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7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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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 청사출입시스템과 인권
전용호
광주시 상임인권옴부즈맨

  • 입력날짜 : 2020. 07.06. 19:37
광주시는 2019년 10월 광주시청사에 일반 시민의 출입을 통제하는 청사출입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2020년 1월1일부터 운영해왔다. 아울러 2021년에는 안면인식기도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하였다. 이로써 시청을 방문한 민원인이 사무공간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출입증을 교부받아야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민원공간과 행정사무공간을 분리하는 청사출입시스템은 중앙부처와 국회·법원·검찰 등 대다수 정부기관과 서울시청(2010년), 부산시청(2012년), 대전시청(2012년), 경기도청(2016년), 울산시청(2018년), 인천경찰청(2019년), 전라북도(2020년) 등 상당수의 광역지자체가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광주시가 청사출입시스템 도입을 추진하자 인권·시민단체들이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였다. 요지는 출입시스템 설치 여부에 관한 공청회 등 사전에 시민들과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다는 것과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근거 제시, 또한 ‘신분증 확인’, ‘안면인식’ 등 과도한 개인정보 노출을 피할 수 없게 되어 인권침해가 불가피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과연 청사출입시스템은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가, 공공기관의 존재목적에 비추어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이 명제는 광주시의 인권전문가(옴부즈맨) 회의에서도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청사출입시스템 설치의 법적근거는 지방자치법 제13조 제1항의 시민은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속 지방자치단체의 재산과 공공시설을 이용할 권리’를 가지므로 법령에 따라 시민의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인 반면 청사출입을 제한할만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반대 논리였다.

두 번째 쟁점으로 공공청사는 공공복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기관의 존재목적과 통제목적에 비추어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이라는 과잉금지원칙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만 출입통제가 가능하다는 주장인 반면 현재 청사출입제한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사건들은 일부의 사건을 과잉일반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보안이 필요한 공간은 개별적으로 출입을 제한할 수 있고, 민원인과의 갈등은 사전에 소통하고 이해를 도와 극단적인 상황을 예방할 수 있어서 전면적인 출입 통제가 불가피한 조치였는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셋째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문제는 청사에 출입하는 시민에게 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성명과 연락처를 수집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으나 이 정보가 신분과 방문 목적 확인에 그치고 수집목적의 범위 안에서만 보관되고 이후 바로 폐기된다면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주장에 반해 신분증을 수집하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개선하거나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2021년 안면인식기 도입 계획은 인권단체의 반발과 자체 검토를 통해 철회했다.

정부종합청사를 비롯해 서울시청 등 여러 자치단체가 십여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출입시스템을 광주광역시는 이제야 도입했다. 이에 인권·시민단체들이 출입시스템이 꼭 필요한가라고 제기를 하였고, 그것을 계기로 인권전문가들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결론적으로 인권단체의 청사출입시스템 재검토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청사출입시스템과 시민의 인권이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지 한번쯤 깊게 고민해볼만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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