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0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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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국정감사, 이제는 변해야
안영진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 입력날짜 : 2020. 09.21. 19:09
들녘에 벼가 누렇게 익어갈 때쯤이면 국회 국정감사로 인해 공직사회는 한바탕 고역을 치른다.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 대상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에서 국가위임사무와 국비보조사업으로 제한하고 있고, 국정감사 자료요구는 소위원회 및 감사반의 의결이나 본회의·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요구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료요구는 각 국회의원실이나 보좌관들이 해당 기관에 직접 요청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과다·중복자료 요구가 빈번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까지 무분별하게 요구되는 관행이 지속되면서 지방의회의 기능과 자치단체의 고유권한을 침해하고 있다. 문제는 국회의 불합리한 자료요구로 인해 대민서비스와 행정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회의 과잉 감사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공무원들도 가중된 업무 부담을 감당하는 불합리한 문제가 있음에도 이 같은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공무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여러 단체와 관련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와 개선안이 제시돼 왔다.

국정감사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국정감사는 입법부가 정책 검증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도 있으므로 폐지보다는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국정감사 자료 데이터베이스화이다. 첨단 정보기술(IT)이 우리의 삶과 세상을 바꿔가고 있는데도 매년 반복되는 과다·중복된 자료요구로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자료요구는 감사대상으로 한정하고, 확보된 자료는 현재 국회가 구축하여 운영 중인 ‘국정감사정보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여 상호 공유해야 한다.

둘째, 지자체 국정감사를 격년제로 바꿔야 한다. 지자체의 경우 지방의회가 매년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있고 감사원 감사와 격년제로 실시하고 있는 행정자치부 종합감사 등 이중 삼중의 감사를 받고 있다. 따라서 격년제로 바꾸어 국정감사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대국민 행정력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셋째, 국회의원 보좌관 고용안정이다. 여러 보좌관들은 “보좌관들의 평가는 국감에서 나온다. 보좌관들은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감 때 성과를 내야 한다. 국회의원이 국감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보좌관들에게 돌아온다. 이런 이유로 국감이 끝나면 많은 보좌관들이 교체되고 있는 것이다”고 하소연을 한다.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으니 성과를 보이기 위해 상호 공유 없이 자료요구 공세가 커질 수밖에 없다. 보다 성숙된 국감을 위해서라도 보좌관들의 고용안정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넷째, 올해는 지자체 국정감사를 유보하자. 코로나19 장기화와 태풍피해 등 연이은 국가재난상황으로 온 국민이 시름을 앓고 있고, 재난상황 극복을 위한 지방공무원도 그 어느 때보다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다. 대국민 행정서비스의 누수 방지를 위해 올해는 지자체 국정감사를 유보하도록 국회가 먼저 나서 주길 기대해본다.

올해로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29년째다. 과거 중앙집권적 행정구조에 뿌리를 둔 중앙정부의 감사는 물론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제도는 자치권 확대 차원에서 지방의회에 대거 이양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지방고유사무에 대한 국감은 국회갑질이며, 구태정치이므로 이제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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