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4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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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1년,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간채
전남대 명예교수

  • 입력날짜 : 2020. 07.08. 19:32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 검사장을 검찰총장에 임명한지 이제 1년을 경과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지난 1년 동안 그의 지휘 아래 수행된 검찰수사는 온 나라가 흔들릴 만큼 거센 파장을 몰고 왔다. 수사의 주요 내용은 공직자의 권력행사, 지방선거, 금융 및 검경수사권 등과 관련된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핵심은 청와대의 정치개입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규제까지 강조했던 대통령의 언명과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이 와중에서 검찰 개혁 작업을 위해 윤 총장은 무엇을 어느 정도 이루었는가?

이 질문에 관한 논평에 앞서 우리는 검찰개혁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먼저 규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필자는 개혁의 기본 방향이 두 가지로 집약된다고 본다. 그 하나는 검찰에 대한 정치개입 배제이고, 두 번째는 검찰조직 내부에 쌓인 폐단을 청산하는 정화문제이다. 이와 유사하게 윤석열 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조직 내부의 문화-환경정비를 힘주어 강조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이 두 가지 기본 방향에 대한 윤 총장 체제의 1년 성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정치적 중립과 검찰의 자율성 확립에 관한 방향은, 위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그 동안 강도 높은 활동을 전개했다고 판단된다. 청와대, 법원, 국회 등의 권력 핵심에 대한 과감하고도 치열한 수사과정은 이를 잘 보여준다. ‘강자 앞에 엎드리지 않고 불의와 적당히 타협하지 않겠다’는 모두 발언의 서약을 윤 총장은 적극적으로 실천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정치적 중립의 문제는 구체적 수사와 직접 관련된 영역 이외에 간접적이고 비공식적으로 사사로이 연계된 부분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둔다.

그러나 두 번째 방향인 검찰조직 내부의 적폐청산 활동성과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의 기대 수준에 많이 미흡하다고 판단한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흔히 거론되었던, ‘공소시효 등을 통한 자기식구 봐주기’, ‘언론을 이용한 피의사실 사전 유출’, ‘수사 사건의 차별적 선택과 수사 일정 밀당’, ‘피의자 인권 침해’ 등의 문제에 관한 가시적 개혁성과는 내세울 만한 것이 별로 없다. 오히려 다양한 영역에서 오래 묵은 악폐들이 존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 주택에 대한 장시간 심야 압수수색은 그 불가피성을 공적으로 인정받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직 내부의 적폐청산에 이와 같은 소극적 대응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는 윤 총장의 생각과 관련해 볼 때, 검찰조직에 누적되어 온 적폐를 청산하기보다는 잘못된 관행에 대한 묵인 정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검찰의 자기정화 문제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검찰권력 자체의 특성에서 유래한다. 그 하나는 현재 우리사회에서 검사만이 인신을 구속하는 물리적 폭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검사의 권력은 대통령까지도 구속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고 광범하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권력에 대하여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우리의 현실에서 적절하게 설립되어 있지 않다는데 있다. 말하자면,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이 타락하는 사태를 예방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고위공직자수사처 설립이 이 과제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검찰의 자기정화가 쉽지 않은 과제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검찰권력의 성격이 원초적으로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기존 제도를 폐지하거나 개정하기 보다는 그것을 지켜내고, 그 법에 따라 범죄를 규정하며, 범죄인을 색출하여 단죄함으로써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임무이다. 따라서 검찰은 개혁에 소극적일 개연성이 높다. 한국사회의 검찰이 태생적으로 극우반공의 보수적인 정치세력과 강고한 친화력을 지속해 온 역사 자체가 이를 입증한다. 여기에서 윤 총장이 검찰조직에 충성하기보다는, 스스로 언명했듯이, 약하고 착한 국민에 충성하는 겸허한 자세를 정립하고 실천하는 일이 국가사회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질서의 원리와 원칙은 부단히 진화하고 스스로 발전하는 길을 걸어왔음을 인류의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우리사회의 검찰개혁도 예외는 아니다. 시대가 변화하면, 그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부조직의 자기정화와 진화를 실천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검찰개혁이 시대적 당위성을 갖는다. 한국 검찰이 조직 내부에서 권력의 우상을 떨쳐내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고 사회질서를 바로 세우는 개혁의 길에 더 적극적으로 함께 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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