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2일(일요일)
홈 >> 오피니언 > 시론

정직함과 부정직함의 경제학
김일태
전남대 교수

  • 입력날짜 : 2020. 06.03. 11:09
최근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인권운동가)는 차마 말하기도 힘든 자신의 삶의 상처를 진솔하게 들려주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진상 공개를 요구하였다. 그리고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과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 및 전 대표인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을 둘러싼 모금과 후원금, 지원금 부정사용의 의혹과 논란, 그리고 30년이나 함께 해온 할머니들을 모금활동에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배신행위를 지적하면서 한일 젊은 세대의 교육을 통한 운동의 방향성도 제시하였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 누리꾼들은 할머니의 회견을 음모설과 배후설, 건강 문제, 지역비하, 그리고 윤미향 당선인과 공천 갈등의 사적 관계로 궁색하게 변명하고 폄하하고 있다. 또한 이 틈을 타서 친일 극우세력은 토론회와 맞불 집회로 소녀상 철거와 일본의 위안부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역사를 왜곡하는 망언으로 가증스러운 작태를 벌이고 있다. 심지어 윤미향 당선인도 지난 29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서 시종일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공천 관련 갈등도 92세 할머니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이런 행동들이 할머니의 1441차에 걸친 수요 집회와 30년 활동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참으로 뻔뻔하고 치졸한 변명에 불과하다.

왜 할머니는 처절한 심정으로 그들의 행동을 가짜 눈물이라고 했을까? 정의연과 관련 당사자들은 회계 상의 단순한 오류와 누락일 뿐이고 그간의 단체 활동을 폄하하지 말고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항변한다. 그들은 개인적 이익을 추구한 적도 없는 사회 정의와 대의를 위한 선량한 시민단체이고 정직한 운동가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할머니는 “활동을 폄훼하거나 소모적 논쟁보다는 진실한 활동을 왜곡시키고 속임수와 부정행위를 저지른 죄의 대가로 벌은 받아야하고 활동의 오류를 시정해야 한다”고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지원을 둘러싼 단체들의 각종 모금과 기부, 그리고 운영 실태를 보면서 그들의 행동이 명백하게 모순되는 인간의 정직함과 부정직함을 보여준다.

이런 모순된 인간 행동에 대해 행동경제학의 대가로 알려진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댄 애리얼리 저서 ‘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의 번역본 제목)에서 2011년 미국 ‘케네디예술센터’의 선물 매장에서 예술을 사랑해 자원봉사로 일하는 대부분 은퇴노인으로 다수가 현금과 물품을 절도하는 충격적인 사례를 인용하면서 ‘왜 범죄는 저지르면서 자신은 정직하다’라는 상반된 행동을 규명하려고 하였다.

그는 “사람들은 두 종류의 동기부여로 행동을 하게 된다. 하나는 자아동기부여(ego motivation)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정직하고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로 봐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재정적 동기부여(financial motivation)로 다른 사람들을 속여서 이득을 얻고자 하며 그것이 가능한 한 크길 원한다”는 것이다. 이 두 동기부여는 “상반된 동기부여로 어떻게 남을 속이는 동시에 스스로를 정직한 삶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인지 놀라운 인간의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이 발휘되어 적어도 부정행위를 저지르면서 이득을 얻는 동시에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균형 잡힌 상태가 ‘퍼지요인(fudge factor)’이라는 이론적 토대이다.”

지금 의혹과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단체와 관련 당사자들은 자신과 단체의 도덕적인 이미지와 대의적인 목표를 우선하여 관련 피해자들의 직간접 지원보다는 방만한 단체 운영과 확대로 단체와 관련 담당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범죄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어느 정도의 실수와 부정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한다. 이것은 댄 애리얼리가 “스스로를 정직한 사람이나 단체로 보이고 싶은 욕망과 속임수와 부정행위로 이득을 얻고 싶은 욕망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이루게 하는 퍼지요인 이론의 내적 작동방식으로 인간의 행동이 경제적 동기보다는 도덕성에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사회적 정의와 인권 회복, 사회적 책임을 위해 도덕적이고 투명한 대의명분으로 행동한 시민단체와 관련 당사자들, 심지어 고위 관료와 정치인, 대기업 오너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속임수와 부정행위의 의혹과 논란, 사리사욕의 욕망과 이익충돌로 공익의 역할을 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례를 보게 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먼저 국민에게 과거의 부도덕하고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인정하고 사과와 용서를 구하며 죄를 지었으면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