들은 벌써부터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움직이고 있다. 눈독을 들인다고 해서 모든 지자체가 여기에 참여할 수는 없다. 문체부는 국제관광도시의 경우 광주를 비롯해 부산·대구·인천·대전·울산 등 6개 광역시로 범위를 제한해뒀다.

그렇다면 응모자격이 주어진 광주시는 국제관광도시에 뽑힐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꿈도 꿀 수 없다. 광주 사정과는 무관한 선정기준이 제시돼 설령 응모한다 하더라도 선정을 기대하기란 언감생심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찾는지, 4성급 이상의 숙박시설을 얼마만큼 갖췄는지, 국제공항이나 국제여객터미널 등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의 기준 때문이다. 광주의 현실에 비춰 마치 그림의 떡이나 다를 바 없다. 세계적 수준의 관광매력과 경쟁력을 갖춘 도시를 국제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문체부의 선정 기준대로라면 이에 맞는 도시의 윤곽은 드러나 보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에 광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2013년 15만8천명에서 2014년 5만6천명, 2015년 10만6천명, 2016년 8만6천명, 2017년 14만4천명으로 전국 대비 1%대로 나타나 있다. 반면 서울(79.4%)과 제주(8.5%)를 제외하고 부산 14.7%, 경기 14.9%, 인천 8.3%에 이른다. 4성급 이상 호텔도 부산과 인천이 10개씩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광주는 5성급은 고사하고 4성급이래야 고작 두 곳에 불과하다. 항만도시인 부산이나 인천은 국제여객터미널은 물론이고 국제공항을 끼고 있다. 광주가 인접해 있는 무안국제공항이라도 끼워 넣어보려 해도 이번 평가에서 인근지역과의 연계 신청은 못하게 돼 있어 이는 아예 고려 사항도 아니다.

광주시가 팔짱만 끼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교수 등 전문가 그룹과 함께 관광전략개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하고 광주 관광분야 현황과 장기발전전략 등을 논의했다. 또 국제공항이나 항만 등이 있는 가까운 지역과 광역생활권협의회 등을 열고 관광활로 모색 등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공모 지침이 전혀 예상과 다르게 제시돼 인근지역과의 연계 전략을 방향으로 삼은 광주로서는 역부족이다. 광주시의 시내면세점 유치나 특급호텔 건립계획도 ‘신규시설 건립사업 배제’라는 기준 때문에 전혀 가점요소가 되지 못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는 것도, 4성급 이상의 호텔이 많은 것도 아닌, 게다가 시내에 국제공항도 없는 광주는 문체부 기준의 국제관광도시가 될 수 없게 돼버렸다. 광주뿐만 아니라 대구·대전·울산 역시 이 사업의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

문체부의 계획은 애초부터 시나리오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짙다. 부산이나 인천은 이미 잘 갖춰진 풍부한 인프라 덕에 타 지역에 비해 관광 경쟁력이 꽤나 높다. 여기에 정부 지원이 더해진다면 이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것과 같다. 관광분야에서마저 정부가 나서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조장하는 셈이다. 겉으로는 지역 균형발전을 얘기하면서 속으로는 싹수 있는 지자체를 밀어주겠다는 계산이 선 것 같다.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 지방에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을 이전케 한 것은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낙후된 지방경제를 활성화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뜻이었다. 혁신도시로 하여금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내 산·학·연·관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혁신을 창출하고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지역거점 역할을 하게 한다는 취지다. 국제관광도시도 이와 다를 게 없어야 한다. 진정한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삼는다면 당장의 관광자원이나 수용태세 만을 볼 게 아니라 잠재력과 미래발전 가능성 등을 지표로 삼고 권역별 균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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