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0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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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
자연과 전통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부탄사람들

  • 입력날짜 : 2020. 02.18. 19:00
항공기에서 본 히말라야. 운해 위에 장엄하게 솟아 있는 순백의 히말라야는 이미 인간세계를 초월한 천상세계에 닿아 있는 것 같다.
부탄 파로공항 활주로에 내려서 처음으로 마주친 부탄풍경. 부탄에 첫발을 내딛자 마음껏 들이마시고 싶은 맑은 공기와 쾌적한 자연환경이 우리를 맞이한다.

방콕을 출발한 부탄국영 항공기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상공을 지나 부탄 땅에 들어선다. 무엇보다도 히말라야산맥이 기다려진다. 추상화를 방불케 하는 구름 떼를 지나자 하얀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그 위에 히말라야 연봉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거대한 산맥을 이루고 있다. 지구의 지붕을 이루고 있는 히말라야 연봉들은 부탄뿐만 아니라 네팔, 인도, 티베트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진다. 그중에서 지금 보이는 히말라야는 부탄 쪽에 솟은 히말라야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운해 위에 장엄하게 솟아 있는 순백의 히말라야는 이미 인간세계를 초월한 천상세계에 닿아 있는 것 같다. 항공기는 히말라야를 구름 위에 두고 인간세상을 향하여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운해 아래로 내려서자 부탄의 산하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산과 좁은 산골짜기밖에 없는 지형에서 여객기는 곡예를 하듯 협곡 사이를 요리조리 파고들면서 파로(Paro)공항 활주로에 무사히 안착한다.
팀푸 거리에는 부탄전통복장을 한 여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 건물은 화려하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단정하다.

부탄에 첫발을 내딛자 마음껏 들이마시고 싶은 맑은 공기와 쾌적한 자연환경이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를 안내할 가이드 도르지(34)와 운전기사 왕추(46)를 만나면서 부탄여행이 시작된다. 가이드와 운전기사 모두 부탄 전통복장을 하고 있다. 부탄에서는 특별한 행사나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 학교와 직장에서도 전통복장을 입어야 한다.

부탄은 공용어로 고유의 종카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나이든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파로공항을 출발해 첫 여행지인 수도 팀푸로 향한다. 공항을 벗어나자 농경지와 농촌가옥들이 평화롭고 한가하다.

길은 파로강(Paro Chhu)을 따라 이어진다. 파로강은 협곡을 돌고 돌아 흘러간다. 강 건너로 보이는 부탄의 전통사찰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탐촉 라캉(Tamchhog Lhakhang)이다. 부탄의 절은 대부분 건물이 잘 보이는 언덕 위나 산비탈에 자리를 잡았다. 75%가 불교도인 부탄국민에게 불교사찰은 정신적인 지주역할을 해준다.

파로강을 따라가던 자동차가 수도 팀부 쪽에서 흘러오는 왕강(Wang Chhu)과 만나는 추좀(Chhuzom)이라는 마을에서 멈춘다. 부탄의 강은 대부분 히말라야에서 발원한다. 협곡을 따라 흘러가는 강물은 물살이 세고 낙차가 큰 곳이 많아 곳곳에서 소규모 수력발전을 한다. 그 덕분에 부탄 전지역에 전기가 들어가고도 남아 인도에 수출까지 한단다. 전력이 부족한 인도에서 수력발전에 필요한 큰 댐을 막아 주겠다고 해도 부탄정부는 자연보호를 위해 거절을 한단다. 큰 댐이 생기면 생태계가 파괴되기 때문에 개발을 극도로 제한한다.

왕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니 부탄 국왕과 왕비의 대형사진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6일 동안 부탄을 여행하면서 느낀 바지만 부탄국민들의 왕에 대한 존경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다고 왕정시대 맹목적으로 왕에게 충성하는 그런 문화도 아니다. 왕정을 실시하면서도 민주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등 국민 스스로 왕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나오도록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국민행복과 복지를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단적이 예다. 부탄은 사회주의국가가 아니지만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정책을 펴고 있다. 무주택가구가 없는 것도 부탄의 자랑거리다. 주택으로만 보면 웬만한 나라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두 강이 합류하는 강변에는 쵸르텐(Chorten)라 불리는 불탑 3기가 서 있다. 사각 기단에 둥근 형태의 탑은 티베트 양식이고, 기단과 탑 모두 네모형은 부탄양식이다. 그리고 하나는 네팔양식의 탑이다. 강물은 옥빛을 띠며 우리나라 같으면 지리산 깊은 계곡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의 맑은 물이 흐른다.

파로공항에서 1시간 가까이를 달려 수도인 팀푸로 들어섰다. 수도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조그마한 소도시 규모다. 가이드는 팀푸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중턱 높은 곳에 위치한 쿠엔셀 포드랑 자연공원(Kuensel Phodrang Nature Park)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수도 팀푸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붓다 도르덴마상(Buddha Dordenma)은 높이가 51.5m에 이르러 세계 최대높이의 불상이다.

붓다 도르덴마상(Buddha Dordenma)이라 불리는 거대한 불상이 팀푸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높이가 자그마치 51.5m에 이르고 100㎏에 이르는 순금을 입힌 부처상은 세계 최대높이의 불상이다. 이 불상은 팀푸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어서 팀푸시민들의 의지처가 된다. 불국토를 꿈꾸는 부탄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불상이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도 언덕에 초대형 예수 그리스도상이 있다면, 부탄 팀푸 쿠엔셀 포드랑 자연공원에는 붓다 도르덴마상이 있다. 우리는 대형 불상 앞에서 삼배를 올렸다. 탐욕(탐)과 성냄(진), 어리석음(치)를 벗어나 참된 나의 본성을 회복해 달라고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다음으로 국립추모탑(National Memorial Chorten)을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옴마니밧메움”을 염송하며 탑을 돌거나 부처상 앞에서 절을 하고 있다. 메모리얼 쵸르텐은 부탄 제3대 국왕인 지그메 도르지 왕추크을 위하여 그의 어머니인 모후가 1974년 조성한 팀푸의 상징적인 탑이다.

사방으로 네 개의 출입문이 있지만 탐방객은 정면 뒤쪽 출입문을 통해 쵸르텐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 사찰 법당에는 석가모니나 아미타 같은 부처상과 관음보살·지장보살 같은 보살상을 모시는데, 부탄 사찰에서는 부처상과 함께 국왕을 비롯한 부탄의 전설적인 인물을 경배할 상으로 모시고 있다.

해발고도가 2천320m에 이르는 팀푸는 시가지가 왕강이 흐르는 골짜기를 따라 길쭉하게 형성돼 있다.

건물은 대체로 깔끔하고 6층 이상이 없다. 부탄정부에서 모든 건물을 6층 이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문 문양이나 건물형태도 부탄 고유의 양식으로 하도록 해 어느 곳에서나 비슷한 모양의 건물형태를 이루고 있다.
‘찬란히 빛나는 성전’이라는 뜻을 가진 타쉬쵸 종(Tashichho Dzong)은 정부종합청사와 부탄불교의 중앙승원이 있는 곳이다. 부탄의 종(Dzong)은 외적의 침입을 막는 요새이자 지역의 행정을 총괄하고 종교를 관장한다.

이제 우리는 ‘찬란히 빛나는 성전’이라는 뜻을 가진 타쉬쵸 종(Tashichho Dzong)으로 간다. 부탄에는 ‘종’(Dzong)이라는 성(城)형식의 독특한 건축물이 있다. 부탄의 종(Dzong)은 외적의 침입을 막는 요새이자 지역의 행정을 총괄하고 종교를 관장한다. 부탄에는 우리나라 도와 같은 20개 종칵(Dzongkhag)이 있고, 지방 행정단위인 종칵에는 반드시 하나 이상의 종(Dzong)이 있다.

그중에서 수도인 팀푸에 위치한 타쉬쵸 종(Tashichho Dzong)은 정부종합청사와 부탄불교의 중앙승원이 있는 곳이다. 절반은 정부청사, 나머지 절반은 사원건물이다. 타쉬쵸 종은 1216년 건립됐는데 이후 여러 번의 화재와 지진으로 대부분의 성은 붕괴됐다가 1902년 다시 세워졌다. 1962년 제3대 국왕 때 수도가 푸나카에서 팀푸로 옮겨오면서 5년간에 걸쳐 대대적으로 복원·증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타쉬쵸 종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서니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인구 12만명의 수도 팀푸 모습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산속의 어느 조용한 소도시를 이루고 있는 팀푸는 한 나라의 수도지만 조용하고 느리다. 부탄 최대의 도시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건물들까지도 자연의 일부로 느껴질 정도다.
수도 팀푸로 가면서 바라본 부탄의 전통사찰. 부탄의 절은 대부분 건물이 잘 보이는 언덕 위나 산비탈에 자리를 잡았다. 75%가 불교도인 부탄국민에게 불교사찰은 정신적인 지주역할을 해준다.

환전도 할 겸해서 팀푸시가지로 나왔다. 거리에는 부탄전통복장을 한 여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 건물 1층은 대부분 상가로 옷가지나 가방 등 여러 생필품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건물은 화려하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단정하다.

부탄에는 신호등이 없다.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서 수신호로 교통을 정리하는 경찰의 손놀림이 오래된 과거를 보는 것 같다. 신호등도 없고 때로는 좁은 길을 비켜가야 하지만 운전자들은 웬만해서는 경적을 울리지 않고 기다려주거나 피해서 간다. 상대방 차량이 끼어든다고 화를 내지도 않고 오히려 양보를 해준다. 이런 모습은 부탄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생활화된 것으로 보인다. 느리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생활태도가 몸에 배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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