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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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소프트웨어)미래채움사업’ 지역인재를 키운다
김태용
소프트웨어 전문강사

  • 입력날짜 : 2019. 12.11. 19:13
오전 7시30분 아직 잠이 덜 깬 아이들에게 부랴부랴 아침을 차려주고 서둘러 집을 나와 시동을 겁니다. 90㎞를 넘게 가야하기에 몸도 마음도 분주한 아침입니다. 워킹 맘들의 아침 풍경이 이럴 겁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소프트웨어(SW)미래채움사업’ 교육 강사들 역시 누구나 이런 아침을 맞이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10여년의 세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지나가버렸습니다. 20대 아가씨가 이젠 40대 아줌마가 되었고, 사회에 나가 다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경단녀’에게 현실의 벽은 참 높더군요.

그러던 중 SW미래채움사업 전문강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됐습니다. 경력단절여성, 취업준비생, 퇴직자 등을 대상으로 정보 소외계층의 소프트웨어교육 강사, 멘토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일정 시간 이상 교육을 듣고 나면, 학교나 지역아동센터 등으로 파견되어 소프트웨어교육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단 지원했습니다. 교육 160여 시간동안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우리가 왜 소프트웨어교육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롭게 소프트웨어 이야기를 풀어나갈지를 배웠습니다.

오랜 준비기간 끝에 드디어 첫 번째 수업이 다가왔습니다. 며칠 전부터 준비한 PPT를 보고 또 보고, 수업 진행 멘트를 대본처럼 빼곡하게 적어 읽기를 수 십 번. 그렇게 여러 번 연습했어도 처음으로 아이들 앞에 섰던 그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쿵쾅쿵쾅 거립니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첫 시간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간 학교는 외부에서 사람들이 오기엔 거리가 먼 그런 곳입니다. 학교 담당 선생님께서도 “거리가 멀어 강사님이 오실까요?”라고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지역의 아이들에게 많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밤새워 PPT를 만들고 대본도 쓰며 40분 수업을 위해 몇 날 며칠 밤을 새워 몸은 좀 피곤했지만 연신 “선생님~ 오늘 재미있었어요”라며 환하게 웃어주는 아이들을 보며 거짓말처럼 피곤도 가시고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컴퓨터 없이 활동하는 언플러그드 활동도 하고 블록코딩으로 작은 로봇도 움직여보았습니다. 현재 우리 주변의 문제를 생각해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활용될지 생각하고 상상한 것을 코딩하여 로봇으로 직접 실행시켜보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수업 날 “선생님~ 내년에는 중학교에 와주세요”라고 쓴 6학년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공부하는 제 모습을 보며 짧은 기간 동안 나를 변화시켜준 그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학교에 갑니다. 그 곳에서 또 다른 약속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미래를 채워 갈 미래 채움 강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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