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1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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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괴산 화양구곡길
잘 생긴 바위와 맑은 물이 만나 절경이 되다

  • 입력날짜 : 2020. 08.18. 17:48
충북 괴산은 이름 그대로 산이 많은 지역이다. 괴산의 명산만 헤아려봐도 명산·낙영산·가령산, 군자산·칠보산·보배산 등 어림잡아 30여 개에 이른다. 괴산에는 빼어난 산과 계곡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화양구곡, 선유구곡, 쌍계구곡은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던 명승지다.

화양구곡 가는 길은 좁은 골짜기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느릿느릿 달릴 수밖에 없는 산골의 곡선 도로가 고향 가는 길처럼 소박하고 정답다. 골짜기에는 물길을 따라 좁은 농경지가 형성됐고, 산자락에는 울긋불긋한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이뤘다.

좁은 골짜기를 흐르던 물은 달천으로 흘러든다. 하천다운 위용을 갖춘 달천과 함께 달리는 길이 시원하다. 달천은 괴산의 여러 산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모여 만들어진 하천으로 괴산호에 잠시 머물렀다가 괴산 땅 곳곳을 적시며 흐르다가 충주 땅에 이르러 남한강과 합류한다.
화양구곡 제1곡 경천벽, 물가에서 가파르게 솟아오른 기암괴석이 하늘을 떠받치는 것 같아 경천벽이라 부른다.

달천과 화양계곡이 만나는 지점에서 화양계곡으로 접어든다. 화양계곡에 들어서자마자 경천벽(擎天壁)이 우뚝 서서 화양구곡의 서막을 열어준다. 물가에서 가파르게 솟아오른 기암괴석이 하늘을 떠받치는 것 같아 경천벽이라 부르고 화양구곡 제1곡으로 삼았다.

화양구곡은 우암 송시열이 이곳 화양계곡에 은거하면서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떠 9개의 절경에 각각 이름을 붙임으로써 그 이름이 알려졌다. 화양구곡은 깔끔한 암봉이 많은 가령산과 낙영산, 도명산, 조봉산 자락을 굽이돌면서 절경을 이룬다.

경천벽을 지나서야 화양동주차장에 닿는다. 화양구곡은 1984년에 속리산국립공원에 편입됐고, 2014년 8월28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110호로 지정됐다.

화양구곡은 넓고 깨끗한 암반과 맑은 하천, 우뚝 솟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수목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예로부터 ‘금강산 남쪽에서 으뜸가는 산수’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화양구곡을 따라가는데 느티나무가로수가 하늘을 가린다. 길 옆으로는 화양계곡의 물줄기가 맑은 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화양2교 위쪽 시멘트 보에 물이 넘치면서 기다란 폭포가 만들어졌다. 보 자체는 자연스럽지 못하지만 물을 고이게 해 운영담과 기암절벽이 어울리는 운치를 살리고 있다.
거울처럼 맑은 물에 지나던 구름이 그림자를 비춘다는 운영담은 화양구곡 제2곡이다.

운영담은 넓고 길쭉한 담(潭)과 층암을 이루며 우뚝 서 있는 기암절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위틈에서 푸름을 잃지 않고 있는 소나무의 자태는 사뭇 고고하다. 기암절벽 건너 물가에는 모래밭이 펼쳐지고, 모래밭의 일부를 맑은 물이 적시고 있다. 거울처럼 맑은 물에 지나던 구름이 그림자를 비춘다는 운영담(雲影潭)이다. 운영담은 화양구곡 제2곡이다.

운영담을 막 지나면 송시열이 효종의 죽음을 슬퍼하며 아침마다 통곡했다는 제3곡 읍궁암(泣弓巖)에 이른다. 읍궁암이라는 이름은 ‘순임금이 죽은 후 신하가 칼과 활을 잡고 울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읍궁암은 물가에 자리한 너럭바위인데, 바위 위에는 여러 개의 작은 웅덩이가 패여 물이 고여 있다.
화양구곡 중에서도 경관이 가장 빼어난 제4곡 금사담, 맑고 깨끗한 물과 금싸라기 같은 모래가 보이는 계곡 속의 못이라는 의미로 금사담이다. 금사담 옆 높직한 암반위에 자리잡은 암서재는 조선 후기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정치를 그만 두고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읍궁암을 지나면 화양구곡 중에서도 경관이 가장 빼어난 제4곡 금사담이 있다. 맑고 깨끗한 물과 금싸라기 같은 모래가 보이는 계곡 속의 못이라는 의미로 금사담(金沙潭)이라 했다. 계곡에는 미끈하게 잘 생긴 바위들이 눕거나 앉아 있다. 티없이 맑은 물은 예쁜 바위들을 돌고 돌면서 하얀 물보라를 만든 후 금사담으로 흘러든다.

금사담 옆 높직한 암반위에 송시열의 서재이자 별장이던 암서재(岩棲齋)가 자리하고 있다. 조선 후기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정치를 그만 두고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암서재는 송시열이 정계에서 은퇴한 후 59세(1666년)때 지었다. 암서재는 지금도 아름다운 경치를 마당삼아 유유자적 풍류를 즐기고 있다.

금사담에서 임도를 따라 200m 쯤 올라가면 화양3교에 이른다.

화양3교를 건너기전에 도명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갈린다. 화양3교에 서니 제5곡 첨성대(瞻星臺)가 푸른 숲 위로 우뚝 서 있다. 바위의 모습이 층층이 쌓인 첨성대를 닮았다. 큰 바위가 층층이 쌓여 그 위에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해서 첨성대라 부른다.

첨성대 아래로는 화양계곡이 유유히 흘러 금사담으로 내려간다. 화양3교에서 임도를 따라가면 길가에 특이하게 생긴 바위 하나가 등장한다. 우뚝 솟은 모습이 구름을 찌를 듯하다 해 능운대(凌雲臺)라 한다. 능운대는 화양구곡 제6곡이다. 능운대를 채운암 올라가는 길에서 보면 사람 옆모습 같다.
넓은 바위가 용이 누워서 꿈틀거리는 모습 같다고 해 와룡암은 화양구곡 제7곡이다.

고요하게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니 제7곡 와룡암(臥龍巖)이 나타난다. 넓은 바위가 용이 누워서 꿈틀거리는 모습 같다고 해 와룡암이라 불렀다. 와룡암 바위틈에 핀 원추리꽃이 무뚝뚝한 바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준다. 하얀 물보라를 만들며 하염없이 흘러오는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치며 청아한 소리를 낸다. 화양계곡 상류 쪽에서 가령산이 화양계곡을 바라보며 흐뭇해한다.

길은 계곡 옆 임도를 따라 이어지고, 임도를 울창한 숲이 덮어줘 한없이 시원하다. 화양구곡 제8곡 학소대(鶴巢臺)에 도착했다. 계곡 옆 기암절벽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룬 바위언덕에 청학이 집을 짓고 알을 낳았다 해 학소대(鶴巢臺)라 했다.
화양구곡 제8곡 학소대, 계곡 옆 기암절벽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룬 바위언덕에 청학이 집을 짓고 알을 낳았다 해 학소대라 불렀다.

화양구곡길을 잇는 임도는 보도블록이 깔려있고, 경사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봄에는 신록이 싱그럽고, 여름에는 녹음이 그늘을 만들어주며, 가을에는 붉게 단풍이 들어 어느 계절에 가도 자연을 아름답게 즐길 수 있다.

제9곡 파천에 도착하니 계곡 전체가 하얀 화강암 암반으로 이뤄져있고, 암반 위로 맑은 물이 구슬 굴러가듯 흘러간다. 암반위로 흐르는 물결이 용의 비늘을 꿰놓은 것처럼 보인다 해 파천(巴川)이라 부른다. 파천은 파곶으로도 불린다. 바위 한쪽에 파천(巴串)이라고 새겨져 있다.
암반위로 흐르는 물결이 용의 비늘을 꿰놓은 것처럼 보인다 해 파천이라 불리는 화양구곡 제9곡은 계곡 전체가 하얀 화강암 암반으로 이뤄져있고, 암반 위로 맑은 물이 구슬 굴러가듯 흘러간다.

충청북도자연학습원으로 향한다. 붉은 줄기를 한 적송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룬 그윽하고 고요한 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충청북도 자연학습원에 도착해 있다.

우리는 오던 길을 따라 되돌아간다. 울창한 숲과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가 여전히 함께 해준다. 화양구곡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도 만끽한다. 계곡은 여전히 아름답고 시원하다.

※여행쪽지
▶화양구곡은 우암 송시열이 은거하면서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떠 화양계곡의 절경 9곳에 이름붙인 명승지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계곡이다.
▶코스 : 화양동주차장→운영담→금사담→능운대→와룡암→학소대→파천→충청북도자연학습원
▶거리, 소요시간 : 편도 4.5㎞(왕복 9㎞), 왕복 3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화양동주차장(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산 13-1)
▶화양구곡 금사담 근처에는 동원식당(043-832-4572) 등 몇 개의 식당이 있다. 이곳 식당에서는 토종닭백숙, 메기매운탕, 버섯찌게, 산채비빔밥 등을 먹을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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